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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교사 독서지도

제목 인물 탐구하기
인물 탐구하기는 작가가 직접 묘사한 대화, 행동, 생각 등을 바탕으로 직접 묘사되지 않은 인물의 성격까지를 추측하면서 인물의 가치관이나 특성을 파악하는 활동이다. 학생들은 이러한 활동을 통해  관심이 있는 인물과 실제적으로 공감하는 과정을 경험하면서 인간 이해의 폭을 넓히고 작품 감상의 지평을 넓힐 수 있다.-

① 탐구대상의 인물명
② 탐구대상으로 선정한 이유
③ 인물의 성격을 알 수 있는 부분(대화나 행동, 외양 묘사, 심리 묘사)
④ 인물의 성격과 특징(나이, 성별, 어조, 행동, 습관)
⑤ 인물의 모습
⑥ 인물에 대한 자신의 평가

안도현의 '짜장면'에서 '나'에 대한 탐구

서울사대부여중  3학년 7반 임서희

"인생에 있어서 가장 아름다운 일은 17살이나 18살쯤에 일어난다."
나는 지금 열일곱으로 가는 길목에 서 있다. 아직 열일곱이 되지 않아서, 그냥 평범한 여학생이어서 안도현의 ‘짜장면’ 주인공 '나'의 방황 이야기는 다소 먼 이야기로 느껴진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이것이 '하나의 존재'로 거듭 나가기를 원하는 현재 우리의 숨겨진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초등학교 때부터 1등을 놓쳐본 적이 없는 우등생 '나'. 어느 날 '나는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답답함을 느낀다. 그래서 '나'는 중국집의 배달원이 된다. 사춘기의 방황 그리고 열정이 '나'의 삶 속에 서서히 스며들기 시작한다. 어른들이 그어놓은 금 안의 세상에서 나오고 싶었던, 그리고 그렇게 했던 '나'는 자유를 원했다. 어떤 것이 우리를, 아니 사춘기의 기로에 서있는 나를 자유롭게 해줄 수 있을까.

그러나 이런 생각도 해 본다. 진정 '나'는 자유를 얻기 위해 가출했을까. 노란색으로 염색을 한 중국집 배달원, 폭주족, 가출…. 사회는 '나'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겠지만 '나'의 인생에는 그 시절의 자유를 찾기 위해 했던 모든 일들이 훗날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나'처럼 강렬한 방황은 아니더라도 지금 내가 겪고 있는 모든 일이 정말 소중한 것이라는 것을 나는 느끼고 살아가고 있는지….

"…어른들은 아이들이 짜장면이라고 쓰면 맞춤법에 맞게 기어이 자장면으로 쓰라고 가르친다.… 중국집에는 짜장면이 있고, 짜장면일 뿐이다. 나는 이 세상의 권력을 쥐고 있는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배워서 자장면이 아닌 짜장면을 사주는 날이 올 것이라 기대한다. " [책과 나]


쎄르쥬 뻬레즈 作 '당나귀 귀'에서 ‘레이몽’ 에 대한 탐구

2학년 8반 이지은

선생님이 또 아이들에게 질문을 시작했다.
“번호를 부를 테니 나오도록.”
나는 연필을 만지작거리며 고개를 푹 숙인다. 지금 내 눈앞에 보이는 건 오직 책 속의 활자뿐이다.
“14번 한번 해봐!” 14번……14번?!”
정신이 번쩍 뜨인다. 내 번호이다. 아이들은 킥킥거리고 나는 얼굴이 빨개져서 일어난다. 32명이나 되는 아이들과 선생님의 시선이 나에게 꽂혀 있다.

어지럽다. 머릿속에 수많은 글자들과 숫자들……장면들이 뒤엉켜 지나간다. 현기증이 난다. 선생님의 얼굴이 바로 코 앞에 있는 것 같다. 몇 초 동안의 침묵이 흐른다. 선생님이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 앉으라고 한다.

불과 몇 년 전 초등학교 때의 나의 모습이다. 『당나귀 귀』를 읽고 있는 동안 레이몽의 심리 상태와 행동이 어렸을 적의 나와 너무도 흡사해서 가슴이 두근거렸고 손에 땀을 쥐게 하였다.

집에서는 부모님께 학대당하고 학교에서는 공부를 못한다고 매일 선생님께 귀를 잡혀 ‘당나귀 귀’ 라는 별명이 붙은 레이몽. 자기 욕심만 채우는 주위의 어른들에게서 레이몽은 더 이상 배울 것이 없었다. 그나마 가장 큰 즐거움이 있다면 수요일 아침, 빵장수 아저씨의 용달차를 타고 마을을 돌면서 빵을 배달하는 일.

나의 초등학교 때는 친척 어른들이 3학년 때 처음 받은 <표창장>이라는 제목의 하얀 종이 쪼가리만으로 나를 단정지어 버렸고, 중 1때 나의 주위 사람들은 내가 어리버리하다는 둥, 표정이 없다는 둥, 멍하다는 둥 나의 겉모습만 보고 그렇게 말하곤 했다. 물론 별 뜻 없이 한 말이었겠지만 나는 너무 싫었다. 그러면서 바보같이 웃고 있었던 기억…….

하지만 특별한 수요일 아침의 레이몽처럼 나도 정반대의 나의 모습이 있다. 나의 둘도 없이 친한 친구 앞에서의 나는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내 모습과 완전히 반대이다. 아마도 그 친구와 나를 아는 다른 사람이 만나서 내 이야기를 한다면 그 친구는 깜짝 놀랄 것이다. 어떤 때는 나도 과연 나의 진실한 모습이 어느 것일까 궁금할 때가 있다. 그런 면에서 나와 비슷한 점이 많은 특별한 아이 레이몽이 정말 마음에 들고 내 친구로 삼고 싶다. [책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