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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도서

콩, 너는 죽었다

지은이
김용택
출판사
실천문학사
페이지수
128
대상
시골학교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김용택 선생님의 동시집이다. 어른이 쓴 시이지만 아이들의 언어를 십분 구사하고 있어 정감있다. 1부는 '우리 학교', 2부는 '우리집', 3부는 '할머니', 4부는 '자연'으로 구성되었는데, 모두 일상 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친근한 소재로 이루어져 있다. 어린이들이 동시를 좀 더 편한 마음으로 접할 수 있을 것이다. 미디어 서평 섬진강시인 김용택, 동시집 펴내 「동무 없으면/냇가에 나가서 고기들이랑 놀지/동무 없으면/동무 없으면/동무가 없으면/우리 동네 나 혼자니까/나랑놀다가/그냥자지 뭐/소쩍새 소리나 듣다가/그냥자지 뭐」 김용택(50 사진) 시인이 살고 일하는 전북 임실의 덕암초등학교 마암분교에는 열아홉명의 아이들이 다닌다. 산골마을 아이들에게는 동무가 없을 때가 많다. 그럴 때 그들은 다람쥐 붕어 개구리 소쩍새와 벗한다. 김씨의 표현으로는 혼자서도 「단풍잎처럼 뛰어논다」. 그 아이들을 보며 김 씨는 동시를 썼다. 토요일마다 하는 글쓰기 공부시간에 선생님인 김씨도 아이들이 쓰는 공책에 동시를 썼다. 그가 새로 낸 책 「콩, 너는 죽었다」(실천문학 사 발행)는 그렇게 그가 3년여 쓴 동시를 모은 것이다. 「우리 학교」「우리 집」「할머니」「자연」의 4부로 나뉘어진 시집에 실린 동시 68편은 학교와 집을 오가며, 따뜻한 가족과 자연의 품에서 티없이 자라는 아이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동시를 쓰는 김씨의 마음은 그대로 떼묻지 않은 아이들의 마음을 따라간다. 농촌실은 그의 동심에 잡히면 한 폭의 슬픈 그림이 된다. 「하루종일 비가 서 있고/하루종일 나무가 서 있고/하루종일 산이 서 있고/하루종일 옥수수가 서 있고//하루종일 우리 아빠 누워서 자네」(「비오는 날」전문) 글을 쓰면서 아이들 글을 보고 내 글을 보면, 내 글이 항상 아이들 글보다 못했습니다고 말한 김씨는 그래서 이 시집에 실린 시들은 아이들이 내게 가르쳐준 동시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시심의 스승인 마암분교 아이들이 쓴 동시들도 모아 곧 한 권외 책으로 묵을 생각이다. <한국일보 98/11/11 문화/하종오기자> 갈수록 황폐화하는 농촌 실상 묘사/마암분교 아이들 가르치며 자연과 벗하는 원초적 모습 그려 섬진강 시인 김용택(50)씨가 동시집 〈콩, 너는 죽었다〉(실천문학사)를 펴냈다.전북 임실의 인공 호수 위에 자리잡은 운암초등학교 마암분교.스스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학교라고 자랑하는 이 학교에서 그는 토요일마다 아이들과 함께 글쓰기 공부를 하고 있다. 『감꽃 피면 감꽃 냄새/밤꽃 피면 밤꽃 냄새/누가 누가 방귀 뀌었냐/방귀 냄새』(「우리 교실」).태어나 자란 고향에서 수십년 째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김용택 씨의 동시에는 아이다운 천진성과 순수가 담겨있다. 『병태 발가락이/양말을 뚫고 쏘옥 나왔네/어, 추워/어, 추워/병태 엄지발가락이/꼼지락꼼지락 양말 속을 찾지만/병태 발가락/들어갈 곳이 없네/어, 추워/어, 추워/병태 양말 빵꾸났네』(「병태 양말」)와 같은 시에서 보이는 것은 구멍난 양말이 상징하는 가난에 못지않게 그것을 받아들이는 건강한 힘이다. 전교생이 열여섯 명이라는 마암분교의 상황은 갈수록 공동화·황폐화해가는 농촌의 실상을 보여준다. 그래서인지 시집에는 동무가없어 외로워하는 농촌 아이들의 모습이 자주 등장한다.『다 어디 갔니?/다 어디 갔니?/숨바꼭질 할 사람 빨리 나와라/숨바꼭질 할 사람 여기 붙어라/저녁밥 먹고 달 보며/논배미에서 부르던 소리/다 어디 갔니?/모두 다 어디들 갔니?』( 「산골 동네」에서) 피서 차량을 두고 산과 바다와 강을 뜯어먹으러 가는 벌레 같(피서)다고 말하는 문명비판적 메시지의 시도 있지만,시집의 주종을 이루는 것은 자연과 분리되지 않은 삶의 원형적 형태를 그리는 시들이다.『콩타작을 하였다/콩들이 마당으로 콩콩 뛰어나와/또르르또르르굴러간다/콩 잡아라 콩 잡아라/굴러가는 저 콩 잡아라/콩 잡으러 가는데/어, 어, 저 콩 좀 봐라/쥐구멍으로 쏙 들어가네//콩, 너는 죽었다』(「콩, 너는 죽었다」).<한겨레신문 98/11/17 최재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