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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도서

파란눈의 내동생

지은이
이지현
출판사
문공사
페이지수
168
대상
대인이네 식구들은 미국에서 온 마이클에게 관심이 쏠려있고, 대인이는 그런 동생이 밉고, 귀찮고, 부끄럽다. 동생을 거부하는 대인이의 마음에서 마침내 동생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진정한 형제애를 느끼기까지 마음의 갈등과 전개되어지는 사건들이 흥미롭다. [언론사 서평] "코리아 밀크 맛있지?" "응, 근데 어지러∼버" 가끔 신문에서 미국이나 유럽으로 입양되어 갔던 아이들이 친부모를 찾는다는 기사를 볼 때가 있다. 강보에 싸인 채 누군가의 손에 의해 한국을 떠나야만 했던 그들이 제니, 헬렌, 클라라, 토마스, 스티브 같은 낯선 이름으로 고국을 찾아온 것이다. 자신이 태어난 나라, 어딘가에 있을 그리운 친부모를 찾아서. 그들의 사연은 정말 하나같이 가슴을 찡하게 한다. 한 때 고아 수출국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말을 들을 만큼 많은 아기들을 딴 나라로 떠나보내야 했던 우리는 그저 그들의 애절한 사연 앞에 눈시울을 붉힐 뿐이다. ‘파란 눈의 내 동생’에도 그런 애틋한 사연이 담겨 있다. 너무나 가난했던 시절, 그저 굶지 않아도 된다는 단순한 이유 하나로 해외입양을 가야했던 고모가 8살짜리 남자 아이를 달랑 남겨둔 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만다. 그리고 할머니는 그 아이를 한국의 조용한 시골마을로 데려온다. 늘 동생이 있었으면 좋겠다던 대인이는 사촌동생이 온다는 말에 뛸 듯이 기뻐한다. 하지만 막상 공항에서 노랑머리, 파란 눈의 마이클을 보자 기절초풍하고 만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던 것일까? 대인이는 마이클을 따돌리고 미워한다. 온 집안 식구들이 마이클을 신주단지처럼 떠받드는 것도 샘나고, 동네 아이들이 자꾸 놀려대는 것도 싫다. 하지만 핏줄은 서로 통하는 것일까. 대인이는 차츰 마이클을 동생으로 받아들인다. 마이클을 놀려대는 덩치 큰 형을 패주고, 마이클이 벌에 쏘이려 하자 달려들어 몸으로 막아주고, 막걸리를 ‘코리안 밀크’라며 함께 마신 뒤 벌겋게 취해 짚단 속에 쓰러져 함께 잠들고. 그러던 어느 가을, 마을 대항 운동회에서 마이클 때문에 우승을 한 마을 사람들은 모두 하나가 되어 덩실덩실 춤을 춘다. 파란 눈의 마이클이 온전한 한국아이, ‘치술령 아이’로 다시 태어나는 가슴벅찬 순간이다. 새해 아침, 할머니는 마이클에게 고운 한복을 입혀 돌아가신 어머니에게 절을 하게 한다. 그리곤 할머니는 먼 이국땅에서 외롭게 죽은 딸을 향해 “이제 아무 걱정 안해도 된다. 다 잊어버리고 훌훌 좋은 곳으로 가거라”라며 눈물을 흘린다. 이 작품은 입양아를 주인공으로 삼지 않고 입양아가 낳은 아이를 주인공으로 했다는 점, 그 아이를 한국으로 데려와 우리의 아이로 다시 태어나게 했다는 점에서 신선하고 돋보인다. 눈물이 날 만큼 슬픈 이야기와 웃음 번지는 재미난 사건들은 씨줄과 날줄로 서로 잘 엮여 독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또한 우리가 잊고 지내던 숱한 시골 풍경들을 서정적인 문장과 치밀한 구성에 의해 오롯이 되살려 놓은 것도.<조선일보 00/6/24 이규희/동화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