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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도서

달려라!미돌이

지은이
김혜리
출판사
산하
페이지수
207
대상
작가 김혜리씨가 텔레비전에 나온 강아지 미돌이를 보고 동화책 속이 주인공으로 쓴 책이다. 제복을 입은 경찰관 아저씨만 따라 다니는 미돌이는 귀엽고 용감한 강아지다. 어린이들이 미돌이와 함께 다니며 세상의 많은 것을 경험하게 하는 책이다. 미디어 서평 동물도 사랑을 느껴요 언젠가 신문에서 사람들에게 버림받는 애완동물에 관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그 기사는 구체적인 수치까지 곁들여 가며 특별히 버려진 개에 관한 정보를 더욱 자세하게 연민 어린 어조로 전하고 있었다. 더욱이 IMF로 인한 생활고가 개를 버리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으며 그 개들의 대부분이 불구이거나 병든 상태라는 대목은 마음을 저리게 했다. 기껏해야 개나 고양이 정도이던 우리 주위의 애완동물이 언제부턴가 유행까지 타가며 온갖 가지 동물로 무차별 확대되고 있다. 그런데 그 애완동물들은 애정을 쏟고 교감할 수 있는 생명체로서가 아니라 단순히 호기심이나 충족시켜 주는 노리개 감으로 전락하고 있다. 그리고 생명없는 소모품처럼 가차없이 버려진다. ‘달려라! 미돌이’는 잡종 개 한 마리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애완동물의 세계를 그리고 있다. 사람들에게 길들여져 이미 야성을 지니고 있지 않은 애완동물은 사람들에게 예속된 삶을 살 수 밖에 없다. 잡종 개 미돌이의 행로를 따라가다 보면 그들의 삶이 사람들과 친숙한 관계를 맺고 있으면서도 또 얼마나 소외되어 있는지 알 수 있다. 미돌이가 다른 개들과는 달리 사람들과 특별한 관계를 맺음으로써 펼치는 해프닝들을 무작정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은 단지 화제성 다큐멘타리를 보는 정도에 그치고 말 것이다. 미돌이를 둘러싼 사람들보다 또 다른 애완동물들의 삶을 살펴보는 일이 중요하다. 사람들이 방생한 청거북이 강물 속의 무법자로 군림하며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 덕수궁에 버려진 치와와가 주변 환경에 적응해가다가 마침내 교통사고로 죽게 된 일, 사람들에게 철저하게 길들여진 경찰견이 군대식으로 미돌이를 다스리는 일 등은 각각 다른 방향에서 우리에게 반성적 사유를 요구한다. 사람들로부터 도망쳐 야성을 회복한 고양이들이 복수를 꿈꾸는 대목은 비약이 너무 심해 자못 웃음을 자아내게 하지만 작가가 이 책에서 의도한 또 다른 일면을 엿볼 수 있다. 이 책은 미돌이가 헤어진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여전히 간직한 채 사람들의 애정을 한몸에 받으며 편안하게 적응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서로 진정한 애정을 품을 수 있고 교감할 수 있는 생명체로서 존중받을 때 비로소 애완동물은 우리와 함께 행복하게 어우러지는 것이다. <조선일보 00/8/19 신형건(아동문학가·푸른치과의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