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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생각을 한 문장씩 씁니다 |
판사들은 판결문을 쓸 때 대체로 길게 씁니다. 수년 전 어떤 판사는 한 문장을 200자 원고지 100매 가량 써서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긴 문장은 쓰기도 힘들지만 읽기도 여간 힘들지 않습니다. 읽기가 힘들면 그 글을 이해하기도 매우 힘듭니다.
긴 문장을 잘 쓴 글이라고 착각해서는 안 됩니다. 긴 문장은 미련스러운 글일 뿐입니다. 누구든지 글을 처음 쓰려고 하면 생각만 잔뜩 떠오르게 됩니다.
글을 처음 쓰는 학생들은 떠오르는 그 생각의 덩어리를 통째로 전달하려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시 말해 잔 문장 속에 떠오르는 생각의 큰 덩어리를 몽땅 담으려고 합니다. 한 문장에는 작은 생각 한 가지만 담는 것이 좋습니다. 떠오르는 생각의 덩어리를 한꺼번에 한 문장 속에 담으려 하면 틀림없이 무리가 따르게 됩니다.
초등학교에 다닐 때 나는 곤충을 잡아다가 괴롭혀 죽이거나 집에다가 놓고 며칠씩 놓아두면 어머니께서 죽은 곤충을 버리시곤 하셨다.
이 문장은 생각을 한꺼번에 엮다 보니 무엇을 전달하려고 하는 것인지 아리송해졌습니다. 그래서 아래와 같이 생각의 덩어리를 잘게 쪼개어 보았습니다.
· 초등학교 4학년인가 5학년 때였다.
· 그때 나는 곤충을 많이 잡아들였다. 나비, 매미, 잠자리, 메뚜기, 거미, 방아깨비, 풍뎅이‥‥
· 그 잡은 곤충들을 몹시 괴롭혔다
①꼬리에 실을 달아 날리기도 했고,
②고개를 비틀어 빙글빙글 돌게도 했고,
③날개와 목을 떼어 죽이기도 했고,
④곤충망 속에다가 며칠씩 가두어 놓기도 했다
· 어머니께서는 그 곤충들의 시체를 말끔히 치워놓으셨다. 그리고 그 불쌍한 것들을 다시는 잡아오지 말라며 나를 꾸짖곤 하셨다.
이처럼 떠오르는 큰 생각의 덩어리를 토막토막 쪼개어 놓고 보니 앞의 예문보다 한결 이해하기가 쉬워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글을 어떻게 쓸 것인가/최홍순외/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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