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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도서

희망의 이유

지은이
제인 구달/박순영역
출판사
궁리
페이지수
351
대상
침팬지와 함께 아프리카에서 생활하며 수많은 연구 업적을 남겼던 동물학자이자 인류학자 제인 구달의 자전적 에세이다. 그는 침팬지 연구가로서 뿐만 아니라 이 세상에 살아 있는 생명체, 인류와 공존하는 동물들의 권리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다. 모든 사람들이 나로부터 시작되는 선한 의지와 실천을 한다면 분명 이 세상은 희망으로 가득 찰 것이라는 메시지를 주는 책이다. 미디어 서평 自然은 우리 미래 비추는 거울 갈수록 온난해지는 겨울,오존주의보가 빗발치는 여름,잊을만하면 날아드는 오염 수입농산물 소식,온통 환경호르몬에 포위된 식탁….‘환경’은 이제 우리 일상에서 하루도 비켜 지날 수 없는 화두가 돼버렸다. 들을 때마다 섬뜩하지만 어째 피부에 잘 와닿지 않는 것도 사실.지구생태를 공유하는 당신이 그 생채기를 좀더 가까이 끌어안고 싶다면 이번주 서점가에 맞춤한 책들이 입맛대로 나와있다. ‘희망의 이유’(제인 구달 지음,박순영 옮김,궁리)는 한번 붙잡으면 단숨에 읽어내릴만큼 탄력있다.저명한 동물학자인 지은이가 침팬지 곁에서 보낸 일생을 회고했지만 그 명상적 어조는 새벽녘 정화수 한 그릇 떠놓고 펴보기에도 손색없다. 돌바기때 벌써 잠자리 한마리 죽음에 자지러지고,말라죽을세라 지렁이를 방생했던 제인이 동물들의 친구가 되기를 자청한 건 당연한 일. 스물여섯 붉디붉은 나이에 전인미답 탄자니아 곰베의 침팬지 소굴로 걸어들어간 이 간큰 여인은 40년간 관찰자로,기록자로 침팬지 곁을 지켰다.어느결에 그들의 대변인 겸 통역자가 될 정도로. 학계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릴 때 대학교육도 받지 않은 제인이 침팬지들 곁으로 다가가 무언의 우정을 나누는 장면은 뭉클하기까지 하다.유인원도 도구를 쓴다는 점을 최초로 밝혀내고 캠브리지대학에서 늦공부도 마쳤지만 제인은 곰베 숲을 떠날 수가 없다.침팬지들의 생래적 폭력성이 자꾸만 인간사회의 야만과 오버랩되기 때문. 책속에서 영적 힘으로 충만한 자연은 홀로코스트,사다트 암살,체르노빌 참사 등 인간이 초래하는 참극과 번번이 겹쳐놓인다.고통에 차서 이를 응시하면서도 지은이는 눈길을 돌리지 않는다.오히려 침팬지 하나에서 우주 삼라만상으로,더 높은 영적 존재로까지 뻗어가는 시선의 확장이 공명깊다. 인류에게는 이타심과 인내가 더욱 본원적인 가치라며 결국 신과 진보의 편에 거는 지은이의 믿음을 스스로의 삶자체가 뒷받치고 있어 더욱 감동적이다. ‘생명신호’(월드워치연구소 지음,도요새)와 ‘자연사박물관과 생물 다양성’(이병훈 지음,사이언스북스)은 이에 견주면 한층 전문 독자용이다. ‘생명신호’는 세계적 환경관련 NGO인 월드워치연구소의 연례보고서. 식량,에너지 등은 물론 경제,정보통신,사회,군사 등 한해동안의 지구 안위와 관련된 모든 분야에 ‘신호등’을 켰다.이번엔 핵발전 성장세 주춤,지구기온 하락 등 청신호와 함께 유전자조작 농작물 급증, 전쟁 증가 등 새로운 ‘주의보’를 내보냈다. ‘자연사박물관…’은 풍요로운 우리 생명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해 자연사박물관이 꼭 필요하다는 주장을 담았다.미국 1,200개를 필두로 전세계에 5,000개나 있고 북한도 하나 가지고 있는 자연사박물관이 우리에겐 전무한 게 현실.