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김향이의 중단편 동화 네 편이 묶인 모음집. '폭넓은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도 저자의 의도가 글 속에서 충분히 소화되고 있어 문학적 완성도가 높고, 대화와 문장을 다루는 힘이 탄탄하다. 또한 평범한 소재에서 깊은 의미를 끌어내는 작가의 역량이 뛰어나다.'라는 평과 함께 대산문화재단 창작지원금을 받기도 한 작품이다.

표제작인 '내 친구 왕뚜껑'에서는 엄마가 안계시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다른 누구보다 밝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친구 왕뚜껑이 등장한다. 왕뚜껑의 아버지는 꽃신을 만드는 갖바치이다. 늘 엄마의 잔소리를 들으며 학원에 다니는 주인공 준현이는 어느 날부터 왕뚜껑을 새로운 눈으로 보게된다. 자유로와 보이는 왕뚜껑의 생활이 부럽기도 하고, 안스럽기도 하고, 뭔가 아주 특별한 아이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면서 왕뚜껑과 준현이는 애틋한 우정을 키워나가게 된다.

그런가하면, '흰머리산 하늘연못'은 백두산을 이르는 말로, 할아버지의 조카와 그 식구들을 만나기 위해 연변으로 날아간 통일이와 할아버지, 엄마, 아빠의 이야기이다. 수십년만의 재회와 그리운 백두산으로의 그 감격스러운 산행 등이 정겹고 따뜻하게 그려져 있다. 가족간의 정과, 더 나아가서는 동포애까지 느끼게 하는 감동적인 글이다.

이 외에 미래의 꿈을 그리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다룬 '낡은 가방의 비밀'과 아무에게도 인정받지는 못하지만 그 누구보다 순수하게만 보이는 채린이 삼촌의 꿈과 희망을 담은 '속삭임'이 함께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