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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도서

대중문화의 이해

지은이
김창남
출판사
한울
페이지수
278
대상
우리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옆구리를 간지르는 대중문화 속에 이데올로기적 음모가 숨겨져 있다면? 막시즘 계열의 사회학자들은 대중문화를 가장 이데올로기적이면서도 그렇지 않은 둣한 겉모습을 취하고 있는 문화로서 바라본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 대중문화를 폄하하는 태도 역시 지배층의 사고방식, 즉 이데올로기적 가치관이 아니냐고 비판하는 학자들도 있다. 이 책은 막시즘,구조주의 등 문화 현상을 비판하는데 주로 쓰이는 이론을 바탕으로 대중문화의 이면을 파헤친다. 미디어 서평 '비판의식 갖고 대중문화 봐야' '요즈음 유행하는 광고 카피 처럼 `왜냐고? 그냥!` 식의 문화 선택법은 문제가 있습니다. 여기에는 단순히 이유를 묻기 싫어하는 신세대의 성향이 반영됐다기보다 대중을 돈벌이용 꼭두각시로 만들려는 문화 자본과 외국 문화산업의 전략이 도사리고 있어요.' 본격적인 국내 대중 문화 비평의 개척자로 `대중문화의 이해`(한울 아카데미)를 펴낸 성공회대 金昌南(김창남·40·사진) 교수. 그는 '노래를 듣거나 TV드라마 한편을 보더라도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것이 피곤하고 쓸데없는 일처럼 보이지만 더 많은 재미와 즐거움을 누리는 지름길이자 생산적인 문화 발전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기성세대의 입장에서 못마땅하게 보이는 청소년 문화의 양상도 사실은 청소년을 소비 시장으로만 보는 문화산업의 상업주의 때문입니다. 대중문화를 저급 문화라며 편애하는 견해에도 문화권력을 가진 엘리트 주의자들의 입장을 반영하면서 이들의 이해를 위해 문화를 통제하려는 의도가 없지 않아요.' 책에서 金교수는 일제 이후 지금까지 우리나라 대중문화 흐름과 이의 배경이 된 문화산업과 국가권력의 경제적, 정치적 동기를 살핀다. 또 스타와 스타 시스템, 랩, 전자 게임, 스포츠 만화, 그리고 최근 특히 범람하는 쾌락 위주의 육체와 성문화 등의 사례를 통해 문화산업이 어떻게 대중의 문화 욕구를 이용하고 상품화해 왔는지를 설명한다. '가장 중요한 대중문화 수용 층인 청소년의 경우, 학교에서 교사들이 문화에 대한 비판의식과 문화적 자생력을 키워줘야 하나 현 교육 여건으로는 거의 불가능해요. 그렇다면 다양한 사회집단이 주축이 된 각종 형태의 시민운동이 발전하고 이 차원에서 청소년 문화에 대한 배려와 교육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 당연히 그는 자신의 책을 읽는 사람도 대중 문화 시장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이른바 `신세대`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감추지 않는다. 90년대 들어 문화의 시대니 문화 비평의 시대니 할 만큼 문화연구가 유행이지만 정작 담론의 주체가 돼야 할 청소년 등 문화 수용 층은 관심의 대상에서 소외돼왔다는 것이다.유신 말기인 78년 서울대 경영학과에 입학한 金교수는 노래 동아리 `메아리`에서 노래 운동을 하면서 대중문화 비평으로 아예 전공을 바꾼 국내 문화 비평가 그룹1세대 선두주자. 가요는 물론, 영화·비디오·TV·만화 등 대중 문화의 모든 것에 관심의 끈을 놓지 않는 그는 진보적인 월간지 `말`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며 민예총, 참여 연대 등의 시민운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金교수가 출강하는 서울대에서의 `매스컴과 현대 사회`은 3백50명의 수강생이 몰리는 인기 강좌이기도 하다. <문화일보 98/4/16 김종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