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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도서

싸우는 아이

지은이
손창섭 글/김호민 그림
출판사
우리교육
페이지수
216
대상
초등 5
60년대가 배경인 장편 소년소설이다. 주인공 찬수는 부당한 어른과 싸우고 자신을 괴롭히는 또래와 싸운다. 사건마다 몸싸움을 벌이는데 그 상황이 자연스럽고 재미있다. 찬수의 싸움은 생존을 위한 싸움이었고 정의로운 것이며 그 모습은 당당하고 생동감 있다. 미디어 서평 불끈 쥔 주먹속엔 ‘희망꽃’이… 『싸우는 아이』의 주인공 찬수는 귀여운 싸움꾼이다. 겉으로만 보면 매일 싸우는 망나니다. 사글세를 내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할머니를 위해 외상값을 떼먹으려는 이웃집 아줌마와 싸우고, 사환으로 일하는 누이의 밀린 월급을 받으려 경리과장과도 싸운다. 식모살이하는 이웃집 영실이가 불쌍해 영실이 주인집 가족과도 연일 다툰다. 하지만 찬수가 싸우는 진짜 이유는 이기심과 위선으로 가득찬 동네 어른들에게 조그만 주먹으로 야유와 조롱을 퍼붓기 위함이다. 초등학교 5학년으로 부모없이 자란 찬수는 병든 할머니와 하나뿐인 누이를 위해서라면 힘든 일이라도 적극적으로 이겨내는 강한 소년이다. 약한 동무들을 위해서라면 따뜻한 마음으로 주먹을 불끈 쥐는 악바리다. 단편소설 『잉여인간』의 작가 손창섭(79)씨의 소년소설 『싸우는 아이』는 병든 몸으로 행상을 하는 할머니와 어린 나이에 공장에서 돈을 버는 누나를 둔 찬수가 50년대의 혹독한 경제적 어려움 등과 싸우며 굳세게 자라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손씨는 단편소설 『혈서』로 현대문학 신인문학상(55년), 『잉여인간』으로 제4회 동인문학상(59년)을 수상하는 등 독특한 문학세계를 구축한 1950년대의 대표적 소설가. 1960년대 들어 차차 작품활동을 줄이다가 72년 일본으로 건너간 뒤 소식이 끊겼다. 손씨가 1950년대 발표했던 소년소설 『싸우는 아이』가 50여년을 뛰어넘어 요즘 어린이들과 전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끼가 잔뜩 낀 담벼락을 배경으로 배를 곯며, 월사금 때문에 중학교 진학에 어려움을 겪는 찬수를 요즘 어린이는 어떻게 상상할까. 그러나 『싸우는 아이』가 강조하는 것이 이런 가난함이 아니라, 어려움을 겪는 가족과 동무들을 다독이고 스스로도 희망을 잃지 않는 동지애에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이 동화가 지금도 유효한 덕목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싸우는 아이』와 함께 발간된 ‘장님 강아지’ 역시 손씨가 1955~59년 어린이 잡지 ‘새벗’ 등에 연재했던 작품 7편을 모은 것이다. ‘장님 강아지’에서 주인공 종수는 앞 못보는 강아지를 애지중지 보살핀다. 옆집 개가 장님 강아지를 물려고 덤비자 몽둥이로 옆집 개를 결국 죽인다는 섬뜩한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종수의 애틋한 마음씨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꼬마와 현주’에서는 병든 닭을 살리고 싶은 어린이를 그린다. 1950년대뿐만 아니라 지금도 여전히 이해할 수 있는 어린이의 마음이다. <문화일보 북리뷰 01/04/04 정동근 기자> 모두 어려웠던 1950년대 그래도 동심만은 따뜻 1950년대의 대표적 소설가 중 한명이었으나, 72년 일본으로 건너간 후 소식이 두절된 손창섭(79)씨의 동화집 2편이 재출간됐다. 어린이책 전문 출판사인 우리교육은 최근 손씨의 장편 동화 『싸우는 아이』와 단편 동화집 『장님 강아지』를 펴냈다. 1950년대 씌어진 『싸우는 아이』는 91년 새벗출판사에서 단행본으로 나왔다가 절판됐고, 『장님 강아지』는 1955~59년 월간 '새벗'등에 실렸던 작품 7편을 모은 것이다. 평양에서 태어난 손씨는 1952년 단편 '공휴일'과 '사연기'로 등단했다. 55년 '혈서'로 현대문학 신인문학상을, 1959년에는 '잉여인간'으로 제4회 동인 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30대 초반에 독특한 문학세계를 구축했다. 그러나 1960년 자전적 소설 '신의 희작'을 발표한 후 작품활동을 줄이더니 72년 일본으로 건너간 뒤에는 아예 소식이 끊겼다. 그는 이기심과 위선으로 가득찬 인간을 마음껏 야유하고 조롱한 작가였다. 일본에서 고학으로 중학교를 다니며 냉혹한 현실을 살아야 했던 작가의 세계관이 투영된 것이다. '신의 희작'에서 언급한 '부모도 형제도 고향도 집도 나라도 돈도 없는 육신과 정신의 고아'는 바로 작가 자신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인간의 따스한 애정을 그리워했다. 이는 그의 몇 안 되는 동화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싸우는 아이』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친구들에게 사랑을 나눠줄 줄 아는 찬수의 가족 이야기이다. 병든 몸으로 행상을 하는 할머니와 어린 나이에 공장에서 돈을 버는 누나, 스스로를 다독이며 열심히 살아가는 찬수의 삶에서 작가는 고난과 희망을 동시에 발견한 것이다. 단편 동화집 『장님 강아지』에서도 작가의 의도는 쉽게 읽혀진다. 표제작 '장님 강아지'에서 주인공 종수는 앞 못 보는 강아지를 애지중지 보살핀다. 옆 집 개가 자신의 강아지를 물려고 하자 몽둥이로 그 개를 쳐서 죽인다는 섬뜩한 내용이지만, 종수의 애틋한 마음씨로 인해 작품 분위기는 그리 험악해지지 않는다. '꼬마와 현주'에서는 병든 닭을 살리려는 한 어린이를 애정어린 시선으로 그렸다. 동화집은 일제 강점과 한국 전쟁기 속에서 거의 단절되다시피 한 한국 아동문학사의 맥을 잇는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강아지가 변소 통에 빠지거나 도시락 반찬으로 고추장과 새우젓을 싸온 이야기, 아이들이 전차와 달리기 경주를 하는 장면 등 1950년대 풍경도 살갑기만 하다. <한국일보 01/04/03 김관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