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선택 > 권장도서 > 초등5~6

권장도서

할매, 나도 이제 어른이 된 거 같다

지은이
이승희
출판사
굴렁쇠
페이지수
238
대상
초등 5
밀양 단산 5, 6학년 초등학교 어린이들과 이승희 선생님이 한 식구처럼 살면서 쓴 글을 모은 책이다. 1부에는 수세미 가꾼 이야기, 2부에는 사춘기를 지나며 만나는 이야기들, 3부에는 땀흘려 일하며 겪을 일들, 4-6부는 가족과 우리 마을 이야기 속에 서로 도우며 사는 넉넉한 고향 인심과 만날 수 있다. 미디어 서평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과 유치원 아이들 글 모음 이승희 선생이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은 ‘자연’만이 아니다. 글짓기도 가르친다. 16년째 ‘한국글쓰기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 선생은 첫 발령을 받은 부산진구의 가야 초등학교 때부터 줄곧 반 아이들의 글을 모아 ‘연필로 그리는 마음’이라는 이름으로 학급 문집을 내 왔다. 말보다는 글이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믿는 이 선생은 아이들에게 날마다 일기 쓸 것을 강조한다 . 그렇다고 매일 일기 썼는지를 검사하지는 않는다. 일기는 개인의 역사이므로 날마다 기록하면 나중에 좋은 추억거리가 될 것이라고 알려 주고 하루 동안 자신의 마음을 움직인 사건과 이야기 등을 솔직하게 적으라고 가르친다. 하지만 정 쓸 것이 없으면 안 써도 된다고 말한다. 올 3월 초 이 선생은 『할매, 나도 이제 어른이 된 거 같다』(굴렁쇠)라는 단행본을 엮었다. 글쓴이는 98년 부임 이후 첫 담임을 맡은 단산초등학교 5학년 아이들. 이들과 함께 6학년에 올라가 2년 간 생활했다. 이 선생이 나눠 준 수세미 씨앗으로 가을까지 가장 큰 수세미를 가꾼 이야기, 여자 아이들의 초경 등 몸이 커 가면서 생각도 커 가는 아이들의 이야기, 아버지에게서 나는 소똥 냄새가 좋은 이유 등 농사를 이해하게 된 이야기,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의 역사와 이웃 이야기 등이 재미있게 쓰여 있다.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지금 모두 중학생이 되었다. 이 선생은 올해는 귀여운 1학년생 7명을 가르치고 있다. 전교생이 64명밖에 안 되는 이 시골학교는 폐교 대상. 하지만 학부모들의 반대로 아직 폐교 날은 잡히지 않았다. 언제까지 이 코흘리개들과 생활할지 모르지만 맞춤법도 모르고 그림도 잘 그리지 못하는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올 1학기를 《연필로 그리는 마음》이라는 학급 문집으로 남길 예정이다. 만약 폐교가 결정된다면 이 아이들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추억이 될 테니까. <경향신문 00/04/24 조현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