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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두르지 말고 차근차근 씁니다 |
영희네 선생님께서 코끼리를 소개하는 글을 지어 오라는 숙제를 내주셨어요. 그래서 영희는 학교에서 오자마자 손발을 씻고 책상 머리에 앉았어요. 얼른 숙제부터 하고 놀 생각으로요.
‘코끼리라면 내가 잘 알지.’
영희는 자신만만하게 숙제 공책을 쫙 펼치고서 곧장 쓰기 시작해요. 그 행동을 기웃기웃 관찰하던 엄마는 마침내 흐뭇한 표정으로 이런 생각을 합니다. ‘야, 내 딸은 글쓰기 신동인가 봐. 씩씩하기도 해라!’
그런데 얼마 되지 않아 영희가 쓴 것을 지우네요. 그리고 다시 쓰더니 또 지우고 쓰고 또 지우고 쓰고…. 공책은 너덜너덜해지고 글은 엉망이 되었어요. 울상이 된 영희가 마침내 소리칩니다. “엄마, 잘 안 써져요. 난 글에 소질이 없나 봐!”
우리 친구들도 이런 일을 한두 번쯤은 겪어보았을 테죠. 그런데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영희가 정말 글쓰기에 소질이 없어서일까요? 그렇지 않아요. 글쓰기에 소질이 없는 어린이는 거의 없거든요. 아예 없을지도 몰라요. 어린이들 마음 속에는 새로 배운 싱싱한 말들과 신기한 생각들이 폴딱거리고 있기 때문에 표현하는 방법만 배우면 누구나 생동감 넘치는 글을 쓸 수가 있답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일까요? 너무 서둘러 썼기 때문이에요. 연필을 공책에 대기만 하면 마술처럼 좋은 글이 술술 써질 것 같아도 절대로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지요. 급하게 쓰면 졸작이 탄생하고 말아요. 생각이 정리되지 않아서 내용은 산만하고, 자꾸 지워서 지저분해진 공책 때문에 좋은 글도 나쁜 글처럼 보이니까요. 아마 안데르센이라도 영희처럼 서둘러 썼다면 작가가 되지는 못했을 거예요.
그러니까 글을 쓸 때는 서두르지 말고, 그림을 그릴 때처럼 한 단계 한 단계 완성해 가야 해요. 글쓰기 과정은 다음과 같이 그리기 과정과 참 비슷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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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기 과정 |
글쓰기 과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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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그릴까 주제 정하기 |
무엇을 쓸까 주제 정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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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 잡기 |
내용 정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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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그림 그리기 |
내용을 바탕으로 첫 글 쓰기(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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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치기 |
읽고 고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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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칠해서 완성하기 |
옮겨 적어 완성하기(탈고) |
 문우일/과정중심 글쓰기/소년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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