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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도서

수호의 하얀말

지은이
오츠카 유우조/이영준역
출판사
한림
페이지수
447
대상
초등 1
몽골의 가난한 양치기 수호는 들판에서 하얀 망아지를 발견하고 집으로 데려와 키운다. 하얀 말이 탐이 난 원님이 빼앗지만 하얀말은 원님에게서 도망쳐 수호에게 돌아와 숨을 거둔다. 하얀말은 수호의 꿈에 나타나 자신의 뼈와 가죽, 힘줄과 털로 악기를 만들라고 한다. 마두금은 이렇게 탄생한다. 몽골의 전통화법과 색채를 살려 그린 그림이 좋다. 미디어 서평 격조높은 몽골민화의 애잔함 ‘수호의 하얀말’ 감동 한아름 흰 망아지를 안고 붉은 색의 옷을 입고 있는 몽골 소년이 표지에 그려진 그림책 『수호의 하얀말』(한림출판사)이 우리말로 드디어 나왔다. ‘드디어’라고 말한 까닭은 그림책을 이야기하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나는 빼지 않고 이 책에 대하여 지치지도 않고 말해왔기 때문이다. 물론 명작이라는 확신을 가지고서. 내가 『수호의 하얀말』을 처음 만난 것은 20여년 전이다. 79년 아시아지역의 출판종사자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인, 도쿄 유네스코의 편집자 트레이닝 코스에 갔을 때였다. 이 코스에서는 매년 교육 주제가 바뀐다. 그 해는 ‘픽처북’이 주제였다. 나는 그때 처음으로 픽처북이란 출판장르를 접할 수 있었다. IBBY니 안데르센 메달상이니 하는 말을 만난 것도 그때였다. 출판현장을 벗어난 해방감 때문이기도 했겠지만 픽처북의 세계는 나에게는 별천지, 그림책들 속의 세상 그 자체인 것 같았다. 그때 강사 중의 한 분이 ‘수호의 하얀말’을 그린 아카바 스에키치(赤羽末吉)씨였다. 1910년생이니까 당시에 이미 70세 노인이었다. 처음 인상이 도무지 그림책과는 인연이 멀다 싶은 할아버지였다. 그러나 강의가 끝나갈 때쯤 해서 나는 『수호의 하얀말』이 걸작임을 깨닫고 있었다. 나와 이 그림책과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그리고 나는 그때 처음으로 26쇄를 찍은 한권의 책을 만져 보았다. 78년에 나온 『수호의 하얀말』은 이미 걸작의 반열에 오른 책이었다. 『수호의 하얀말』의 줄거리에 깔린 몽골 민화의 애잔함이 지닌 격조는 물론이거니와 그림들도 정말 뛰어나다. 몽골의 광할한 초원을 형상화한 동양화풍으로 그린 아카바의 일러스트레이션은 지금까지 내가 본 픽처북 중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튀지 않는 보색의 사용과 적절한 배치(이는 이미 표지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는 절묘하다. 첫 장면에 보이는 무지개빛 구름과 마지막 펼침쪽의 암울한 구름 장면의 대비는 독자의 마음 속에 ‘수호’의 애틋함을 몽골 초원 넓이만큼 가슴 가득한 울림으로 만들고 있다. 이 구름 모티브는 주인공이 처한 또는 처할 상황을 때맞춰 암시하는 상징으로 그려지고 있기도 하다. 그림책의 가장 큰 미덕은 볼 때마다 새롭게 보여지는 것이다. 『수호의 하얀말』이 내게는 그런 그림책이다. 20년 동안 보고 있으니까. <문화일보 북리뷰 01/04/04 정병규 (정병규디자인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