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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도서

클로디아의 비밀

지은이
E.L.코닉스버그
출판사
비룡소
페이지수
208
대상
미디어 서평 미술관이 이렇게 신나는 곳일 줄이야...-12살 가출소녀 모험 그려 어린이들이 꿈꾸는 환상적인 모험은 바닷속이나 우주공간같은 '저 먼 곳' 에서나 가능한 것일까. 사람이 바글바글한 도시, 발디딜 틈조차 없는 대형 미술관이야 모험은 커녕 숨이 답답한 공간일 뿐일까. '클로디아의 비밀' (코닉스버그 지음.햇살과나무꾼 옮김.비룡소)과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미술관' (메리디스 후퍼 지음.김남중 옮김.국민서관)은 이런 선입견을 여지없이 부수어버린다. 이 책들은 미술관을,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 가득한 재미있고 신나는 모험 대상으로 탈바꿈시켰다. 뉴욕 근교에 사는 열두살짜리 소녀의 가출 이야기를 담은 '클로디아의 비밀' .미국의 가장 큰 미술관인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배경이다. 세상이 지루하고 엄마 잔소리도 귀찮아 가출을 결심한 클로디아는 홧김에 배낭 하나 들고 집을 뛰쳐나가는 켸켸묵은 방법대신 치밀한 계획을 세운다. 클로디아가 선택한 곳은 '편안한 잠자리가 보장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남동생 제이미와 함께 집을 나온 클로디아는 경비원의 눈을 피해 미술관에 둥지를 튼다. 문을 여닫는 시간에는 발이 안보이게 화장실 변기 위에 숨어있는 신세지만 밤만 되면 마리 앙뜨와네뜨의 화려한 침대에서 잠을 자고 분수대 안에서 목욕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클로디아는 미술관이 단돈 2백25달러에 사들인 천사상이 미켈란젤로의 조각으로 추정된다는 기사를 읽고 이 조각상의 비밀을 캐나간다. 지난 1967년 미국 어린이 문학상인 뉴베리 상을 받은 이 작품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바래지 않은 유쾌한 상상 덕택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미술관' 은 상상력이 한층 더 발휘된 이야기. 런던 국립미술관에 걸린 그림 속 개들이 일년에 한번씩 그림을 뛰쳐나와 파티를 벌인다는 설정이다. 그림 속 개들은 매년 아무일 없다는듯 제 집을 찾아 들어갔지만 기여코 사건이 터지고 만다. 때마침 사람들이 남겨놓은 술을 개들이 먹고 정신을 못차려 집을 잘못 찾아들어간 것. 쇠라의 '미역감는 사람들' 의 갈색개가 얀 반 아이크의 '아놀피니 부부의 초상' 속 침실에서 발견되는 등, 다음날 미술관은 바뀌어버린 개들 때문에 소동이 인다. '클로디아의‥' 이 초등학교 고학년용 장편동화이고 '세상에서 가장‥' 은 저학년용 그림동화라는 점에서 서로 다르지만 두 작품 모두 어린이들이 미술관을 친숙한 공간으로 느끼게 도와준다는 장점을 공유하고 있다. <중앙일보 00/7/7 안혜리 기자> 남매가 미술관으로 가출한 까닭? 미술관으로 가출을 한다? ‘클로디아의 비밀’(글·그림 코닉스버그, 햇살과나무꾼 옮김, 비룡소)은 미국에서도 가장 큰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으로 1주일간 가출한 어린 남매 이야기다. 집을 나간 이유는 다람쥐 쳇바퀴처럼 돌고도는 하루하루의 ‘시간표’가 지긋지긋했기 때문. 하지만 삶이 지긋지긋했던 것은 자신을 푸대접하는 부모나 꽉 짜인 시간표 탓이 아니라 자신의 내부에 ‘비밀’이 없었던 탓이라는 깨달음에 이른다는 줄거리다. 12살 여자아이 클로디아를 통해 자신의 소중함을 ‘밖’에서 찾으려 하고 그래서 뛰쳐나가고 싶어하는 사춘기 아이들의 생각을 잘도 담아냈다.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은 상상력이 구체적인 사실들에 기초해 펼쳐진다는 점에 있다. 전시품인 마리 앙투와네트 침대에서 잠을 자고, 미술관 안 분수대에서 목욕을 하며, 일요일에는 예쁜 색유리 창문이 있는 중세시대 전시관에서 기도를 하는 등의 묘사에서 바닥면적만 8만여㎡에 36만5천여점의 예술작품을 소장한 미술관의 이모저모가 드러난다. 용돈을 모아 마련한 24달러 30센트의 ‘거사 자금’으로 1주일을 버티는 상세한 지출 내용도 흥미롭다. 가출 장소로 풀벌레가 날아드는 불편한 곳이 아니라 우아하고 깨끗한 미술관을 선택한 점이 또한 앙증맞다. 다만 주인공인 가출 남매가 스스로 자료를 찾고 파일을 만들어 궁금증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한국의 실정과는 많이 다른 듯하다. 클로디아 남매는 가출 중에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미켈란젤로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천사 조각상’을 단돈 250달러(물론 아이들에게는 거금)에 사들이자 미술관 자료실을 뒤져 조각상이 미켈란젤로의 작품임을 증명하려 애쓴다. <경향신문 00/7/6 김중식 기자> 아이들은 왜 가출충동을 느낄까.5,6학년 정도가 되면 아이들 마음속에는 동요가 인다.하지만 그 이상야릇한 감정의 원인이 자신의 내부에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모든 게 자신을 몰라주는 주위 탓이다.자신의 가치를 주위에서 찾으려 하고 또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그 바람이 '가출'이라는 형식으로 나타나는 것이다.미국의 인기 동화작가 코닉스버그가 쓴 <클로디아의 비밀>의 주인공 클로디아 역시 엄마 ·아빠가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가출한 12세 소녀다. 가출생활이라면 보통 로드 무비처럼 여행중에 스토리가 진행될 것 같지만 이 동화는 그런 상상을 배반한다.미국에서도 가장 큰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으로 가출한 클로디아와 남동생 제이미가 엉뚱하게도 유명 미술품의 비밀을 캐어간다는 것이 기둥줄거리다.아이들은 전시된 마리 앙투와네트의 침 대에서 잠을 자고,이집트 전시관에서 피라미드 제조과정을 배우는가하면,이탈리아 르네상스를 배우기도 한다.작가는 이 지점에서 프랭크 와일러 부인이라는 한 명의 화자를 내보낸다.그를 통해 비밀의 신비한 힘을 보여준다.진정한 변화는 자신의 내부에서 온다.그 변화의 열쇠는 바로 ‘비밀’이다.비밀은 안전하면서도 완벽하게 한 사람을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클로디아와 제이미는 미술관에 전시된 천사조각상의 비밀을 쫓다가 자신만의 비밀을 간직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마음속 비밀의 방을 갖는 것은 아이들이 ‘또 다른 나’를 만나는 방편이자 성장의 비결이다.동화속 주인공들은 결국 비밀을 간직한 채 훌쩍 자란 모습으로 집으로 돌아간다.‘가출교과서’라 할 만큼 촘촘하게 가출의 정황이 묘사된 이 동화는 우리에게 나직이 말을 건넨다.여러분도 비밀이 있나요.가슴속에 고이 간직한 아름다운 비밀.그 비밀이야말로 여러분을 가장 자기답게 만들어 주는 것이랍니다. <대한매일신문 00/07/11 김종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