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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도서

거미줄로 돌돌돌

지은이
김용택
출판사
파랑새어린이
페이지수
127
대상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세요' 시인 김용택씨가 가르치는 마암분교 어린이들의 동시 모음집이다. 마암분교 전교생이 쓴 동시 100편이 수록돼 있다. '난 봄의 느낌을/알 수 있다./ 할머니들이/ 밭을 매면/아 이제 봄이구나/알 수 있다.' ('봄을 알리는 일')처럼 순수한 아이들의 시선을 만날 수 있다. 미디어 서평 거짓없이 느낀대로 본대로 어린이들이 쓴 인간과 자연 시인 김용택씨가 재직하고 있는 전북 임실 마암분교 어린이들이 쓴 일기와 시 모음 <오줌으로 만든 무지개 다리> <거미줄로 돌돌돌>이 나왔다. 노을, 물고기, 개, 닭, 토끼, 풀벌레, 달, 별과 함께 사는 시골 어린이들의 맑은 마음이 한아름 담겼다. 여기 모인 글들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솔직함이다. 거짓 없이, 느낀 그대로 이야기한다. 윤귀봉 어린이가 쓴 <무지개 다리>를 보자. “오늘 무지개 다리를 놓았다. 어떻게 놓았냐 하면 오줌으로 놓았다. 아주 많이 마려웠던 오줌을 참고 해가 쨍쨍 비칠 때 쭉 싸면 작은 줄기는 밑으로 떨어져 보라색과 파남색을 만들고 굵은 오줌은 네 가지 색을 만들어 무지개 다리를 만들었다. 또 만들고 싶다.” 문장이 조금 어색해도 글 쓴 어린이의 마음이 풋풋하게 살아 있는 글들이다. 글마다 슬프면 슬픈 대로, 즐거우면 즐거운 대로 마음이 다 드러나 있다. “오늘 인수, 동수, 소희, 나 이렇게 넷이서 할머니 이야기를 했다. 할머니 이야기를 하다가 눈물이 고이고 말문이 막혔다. 그래서 화장실에 가는 척하면서 수돗가에 가서 소리 죽이고 눈물만 흘렸다.” 돌아가신 할머니를 생각하는 박초이 어린이의 일기다. 어린이들의 글이 다 그렇지만 마암분교 아이들의 글은 특히 천진난만해서 웃음이 절로 난다. “강아지가 운다. 왜 울지. 한번 가 봐야겠다. 개가 엄마가 밥 안 주니까 우나 보다. 개를 꺼내서 손가락을 젖 대신 주니 젖인 줄 알고 빨아 먹네. 어미가 나쁘다. 지 새끼 젖도 안 주고.” 자연에 묻혀 사는 아이들만이 쓸 수 있는 글도 있다. “오늘은 감 따다가 노을 때문에 엄마에게 많이 혼났다. 감이 온통 빨갛게 보여서 땡감을 다 따버렸기 때문이다. 밤이 되면 노을을 더 이상 못 보니까 감을 엄마한테 따라 하고 나는 노을을 보았다. 하늘을 누워서 강을 쳐다보니 구름의 모양이 말이었다. 유난히 말이 입에서 피를 토하듯 너무 빨갛게 보였다. 노을은 왜 빨간색일까. 색은 아주 많은데…. 그래서 그 노을 보는 것을 때려치고 감이나 땄다.” 이들이 지은 동시는 산과 들과 꽃과 하늘을 노래하고, 사람과 마음을 이야기한다. 4학년 박진철 어린이가 누나에 대해 쓴 `박초이'는 실감 난다. “박초이는 매일/나만 팬다./엄마한테 혼나면서도/맨날 팬다.//나 좀 안 팼으면 좋겠다./아 아프다 아퍼/박초이 나쁜 놈.” 1학년 서창우 어린이가 쓴 `닭'은 동시답다. “꼬꼬댁 꼬꼬댁/부지런한 우리 닭/하루 종일 벌레를 먹어서/뚱뚱보 될 거 같다.” 그들의 일기와 시를 읽고 있으면 마음이 환해지고 편안해진다. 김용택씨는 아이들에게 “아주 자유롭고 `지 맘대로' 쓰도록 했다”고, 솔직하고 해맑은 글쓰기의 비결을 밝혔다. <한겨레신문 00/2/15 고명섭 기자> 김용택시인 제자들이 쓴 동시집 '가을이 되어/감은/뜨거운 햇살에/깨어났다. //감은 뜨거운/햇살이 부끄러워/빨갛게 익었다.'('감', 윤귀봉) 섬진강 시인 김용택(52)씨가 가르치는 마암분교 어린이들의 동시모음 '거미줄로 돌돌돌'과 일기모음 '오줌으로 만든 무지개 다리'(열림원어린이)가 출간됐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우리들 등 5개 장으로 구성된 '거미줄로 돌돌돌'에는 동시 1백편, '오줌으로 만든 무지개 다리'에는 7명의 일기 1백편이 실려 있다. 자유롭고 꾸밈없는 아이들의 생각이 깜찍한 그림과 잘 어우러져 있다. 이들의 눈에는 자연도 단순한 환경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숨쉬고 살아가는 존재다. 5학년 박진욱은 '떨어진 낙엽을 보면/다시 붙이고 싶다'고 가을을 노래한다. 