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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도서

행복

지은이
개르트 호프만/김원익 역
출판사
찬섬
페이지수
317
대상
게르트 호프만의 작품은 유머러스하면서도 마음을 따뜻하게 이끄는, 결코 잊혀질 수 없는 서정성과 함께 대가다운 탁월한 언어구사와 독특한 문체로 읽는 이들을 한없는 상상력과 호기심 속으로 달려가게 한다. 말년의 작품 가운데 이미 번역 출간된 『나의 사랑 슈테가르딘』과 이 책 『행복』에서 이러한 호프만의 면모는 잘 드러난다. 소설 『행복』은 서술자 '내'가 누이동생과 엄마를 떠나 아빠와 함께 루쓰도르프라는 곳으로 이사하기로 한, 고향에서의 마지막 날에 일어난 일과 과거에 대한 회상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시간적으로 아버지가 어머니의 집에서 나가기 위해 짐을 싸기 시작해서 엄마와 결혼하게 될 헤르켄라트씨가 오고, 그와 동시에 이삿짐 트럭이 와서 집을 싣고 떠나는 장면으로 끝난다. 이 소설의 묘미는 그 내용을 이루고 있는 가정파괴의 문제 자체가 아니라 그 독특한 서술시각과 그 내용이 우리에게 주는 상징적 의미에 있다. 미디어 서평 독일 현대문학의 거두 게르트 호프만(1931∼1993)의 장편소설 '행복'(도서출판 찬섬)이 번역 출간됐다. 국내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나의 사랑 슈테가르딘'으로 유명해진 작가는 '행복'을 통해 부모의 이혼으로 파괴돼가는 한 가정의 모습과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질문한다. 열살 짜리 아들과 다섯살 짜리 딸을 둔 부모가 어느날 이혼한다. '행복'은 서술자인 아들이 누이동생과 엄마를 떠나 아빠와 함께 루쓰도르프라는 곳으로 이사하기로 한, 고향에서의 마지막 날에 일어난 일과 과거에 대한 회상으로 이루어져있다. 아빠가 엄마집에서 나가기 위해 짐을 싸기 시작해, 엄마와 결혼하기로 한 새 남자가 오고, 그와 동시에 이삿짐 트럭이 와서 짐을 싣고 떠나는 것이 마지막 장면이다. 지루할 수도 있는 평범한 스토리다. 그러나 이 소설의 묘미는 스토리보다도 작가의 독특한 서술방법이다. 내레이터를 어린이로 삼는 것은 작가가 애용하던 방법인데, 그런 방법은 어떤 상황을 객관적이고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효과를 가져온다. 소설속의 아버지는 현실 앞에 무릎을 꿇는 실패자요, 파멸자다. 그래서 읽다보면 대규모 실직사태 속에서 고통받고 있는 우리 아버지들의 얼굴이 오버랩된다. 독일판 '아버지' 같은 소설이다. <조선일보 98/04/12> 독일 작가 게르트 호프만의 장편 '행복'(김원익 역, 찬섬)이 출간됐다. 가정과 사회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는 독일 판 '고개 숙인 아버지' 얘기. 순진 무구한 아이들의 시선으로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탐구한 작품이다. 소설은 아버지가 이삿짐을 싸는 장면부터 시작한다. 유명한 소설가가 되는 게 꿈이지만 돈 버는 데는 재주가 없는 가장. 열 살인 '나'와 다섯 살 난 여동생의 눈에 비친 아빠는 애처롭기 그지없다. 이상주의자인 아빠는 현실 논리를 대변하는 엄마에게 천대 받으며 무시당한다. 급기야 엄마는 무능한 남편과 갈라서기로 하고 슈퍼에서 우연히 알게 된 남자를 새로 맞으려 한다. 이제 자신의 행복을 찾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들이 보기에 아빠는 진지하고 사물을 관찰하는 눈도 예사롭지 않다. 아빠를 좋아하는 만큼 엄마의 애인을 골탕먹이고 싶어하는 오누이의 행동이 앙증맞다. 이삿짐 트럭을 기다리는 동안 엄마 아빠가 헤어지게 된 과정과 동생이랑 떨어져 살아야 하는 아픔을 곱씹는 나. 마지막 순간까지 화해를 시도하던 아빠는 끝내 엄마의 마음을 돌리는데 실패한다. 이삿짐 트럭에 올라타고 부자가 밤길을 떠나는 마지막 장면은 IMF시대를 맞은 우리나라의 수많은 아버지들을 떠올리게 한다. 그렇다고 이 작품이 어두운 것만은 아니다. 솔직하고 천진스런 아이들의 시각이 곳곳에서 웃음을 자아낸다. 투명한 수채화 같기도 하고 서투른 크레파스 그림 같기도 한 동심의 세계가 '추락하는 아버지'의 뒷모습과 묘한 대조를 이룬다. <한국경제신문 98/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