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중국에 악양자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결혼한 지 얼마 안 되는 그는 신혼의 단꿈에 젖어 감시도 아내의 곁을 떠날 줄 몰랐습니다. 어는 날 참다 못한 아내가 말했습니다.

“옛날에 공자는 잠을 가지도 않고 먹지도 않고 골똘히 생각하 끝에 모든 것이 학문을 배우는 것만 못하다고 하였다는데 당신은 어찌하여 공부에는 마음을 두지 않고 허송 세월만 하십니까?”

하고 간곡히 말하자 이를 부끄럽게 여긴 악양자는 아내에게 훌륭한 스승을 찾아 학업을 성취한 후에야 돌아오겠다고 단단히 약속하고 깊은 절로 갔습니다. 그러나 겨우 일년이 되었을 무렵 자나깨나 아내를 그리워하면서 겨우 마음을 달래던 그는 섣달 그믐을 맞이하였습니다. 집에 가 설이나 쇠고 다시 오리라 작정하고 악양자는 먼길을 걸어 늦게야 집에 다다랐습니다.

“아니, 갑자기 당신이 웬일이십니까? 벌써 공부를 다 마치셨나요?”

“아니오, 집을 떠난 지 하도 오래고 또 내일이 설 명절이 아니오. 그래서 당신과 함께 보내려 왔소.”

이 말을 들은 아내는 반가워하기는 커녕 얼굴빛이 싹 변하더니 가위를 들고 베틀로 올라가 짜던 명주를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이 명주를 보세요. 누에가 뽕잎을 먹고 자라나 여러 날 만에 고치를 짓고 고치에 서 실을 뽑아 이렇게 한 치 한  치 짜서 결국은 옷감이 되는 게 아니겠어요? 그런데 이것을 짜다 말고 중도에서 이 가위로 싹둑 끊어 버리면 어찌 되겠습니까? 누에가 뽕잎을 먹으면서 시작한 오랜 동안의 노고가 헛수고가 되는 것과 같이 당시도 하시던 공부를 중도에서 그만 두면 이와 같습니다.”

아내는 남편에게 들어오라는 말 한 마디 없이 부지런히 명주를 짜는 것이었습니다. 아내의 말에 감복한 악양자는 선 채로 돌아가 7년을 공부하여 훌륭한 학자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