마암분교는 전교생 17명의 작은 학교지만 아이들은 시인 선생님과 함께 공을 차고 장난치며 해맑은 꿈을 키운다. 오는 15일이면 윤귀봉 박초이 이소희가 졸업한다. 초이는 '10년후'라는 제목의 일기에 이렇게 썼다. '오늘 우리가 공부할 때 귀봉이가 훌륭한 사람이 되어서 'TV는 사랑을 싣고' 에서 선생님을 찾는다고 했다. 그러자 김용택 선생님께서 10년 후 8월1일 운암대교에서 만나자고 그러셨다. 우린 모두 좋다고 했다. 난 집에 와서 10년 후의 우리 모습을 생각해봤다. 난 기자가 돼 있을 거고, 귀봉이는 글 실력이 좋으니 작가, 소희는 간호사, 선생님은 아름다운 글 쓰시며 지내시겠다.' 편집을 맡은 김씨는 '가르치지 않을수록 아이들은 글을 잘 쓴다'며 '그들도 자기 나름대로 세상을 바라보고 판단하는 능력이 있다는 걸 알고 우리가 그것을 존중하고 아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책의 수익금으로 세 졸업생에게 교복을 선물하고 전교생에게는 자장면을 사주기로 했다. 올해 마암분교 어린이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선물은 없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00/2/14 고두현 기자> 오줌 쭉싸서 무지개다리 만들었어요 '섬진강 시인' 김용택씨(49)는 시인이기도 하지만 17명 아이들의 선생님이다. 섬진강 기슭에 자리잡은, 그에 따르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학교'인 운암초등학교 마암분교가 그와 아이들의 마당이다. 김시인은 그 아이들이 자연을 호흡하며 가슴에 새긴 글들을 모아 자연일기 '오줌으로 만든 무지개 다리'와 동시집 '거미줄로 돌돌돌'을 열림원에서 펴냈다. 세련된 글맛은커녕 맞춤법조차 어눌한, 평범한 하루하루의 이야기들이지만 그 속에는 생명과 사랑과 아이다운 순수함의 알맹이가 담겼다. '오늘 무지개 다리를 놓았다. 어떻게 놓았냐면 오줌으로 놓았다. 아주 많이 어려웠던 오줌을 참고 해가 째쨍 비칠 때 쭉 싸면 작은 줄기는 밑으로 떨어져 보라색과 파남색을 만들고 굵은 오줌은 네가지 색을 만들어 무지개 다리를 만들었다' ('무지개다리'·윤귀봉·6학년) 생명과 사랑과 순수의 공동체에서 아이들은 절로 자란다. 빛나는 햇살과 짙은 흙냄새를 맡으며 섬진강의 물결에 몸을 실어 자란다. '소희 누나가 보물찾기를 하자고 해서 했다. 그리고 내 생각에는 똥 속에다 숨길 것 같았다. (중략) 보물은 소똥 속에 있었다' ('하루'·김인수·3학년) '민들레가 오늘도 피고/ 내일도 핀다./ 피어서 예뻐진다./(중략)/나는 민들레가 좋고/ 진달래꽃이 좋다' ('민들레'·김다희·1학년) IMF로 시골아이가 된 다희도 이제는 진달래와 민들레를 좋아하는 아이가 됐다. '촌놈' 창우와는 어린 연인이 돼 꼭 붙어 다닌다. 호스와 돌감나무로 훌라후프를 만들줄 아는 귀봉이는 '개미들이 이사하면 비가 온다'는 것도 깨친 아이다. 또 병아리 무덤에 십자가를 세우고 천당으로 가도록 기도하는 동수, 돌아가신 할머니가 하늘나라에 계실거라 믿기에 할머니 생각이 나면 하늘을 보고 우는 인수 등. 아이들이 배워나가는 사랑, 아픔, 꿈 등 순수한 모습들은 우리가 너무도 오래전에 잃어버렸기에 마음 한편에서 그리움의 눈이 되어 내린다. '첫눈이 온다./(중략)/ 눈길을 밟으면/ 뽀드득 뽀드득/ 무겁다고 소리를 친다' ('첫눈'·박진철·4학년) '10년 후의 우리의 모습을 생각해 봤다. 난 기자가 돼 있을 거고, 귀봉이는 글 실력이 좋으니까 작가, 소희는 간호사, 그리고 선생님은 아름다운 글쓰시며 지내시겠다' ('10년후'·박초이·6학년) 김시인은 '글을 쓰면서 아이들의 눈에는 세상의 사물들이 자세히 보이기 시작한다. 사물을 보고, 생각을 넓히고 그것을 표현하는 것은 창조적인 일의 첫걸음이다. 창조적인 일은 사랑이 없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15일이면 귀봉이, 소희, 초이는 정든 마암분교를 떠난다. 그날 이 책의 인세로 전교생의 자장면 파티가 열리고 중학생이 될 소희, 귀봉이, 초이의 교복을 마련하게 된다. 지난 1년간 아이들이 공들인 4계절 일기는 서로가 서로에게 주는 선물인 것이다. 10년 뒤 운암대교에서 다시 선생님과 만나기로 약속한 아이들. 사랑과 생명과 순수함을 배불리 먹은 아이들의 앞날엔 영원히 밝고 아름다운 햇살이 빛나지 않을까. <경향신문 00/2/14 김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