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의 제왕이라는 리 트레비노는 자신감으로 승부를 하는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었다.

캐나다에서 벌어지는 한 대회에 참가하고 있던 트레비노는 마지막 홀에서 신중하게 퍼트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트레비노의 한차례 퍼트가 바로 그 대회의 승부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순간이었다.

그런데 그때, 트레비노에게 사인을 받고자 열광하던 한 고객이 그에게 접근하기 위해 골프장 옆의 호수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그 관객은 술에 취해 있었기 때문에 미처 트레비노에 오기도 전에 물에 빠져 허우적거렸다. 장내는 큰 소동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누구도 선뜻 물 속에 뛰어들어 그 관객을 구할 엄두를 못 내고 있었다.

그때 시합에 열중해 있던 트레비노는 쥐고 있던 골프채를 내던지고는 호수 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리고는 여유 있게 물에 빠진 관객을 구해 주고 그가 쥐고 있던 물에 젖은 종이에 사인까지 해 주는 것이었다.

중요한 시합 도중의 선수가 취할 수 있는 태도는 분명 아니었지만, 놀랍게도 트레비노는 그 다음 순간 멋진 퍼트를 성공시켰고 그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것이다. 자신감이 넘쳐 있던 트레비노는 자신의 실력보다 정신력의 힘을 더 믿었고, 결국 그는 그것을 실제로 보여 주었던 것이다.

귀찮은 일을 귀찮게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좋은 일로 처리해 가는 넓은 아량이 승리의 길로 안내하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