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선택 > 권장도서 > 청소년

권장도서

일본 대중문화 베끼기

지은이
이연 외
출판사
나무와 숲
페이지수
320
대상
우리 대중문화의 일본 베끼기, 그 구조와 병폐를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는 문화 비평서이다. 문학평론가를 비롯 영화평론가, 음악평론가 등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가 8인의 비평글을 모아 엮었다. 미디어 서평 표절로 얼룩진 우리의 자화상 한국은 '표절의 천국'인가. 영화. 만화. 애니메이션. 대중음악. 방송. 패션. 광고. 신문 등 분야별 전문가가 추적한 '일본 대중문화 베끼기' (나무와 숲·8천원)는 우리의 부끄러운 실상을 들춰내고 있다. 그냥 버려두자니 심각하고 건드리기엔 너무 예민한 부분을 가감없이 담고 있는 것이다. '표절 백서'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다. 영화의 경우 최초의 표절소동에 휘말린 、잃어버린 청춘'(유현목 감독·57년작, 일본영화 '夜終'과의 유사성 시비)에서부터 최근의 '접속' (장윤현 감독·97년작, 일본영화 '하루'와의 유사성 논란)에 이르기까지 사례는 수십편. 대중가요에선 엔카풍 금지사택에서 시작된 이후 룰라의、날개잃은 천사', 최근 H.O.T의 '열맞춰!' 표절논란까지 짚고 있다. 방송·만화·광고쪽 베끼기 실태 분석을 보노라면 말문이 닫힌다. 패션도 예외는 아니어서 연예인들의 경우 일본의 '스타 패션'을, 청소년들은 '스트리트 패션'을 그대로 본뜬다. 책의 본문에 나오는 '잡아 죽어라고 베끼고 있다'는 문구는 섬뜩하기까지 하다. 경희대 도정일(영문과 교수)는 이렇게 비판한다. '우리의 일본문화에 대한 태도는 이중적이고 위선적이다. 그게 어떤 부패조인지에 대한 심각한 반성도 없다. 그것은 '결핍'이 아니라 '부재'다.' <중앙일보 책 속으로 98/11/24 허의도 기자> '일본 복제' 부끄러운 현실고발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하지만 모방이 「표절」 차원으로 주저앉을 때는 창조에 대한 모독일 뿐이다.최근 출간된 「일본대중문화 베끼기」(나무와 숲)는 그 같은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보고서이자 고발장이다.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한국의 영화·방송·애니메 이션·가요·만화·패션 광고에 나타난 일본문화 표절사례를 집대성했다. 가요평론가 임진모씨는 국내소비자들의 감성 자체가 이미 일본화되었을 만큼 그간 표절이 만연했다고 본다.전 SBS 신용현PD가 작성한 「일본 표절가요 리스트」를 보면 음악적 개성을 자랑하는 국내가수들도 표절시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 드러난다. 영화평론가 양윤모씨는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 중 작고·현역 영화인 12명의 절반인 6명이 일본영화 표절논쟁에 휘말렸던 당사자』라고 밝힌다. 패션에서도 피부색이 같은 일본을 따라하는 게 새로운 스타일을 개발하는 데 드는 시간·비용을 아끼는 지름길이었다. 방송에서 일본 프로그램 베끼기는 작가나 PD 등 개인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편성팀과 경영자측에서도 한 몫 거들었다는 지적이다. 이 책의 서문을 쓴 경희대 도정일교수(영문학)는 '베끼기의 관행화보다 놀라운 것은 베끼기에 대한 혐오나 수치심도 없이 베끼기를 비호·은폐하는 부패구조'라면서 '베끼기는 일본측 생산자들에 대한 착취이자 한국의 창조력을 죽인다는 점에서는 비생산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경향신문 98/11/20 김중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