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선택 > 권장도서 > 청소년

권장도서

전태일 평전

지은이
조영래
출판사
돌베개
페이지수
320
대상
이 책은 고 조영래 변호사가 수배생활 중 혼신을 다하여 집필한 것으로, 전태일 열사가 자신과 동료들이 겪고 있었던 고난의 삶과 고통스러운 노동현실에 분노하다가 노동법을 알게 되어 결국 평화시장의 노동자들과 함께 투쟁의 길로 접어들어서는 과정 등이 감동적으로 그려져 있다. 삶과 투쟁의 과정에서 생기는 고민, 방황, 헌신적 인간애 등을 통하여 인간 전태일을 느낄 수 있다. 미디어 서평 ‘책파는 기쁨을 아시나요’ 몇 해 전 ‘그날이 오면’ 서점 10돌을 기념해 설문조사를 했다. 10년 동안 가장 많이 팔린 책은 무엇일까, 또 자신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감동적인 책은 어떤 것일까. 결과는 단연 『전태일 평전』이었다. 20대 중반, 진로에 대해 많은 고민과 모색을 하던 내게도 전태일은 밤새 눈물로 책장을 얼룩지게 했다. 70년 11월13일, “근로기준법을 지키라”고 절규하며 분신한 그의 삶에서, 초등학교 졸업 후 무작정 상경했다가 몇 년 뒤 중동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고향친구를 보았다. 전태일의 죽음은 가난한 이웃을 위해 십자가에 달린 예수의 모습이었다. 그의 생각 속에서 자본주의 사회의 본질을 파헤친 마르크스의 <자본>을 읽었다. 내가 정말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책으로 파는 일은 이중의 기쁨이다. 최근 사진자료와 연보 등을 보충한 개정판이 나왔다. 전태일에게서 감동을 얻는 독자가 줄어드는 데 대한 안타까움이 있다. 그가 ‘굴리다 못 굴린 덩이’를 계속 굴려 갈 또다른 수많은 전태일을 계속 보고 싶다. 한겨레신문 책과사람 01/9/15 김동운 (서점 '그날이 오면' 대표)> 어느 청년 노동자의 삶과 죽음 모란공원에 간다. 그곳엔 내가 태어나던 해에 죽은, 아직도 스물두 살인 전태일이 있다. 그리고 문익환, 박영진, 박래전, 성완희, 문송면, 김귀정, 조영래…. `민주 열사 묘역'에 들어서는데 낯익은 노래 소리가 들려온다. 창살 아래 네가 묶인 곳 살아서 만나리라. 밥이 되지 않고, 알콩달콩 생활의 잔재미를 북돋우지도 못하는 `기억'을 더듬으며 저들과 나는 왜 이곳에 오는가. 오월과 십일월이면 밀린 부채를 탕감하듯 나는 왜 서둘러 묘지를 찾는가. 묘지 부근에서 유독 살지게 자라는 나무들. 붉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움켜쥔 적단풍나무 줄기에 이마를 댄다. 어떤 꿈을 덜고 어떤 꿈을 더하러 우리는 묘지로 오는가…. 고백하건대, 어떤 `책'을 읽고 눈물 흘려본 기억이 있다면 내겐 이 책이 유일하다. 그것은 좋은 책이라든지 감동적인 책이라든지의 범주를 넘어선, 날것 그대로의 아픔과 분노가 촉발시킨 눈물이며 그때의 눈물은 카타르시스의 둥근 포용성이 아니라 날카로운 예각으로 나의 내부를 찢으며 온다. 어린 스물에 <어느 청년 노동자의 삶과 죽음>은 그렇게 와서 내 바깥의 `나들'을 깨닫게 하고 인간에 대한 예의와 `인간적인'이라는 말이 빚는 빛과 그늘의 웅덩이를 들여다보게 하였다. “이 결단을 두고 얼마나 오랜 시간을 망설이고 괴로워했던가. 나는 돌아가야 한다. 불쌍한 내 형제의 곁으로, 내 마음의 고향으로…내 이상의 전부인 평화시장의 어린 동심 곁으로. 나를 버리고, 나를 죽이고 가마. 조금만 참고 견디어라. 너희들의 곁을 떠나지 않기 위하여 나약한 나를 다 바치마.” 국민학교조차 졸업할 수 없었던 삶의 조건 속에서 전태일이 남긴 빼곡한 일기 속에는 인간에 대한 절망과 분노와 탐구와 희망과 고통받는 어린 생명들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 있다. 지극한 사랑을 품은 대가로 그는 스물두 살의 나이에 분신 산화하였다. 1970년 11월 13일. 그리고 시작되었다. 그 이전엔 아무도 말하지 못했던 `노동자'의 대자적 인식이, 인간의 조건을 각성한 `노동운동'의 격류가. 우리는 흔히 `평균적'으로 살만해졌다고 말한다. 그러나 모두가 배불러도 단 한명의 굶주린 이가 있다면 이것은 잘못된 일이다. 바로 이 땅에서, 가까이 북녘에서, 몸 팔러 고향을 떠나온 이국의 노동자들 속에, 제3세계에 가해지는 숱한 폭력과 착취 속에, 이 막돼먹은 세계 속에 순연한 `긍정'이 놓일 자리는 불행히도 없다. `자기부정'과 `부정'을 `부정'하여 도달한 `긍정'의 좁은 문이 있을 뿐. 고치를 뚫고 나오는 나비처럼, 스스로를 태운 재 속에서 다시 생명을 얻는 전설의 새처럼. <한겨레신문 책의 발견 00/11/6 김선우(시인)>
다음글
심심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