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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도서

하느님이 우리 옆집에 살고 있네요

지은이
권정생 글/신혜원 그림
출판사
산하
페이지수
204
대상
초등 3
하느님과 예수는 땅 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걱정되어, 이 세상으로 내려와 어떤 신비한 힘도 쓰지 않고 보통 사람들처럼 살아가기로 한다. 우리 나라로 온 하느님과 예수는 날씨 때문에 농사를 망친 농부들을 보고 마음 아파한다. 두 분은 농촌에서 서울 변두리 철거민 마을로 올라와 통일이 될 때까지 그곳에서 살기로 한다. 미디어 서평 세계 최강이라는 미국의 2002년도 예산이 2001년보다 17%나 급증했다고 한다. 2001년에는 2917억 달러였는데, 2002년에는 3433억 달러라고 한다. 516억 달러가 늘었다. 그 돈이 얼마나 되는 건지 도저히 가늠이 안 되는데, 단돈 만원이면 지구촌 곳곳에서 질병과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어린이 몇 명을 살릴 수 있다는 국제어린이구호단체들 홍보물 내용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지구촌 곳곳에서 질병과 굶주림으로 고통받는 수많은 어린이들을 어느 정도 치료하고 먹이고 가르칠 수 있는 돈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런 돈을 전쟁하는 돈으로 낭비하는 지구촌에 하느님이 내려오신다면 어떻게 될까? <하느님이 우리 옆집에 살고 있네요>에 나오는 하느님보다 몇 배 더 놀라고, 더 슬퍼하고, 필경 홧병이 나서 손을 들었다 내렸다 하실 듯 싶다. 심판을 할까 말까 갈등 때문에. 이 책은 구세주가 와도 구속될 판이라던 말처럼 하느님과 예수가 대한민국 서울 달동네에 와서 살면서 사람처럼 살다가 구속까지 당하는 이야기다. 철거민촌에서 살다가 철거당해 겨 다니고, 먹고 살려고 과일 노점을 하다 단속반한테 걸려 잡혀가 벌금을 내고 풀려나오고…. 온갖 수모와 고생을 다 겪는다. 그래서 너무 화가 나서 하느님이 심판을 하려고 아들과 의논하는데, 사람들을 사랑하는 하느님의 아들 예수가 “그러면 착한 사람들은 너무 억울하지 않으냐”고 설득해 좀더 기다려보자고 한다. 시골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따스한 인정, 전쟁 때 피난 가다가 미국 폭격기로 남편과 아이들을 다 잃어버리고 평생 고향에 돌아갈 날만 기다리면 사는 과천댁 할머니의 풋풋한 사랑, 부모없이 혼자 떠돌다 함께 살게 된 어린이의 깨끗한 마음 때문에 차마 심판의 손을 내리치지 못한다. “얘야, 난 더 이상 못 견디겠다. 가슴이 터지는 것 같구나. 그만 하늘 나라로 돌아가자꾸나.” “하지만 아버지, 우리가 세상에 올 때 모든 걸 단단히 각오하기로 하셨잖습니까? 가엾은 사람들과 같이 세상 되어 가는 것을 보고 듣고, 그리고 몸소 겪으면서 살아 보자구요.” “그렇지만 내가 만든 세상은 이런 것이 아니야. 그리고 내가 만든 사람도 이렇지는 않았어.” “그런데 어째서 이런 세상이 되어 버린 거죠?” 하느님과 예수가 달동네 산등성이에서 휘황찬란한 불빛이 번쩍거리고, 그중에서도 교회 십자가 불빛이 밤하늘의 별빛이 부끄러울 정도로 빛나고 있는 서울 시가지를 내려다보면서 주고받는 이야기다. 하느님이 만든, 하느님 같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한겨레신문 02/01/14 이주영(서울 삼전초등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