자연사 박물관의 기능,전시영역 등과 함께 생물다양성의 정의,국립자연사박물관의 추진현황 등을 생물학자인 저자의 자상한 해설로 들어본다. <대한매일신문 00/11/28 손정숙 기자> '침팬지 대모'가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 “오!우리는 이제 인간을 재정의하든지 도구를 재정의하든지 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침팬지를 인간으로 받아들여야 한다”.제인 구달 여사(66)의 침팬지 연구 업적을 이보다 잘 설명하는 말이 있을까. 인간만이 도구를 사용한다는 인식이 진리로 받아들여지던 1960년대,제인 여사는 아프리카 탄자니아 곰베에서 침팬지 ‘데이빗 그레이비어드’가 나뭇가지를 다듬어 흰개미를 잡아먹는다는 사실을 학계에 보고했다.이 보고는 인간이 아닌 동물이 도구를 사용한다는 최초의 기록이며,인간에 대한 새로운 방식의 탐구가 시작됐다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흔히 제인 구달을 ‘동물행동학의 거목’이라 부르는 이유다. ‘희망의 이유’(궁리)는 제인 구달 여사가 걸어온 삶을 기록한 자서전이다.고등학교를 졸업한 평범한 처녀였던 제인 구달은 1956년 26세때 아프리카로 여행을 떠난다.그곳에서 만난 인류학자 루이스 리키 박사는 제인에게 침팬지 연구를 제안하고,제인은 곰베에서 생활하며 침팬지 사회의 다양하고 놀라운 모습들을 속속 보고했다.도구사용,협동심,기술 이전,자식에 대한 사랑 등이 관찰됐다.침팬지는 사랑스럽기만 하다는 섯부른 환상도 함께 지워졌다.인간에게서나 발견될 법한 아름다운 모습의 반대편에는 새끼 잡아먹기,집단괴롭힘,종족간 전쟁 등 잔인한 형태의 본능도 함께 존재했던 것이다.“슬프게도 ‘고상한 유인원’은 ‘고상한 미개인’ 만큼이나 신화에 불과하다”. 그러나 제인 구달은 40년간의 영장류인 침팬지 연구와 보호활동을 통해 인간을 보다 풍부하게 알게 됐고 인간에 대한 희망을 발견하게 됐다.네덜란드의 한 동물원에 살고 있는 암컷 침팬지는 두마리의 수컷 침팬지가 싸운뒤 등을 돌리고 앉아 있을 때마다,둘 사이에 끼어들어 ‘털고르기’라는 놀라운 솜씨로 화해를 주선한다.제인 여사는 “침팬지가 자신들의 공격적인 성향을 조절할 수 있다면,인간도 그렇게 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한다.또 어른 수컷 침팬지가 물에빠진 동료의 새끼를 구하려다 익사했다는 사례도 보고됐다.인간이 침팬지보다 못할까.침팬지는 동료 침팬지를 구하기 위해 죽을 수 있을지언정,친구를 위해서 자신의 목숨을 버릴 것을 의식적으로 결정하지는 못한다.하지만 인간이 자신의 목숨을 버려 정의를 지키고,이웃을 구한 사례는 수없이 많다. 제인 여사는 인류의 환경파괴와 전쟁,이기와 탐욕을 우려한다.그러나 이러한 잘못을 극복해낼 힘 또한 인간에게 있음을 확신한다.“나는 우리 인간들이 충분한 시간이 지나면 도덕적인 사회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의심하지 않는다.그러나 문제는,지금과 같은 속도로 환경을 파괴한다면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것이다”.제인 여사는 “이제 곤경에 처해있는 침팬지들을 위해,다른 동물들을 위해,그리고 환경을 위해 무엇인가를 해야할 때”라고 강조한다.책에는 위기를 극복하려면 한 사람 한 사람이 조금씩이라도 성인(聖人)다워지도록 노력하는 길 밖에 없으며,인간은 분명히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가득하다. <국민일보 00/11/27 남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