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마 루돌프 는 ‘들사슴’이란 별명을 가진 미국의 흑인 여자 선수였다. 그녀는 11세 때까지 제대로 걷지 못했으나, 여자 육상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에서 3개의 메달을 따냈다.

윌마는 네 살 때 소아마비로 3년 동안 치료를 받았다. 어머니는 새벽 4시에 일어나 이웃 농장에서 품을 팔고, 오후에는 80㎞나 떨어진 병원을 찾아가 윌마가 치료를 받게 했다. 버스로 왕복 4시간이 걸리는데, 사람이 많아서 꼬박 서서 시달리는 경우도 많았다. 3년 동안 치료를 받은 후 윌마는 겨우 설 수가 있었는데, 어머니는 엄하게 꾸짖으며 윌마를 연습시켰다.

“잘했다. 오늘은 80㎝를 걸었구나. 내일은 1m를 걷기로 하자.”

이와 같이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훈련을 쌓은 결과 여덟 살 때 절룩거리며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되었다.

11세 되는 해 윌마는 목발 없이도 걸을 수 있을 만큼 회복되었다.

고등학교에 진학한 그녀는 농구부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했다.

얼마 가지 않아 윌마는 고등학교 육상대회에서 선풍을 일으켰고, 각종 육상대회를 휩쓸었다.

윌마는 1956년 멜버른 올림픽 미국 여자 대표단으로 선발되어 400m릴레이에서 동메달을 차지했다. 멜버른에서 돌아온 윌마는 테네시 주립대학에 입학했다. 윌마의 실력은 1960년 로마 올림픽에서 폭발했다. 그때가 20세, 미국 여자 육상 선수로서 올림픽에 나가 처음으로 단거리 2관왕이 되었고, 릴레이까지 합쳐 유일하게 한 대회에서 3개의 금메달을 딴 여자 선수가 되었다.

첫 번째 출전한 100m를 11초로 우승했고, 200m는 24.0초로 올림픽 신기록이었다. 400m 릴레이팀은 윌마를 주장으로 하여 테네시 주립대학 선수들로 구성되었다. 결승전에서 마지막 주자였던 세 번째 선수가 배턴을 잘못 건네 주는 바람에 출발이 늦었다. 그러나 윌마는 나는 듯 달려 44.5초의 올림픽 타이 기록으로 우승했다.

로마 대회에서 윌마의 인기는 선풍적이었다. 윌마가 아니었다면 미국은 여자 육상에서 전멸할 뻔했다. 여자부에서 한 선수가 금메달을 3개씩이나 목에 건 것도 처음 있는 경사였다. 윌마는 로마 올림픽촌에서 친선 사절로 활약했다.

로마에서 3관왕이 된 후 유럽 각 지역을 순방하고 귀국하는 날 윌마의 고향 클라크스빌 시내는 완전 철시했다. 학교도 쉬고 상점도 모든 문을 닫았다. ‘윌마 환영의 날’이 선포되고, 그 해 그녀는 AP통신이 선정한 그 해의 최우수 여자 선수로 뽑혔다. 1961년에는 스포츠의 최고상인 쎨리번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