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기마당 > 글쓰기마당 > 일기/생활문/수필

일기/생활문/수필

제목 승마 대회
글쓴이 전부경

몇 일전에 승마 대회를 보고 왔다. 규모가 전국이라 그런지, 300명이 넘는 참가자들이 대회에 참여했다. 인원이 많은 만큼, 낙마를 하는 사람도 많이 있었다. 그저 연습이 아닌, 대회에서 벌어졌던 사고였기에 부상 당한 참가자가 너무나게도 불쌍하게 느껴졌다. 전국 대회에 참여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연습을 하고, 노력해왔을지 나는 감히 생각해볼 수 없을 정도였을 것이다. 그치만, 낙마 사고는 그저 참가자의 실수가 아니었을 것이다. 그 날 말의 상태의 따라 대회의 결과도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말의 역량이 80%이라면, 이것은 사람의 대회가 아니라 말의 대회라고 생각한다. 말도 심리가 있고, 생각할 줄 아는 존재이다. 대회 당일 날에 말의 상태가 안 좋으면, 그 행동이 비로소 참가자의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참가자가 얼마나 많은 연습을 하더라도, 말이 실수하면 낮은 성적을 받게 된다는 뜻이다. 그렇기에 말은 참가자를 거부해, 장애물 바로 앞에 멈춰 참가자를 낙마 사고에 만들게 까지 하곤 한다. 참가자도 속상하고, 아팠겠지만 말 역시 기분이 안 좋았을 것이다. 어쩌면, 참가자의 조종에 늘 따라야 했던 말이 지쳤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낙마 사고는 그저 말의 반항일지도 모른다. 어쩔 수 없는 일들이 큰 사고까지 번져 올림픽에서도 승마 종목은 사라졌다. 그렇기에 나는 앞으로 승마 대회가 사라졌으면 한다. 보는 재미가 있더라도, 관심을 끄는 종목이더라도, 말과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서 말이다. 말은 야생에서 자유롭게 달리며 살아가는 동물인데, 사람한테 붙잡혀 마음대로 타며 조종당하는 장난감이 아니다. 아무튼, 여러모로 많은 생각이 들었던 승마 대회였다.

이전글
커피 한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