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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범한 것을 특별한 것으로 살려서 씁니다 |
평범한 코끼리를 특별한 코끼리로 살려내자
글을 쓸 때 누구나 잘 알고 있는 것들만 쓰는 어린이들이 많아요. 예를 들어 ‘코끼리’에 대해 쓰라고 하면 다음과 같이 평범한 사실들만 쓰고 말지요.
(보기 글 1) 코끼리는 코가 길고 덩치가 큰 초식 동물이다. 네 다리는 굵고, 귀는 넓고, 꼬리는 가늘다.
이런 글을 읽고 나면, ‘아이, 시시해, 괜히 읽었잖아!’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어요.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만을 썼을 뿐더러, 문장조차 평범해서 재미도 없으니까요.
그러면 ‘읽길 잘 했어!’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글을 쓸 수는 없을까요? 조금만 노력하면 누구나 그런 글을 쓸 수가 있어요. 정말 그런지 '코끼리'라는 주제로 글을 만들어 가며 함께 알아봐요.
먼저, 똑같은 내용이라도 색다른 말로 쓰면 특별하게 느껴져요.
(보기 글 2) 코가 길어서 코 긴 이, 코끼리는 엄청난 덩치와 힘을 자랑합니다. 그러나 뜻밖에도 풀, 잎, 열매 따위만을 먹고 사는 초식 동물이지요. 착해 보이는 눈과 널찍한 귀, 짤막한 목, 뭉툭한 네 다리, 그리고 보잘것없는 꼬리를 가졌어요. ‘코끼리 아저씨는 코가 손이래.’하는 노래가 있지만, 아저씨 코끼리뿐 아니라 암컷과 아기코끼리들도 있답니다.
(보기 글 1)과 내용은 비슷하지만 재미난 말로 썼더니 시시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네요. 이렇게 말 자체를 색다르게 쓰면 글도 달라 보여서 읽을 맛이 나지요.
둘째, 자료를 조사해서 내용을 알차게 채우는 방법이 있어요. 덩치가 크면 얼마나 큰지, 기다란 코로 무엇을 하는지 자세히 써 보는 거예요.
(보기 글 3) 코끼리는 육지에 사는 동물 가운데 덩치가 가장 큽니다. 키도 기린 다음으로 커요. 이렇게 커다란 몸집을 풀과 열매 따위만을 먹어서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볕이 뜨거운 한낮과 잠자는 시간을 빼고는 거의 하루 종일 먹어대지요.
윗입술과 코가 합해진 기다란 코는 근육질이어서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고 힘도 세기 때문에 몹시 쓸모가 있어요. 바닥에 놓인 작은 콩알 집기, 높이 매달려 있는 바나나 따기, 커다란 나무 기둥 들어올리기, 5리터나 되는 물을 빨아들여 온몸에 뿜어대기 따위를 척척 해내지요. 또 코를 손가락처럼 빨기도 하고, 반가운 코끼리를 만났을 때 팔짱을 끼듯이 서로서로 코를 감거나 상대방의 입 속에 집어넣기도 해요…….
어때요, 코끼리를 새롭게 알게 되었지요? 그래서 읽은 보람도 있고요. 요즘에는 책이나 인터넷, 신문 따위에서 좋은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조금만 노력하면 얼마든지 내용이 꽉 찬 글을 쓸 수가 있답니다.
셋째, 경험을 바탕으로 쓰면 자기만의 특별한 글을 쓸 수가 있어요.
(보기 글 4) 동물원에 갔다가 샤워하는 코끼리를 보았다. 기다랗고 두꺼운 코로 물을 잔뜩 빨아들이더니 코를 번쩍 치켜 올려 뒤로 젖힌 다음, 온 몸에 ‘쏴-’하고 물을 뿌렸다. 그런데 조금 있으니까 진흙탕 위로 뒹구는 것이 아닌가! 몸을 깨끗이 하려고 샤워를 한 것이 아니었나 보다.
이런 글은 코끼리를 직접 관찰한 사람이 아니면 절대로 쓸 수가 없어요. 더구나 호기심까지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지요. 읽는 사람은 ‘야, 코끼리가 이상한 행동을 한다. 왜 그럴까?’하고 궁금해 하면서 계속 읽고 싶어할 거예요. 그러니까 자료를 조사해서 궁금증을 풀어주는 글도 덧붙여 주면 좋겠지요. 다음과 같이요.
(보기 글 5) 코끼리가 샤워하는 것을 보았다. 기다랗고 두꺼운 코로 물을 잔뜩 빨아들이더니 코를 번쩍 치켜 올려 뒤로 젖힌 다음, 온 몸에 ‘쏴-’하고 물을 뿌렸다. 그런데 조금 있으니까 진흙탕 위를 뒹구는 것이 아닌가. 몸을 깨끗이 하기 위해 샤워를 한 것이 아니었나 보다.
그런데 조사를 해 보았더니 코끼리는 땀샘이 없기 때문에 땀을 흘리는 대신 물이나 진흙을 발라서 몸을 식힌다고 한다(‘하마는 똥싸개 판다는 편식대장’ 웅진출판, 1999, 70쪽). 또 진흙을 발라야 쇠파리나 진드기 등으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다. (http://pses.syu.ac.kr/사이버마당/탐구학습/동물세계/코끼리.htm). 그러니까 내가 본 코끼리도 벌레들로부터 몸을 보호하고 열을 식히기 위해서 진흙탕에 뒹굴었던 것 같다.
이렇게 경험을 바탕으로 쓴 글은 문장이 화려하지 않아도 읽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지요. 직접 보고 느낀 것을 쓴 살아 있는 글이기 때문이에요.
지금까지 평범한 글을 특별한 글로 살려 내는 세 가지 방법들을 알아보았어요. 물론 이 세 가지 방법을 한꺼번에 다 쓰면 더욱 특별한 글이 되겠지요. 기억해 두었다가 글을 쓸 때 꼭 응용해 보세요. 한층 더 매력적인 글이 될 거예요.
 문우일/과정중심 글쓰기/소년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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