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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도서

팽이꽃

지은이
한혜영
출판사
교학사
페이지수
180
대상
제17회 계몽 어린이 문학상 수상작이다. 입양소년 엘리엇은 가족간에 겪는 소외가과 갈등을 착한 마음으로 헤쳐나가서 진정한 한 가족이 일원이 된다. 역경이 닥치면 닥칠수록 스스로를 힘껏 채찍질하며 절대로 쓰러지지 않는 팽이처럼 엘리엇은 세상을 당당하게 맞서게 된다. 미디어 서평 해외 입양아의 슬픈 '팽이인생' 아이들에겐 항상 세상의 밝은 면만을 보여주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이다. 하지만 이 사회의 치부는 가린다고 가려질만큼 작지가 않다. 아이들도 알만큼 알고, 또 언젠가는 알게 될 그런 일들. 어쩌면 솔직하게 함께 얘기하고 부끄러워하면서 아이들이 자라나 사회를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고 나갈 수 있도록 도와 주는 것이 어른들의 할 일인지 모른다. 그것은 아동문학이 담부해야 할 내용 가운데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장편 동화 『팽이꽃』은 바로 한국 사회에 '고아 수출국' 이란 오명을 안긴 해외 입양아 얘기를 다루고 있다. 기존에도 같은 소재를 다룬 동화들이 몇 편 있지만 이 작품은 현재 미국에서 살고 있는 작가가 실제 곁에서 지켜본 입양아들의 소외된 삶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느낌을 준다. 백혈병으로 둘째 아이를 잃은 평범한 미국인 가정에 여섯살 때 입양된 한 아이가 자라면서 가족과 겪는 갈등과 화해, 한국인 친구와의 우정을 통한 뿌리찾기가 두 개의 커다란 이야기 축을 이루며 맞물려 있다. 그 속에 가정폭력.인종편견 등의 문제까지 살며시 드러난다. 초등학교 3~4학년은 돼야 이해할 만한 묵직한 주제지만 작가는 다람쥐와 도마뱀이 드나드는 자몽나무 숲 속 다락집이라든지 주인공이 자전거를 타고 오리들을 보러 다니는 커다란 호수 등 플로리다주의 아름다운 자연 배경 속에 이야기를 전개함으로써 기교있게 분위기를 이끌어간다. 단순하면서도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잘 드러내고 있는 수채화 기법의 삽화들도 무거움을 덜어준다. 중앙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시인답게 밀도 높은 문장과 섬세한 묘사가 돋보인다. 다만 작가가 주제의식에 너무 천착한 나머지 한국인 등장인물들에게 태극.군함 등의 이름을 붙인 것이나 "맞을수록 더욱 꼿꼿하게 도는 팽이처럼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 는 교훈을 전달하기 위해 무리하게 상황을 설정한 점 등은 다소 도식적으로 느껴진다. <중앙일보 행복한 책읽기 01/2/10 김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