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자세히 쓰면 억지로 길게 쓰려고 애쓸 필요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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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일기를 길게 쓰기 위해 아침부터 자기 전까지 있었던 일을 다 쓰는 친구가 있다고 했습니다. 선생님도 부모님도 일기를 좀 많이 쓰라고 하십니다. 일기를 많이 또는 길게 쓰라는 것은 자세하게 쓰라고 말씀하시는 것이지 여러 일을 다 쓰라는 말씀은 아니라는 이야기도 했지요? 자세히 쓰기에서 읽고 궁금했던 일기를 다시 읽어보세요.
4월 24일 날씨:오전에 흐렸다가 오후에 갬
오늘은 기분 나쁜 날이었다. 나는 성현이가 나쁜 아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그렇게 말했는데도 성현이는 나를 계속 놀린다. 나는 성현이에게 잘 해주었는데 성현이는 나에게 잘 해주지 않고 놀린다. 앞으로는 성현이와 놀지 않겠다. 피카츄도 돌려 받을 것이다.
선생님이 일기를 쓴 친구에게 궁금한 점을 물어보면서 다시 일기를 써 보도록 했더니 다음과 같이 썼습니다.
4월 24일 날씨:오전에 흐렸다가 오후에 갬
오늘은 기분이 나쁜 날이었다. 나는 성현이가 친구가 싫어하는 짓을 자꾸 하기 때문에 나쁜 아이라고 생각한다. 성현이는 나를 뚱보라고 놀린다. 오늘도 점심시간에 탁자 사이를 지나다가 내 뚱뚱한 엉덩이가 탁자에 걸렸는데 성현이가 큰소리로 "저 뚱보 때문에 반찬 엎지르겠다. 조심들 해라!" 고 말했다. 저번에도 뚱보라고 이야기해서 내가 싫어하는 소리니 앞으로는 하지 말라고 이야기 했었는데 성현이는 계속 들은 척도 안 한다. 나는 성현이에게 떡볶이도 사주고, 숙제도 도와주고 잘해주었는데 성현이는 오히려 놀리기만 한다.
앞으로는 성현이와는 놀지 않겠다. 저번에 길거리에서 크레인 뽑기를 해서 나는 피카츄 인형을 두 개나 들어 올렸다. 같이 크레인 뽑기를 하고도 하나도 들어올리지 못한 선현이에게 내가 뽑은 인형을 하나를 줬었다. 그런데도 자꾸 뚱보라고 놀려댄다. 괘씸한 생각이 들어 그 인형을 돌려 받아야겠다.
이렇게 다시 쓰니 궁금한 것이 없어졌지요? 일기를 쓴 친구가 왜 피카츄 인형을 돌려 받을 생각을 했는지도 이해가 됩니다. 그리고 일기가 길어졌지요? 궁금한 것을 자세히 썼더니 일기가 길어졌습니다. 일기는 물론 생활문을 쓸 때도 이렇게 읽는 사람이 궁금해 할 것을 생각하면서 자세히 쓰면 억지로 길게 쓰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