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마당 > 부모/교사 글쓰기지도 > 글쓰기지도기초

부모/교사 글쓰기지도

제목 인지주의 쓰기 이론


1. 인지주의의 이해

1970년대를 전후로 등장한 구성주의는 지식이란 ‘고정적이고 확인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 개인의 사회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개인의 인지적 작용에 의해 각자 다르게 지속적으로 구성 ․ 재구성되어지는 것이라고 전제한다. 다시 말해 지식이란 구조화되어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실체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 개인의 경험이나 행동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구성주의는 크게 인지적 구성주의와 사회적 구성주의로 구분된다. 이렇게 두 가지로 구분하는 기준이 되는 것은 개인의 인지적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상호작용에 얼마만큼 무게와 중요성을 두느냐에 달려 있다. 즉, 인지적 구성주의의 경우는 지식의 형성 과정에서 인간의 인지적 작용을 주요 요인으로 본다, 반면 사회적 구성주의는 사회-문화적 측면과 역할을 강조한다. 여기서 ‘인지적 구성주의’는 ‘인지주의’로 ‘사회적 구성주의’는 ‘사회주의’로 부르기도 한다.
인지적 구성주의는 Piaget의 인지 발달 심리와 같은 이론 선상에 있다. Piaget 중심의 인지적 구성주의자들은 지식의 구성을 정신적 활동(즉 조직과 작용이라는 인지적 기능)에 기인한다고 한다. 이런 정신적 활동에 의해 개개인은 자신과 경험에 대해 개인적 해석을 내리고 인지적 변화를 갖고 온다는 것이다(강인애, 1995).

독자의 의미구성 능력을 강조한 독자반응이론도 인지적 쓰기이론과 관련된다. 독일의 Jauss, Iser 등의 문학비평이론과 미국의 Rosenblatt의 반응중심 문학이론에 기초한 독자반응이론은 문학작품을 읽는 행위에 초점을 맞춘다. 다시 말하면 문학 현상의 중요 요소인‘독자-텍스트-작가’의 소통 축 가운데 그 동안 소외되어 오던 독자를 중심에 위치시켜서 소통을 바라보고자하는 이론이다.
이러한 독자반응이론은 문학 작품을 의미의 완성된 구조로서 취급하지 않고, 독자가 그것을 읽을 때 일어나는 반응을 중시함으로써 문학작품은 독자의 마음속에 새롭게 연출되는 행위로 바뀌게 된다고 본다. 즉, 읽기의 과정에서 독자는 더 이상 정해져 있는 텍스트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한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독자 개인의 삶을 기초로 다양한 해석하면서 문학적 의미와 가치를 창조하는 능동적인 의미 구성자로 본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지주의 교육관의 영향으로 하여, 요즈음 우리의 교육 현장에서도 지식을 스스로 발견하는 탐구 학습이 주된 교수-학습 방법으로 적용되고 있다. 또한 쓰기 교육에서도 학생들의 개별적인 쓰기 행위를 중요시 여기어, 텍스트의 개념을 필자의 계획, 목적, 사고를 언어로 바꾸어 놓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결과를 중요시하던 형식주의와는 달리 인지주의는 쓰기의 과정을 중시한다(이태기, 2000). 

 

2. 인지주의 쓰기 이론

인지주의(인지구성주의) 쓰기 이론은 1960년대 중반에 들어와(특히 1970년대) 인지심리학자들에 의해 본격적으로 연구 되었다. 학자들은 그 때까지 아무런 비판 없이 받아들여져 왔던 전통적인 쓰기 이론들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하면서 텍스트 자체의 분석보다는 쓰기 과정에서 일어나는 필자의 역동적인 인지 과정에 주목하였다. 그들은 성인이 글을 쓰는 과정에서 지니게 되는 생각을 고스란히 말로 표현해보도록 함으로써 필자가 글을 쓰는 동안에 어떠한 의미 구성 과정을 거쳐 한 편의 글 완성(아이디어의 생성과 선정, 조직, 표현, 교정)하며, 또한 어떠한 방법으로 지식을 얻게 되는가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인지주의쓰기 이론가들이 밝혀낸 쓰기 과정의 원리는 다음과 같다. 첫째, 쓰기란 단순히 의미를 '나열하는' 행위가 아니라 자신의 인지구조를 바탕으로 정보를 조직, 선택, 연결지으면서 의미를 ‘(재)구성하는’ 행위이다. 따라서 글을 구성하고 있는 객관적인 요소보다는 필자의 개인적인 의미 구성 행위가 강조된다(이재승, 김규선, 1998). 둘째, 쓰기란 일련의 목표 지향적인 문제 해결 과정을 통해서 한 편의 글을 완성해 가는 사고 과정이다. 따라서 쓰기 능력 즉, 텍스트를 통한 의미 구성 능력은 개인의 목적의식과 사고 능력의 계발을 통하여 신장된다. 셋째, 계획하기, 글쓰기, 교정하기 등 쓰기의 각 단계는 일련의 고정된 순서로 진행되는 선조적인 것이 아니라 회귀적이다(박영목, 1999).
이와 같이 쓰기과정에서 글의 구성 요소보다는 필자의 역동적인 인지능력이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글쓰기 교육은 모방, 반복 훈련보다는 학생의 사고를 활성화 시키는 쪽으로 변화하면서, 단순히 결과물로서의 글을 평가하기 보다는 글이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3. 인지주의 쓰기 이론의 문제점

쓰기가 개인의 인지 과정을 바탕으로 하여 성립되는 과정적인 것이라고 본 인지주의 쓰기 이론은 과정 중심의 쓰기 모형을 제시하면서 쓰기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는데 기여하였다. 그러나 이 이론은 두 가지 측면에서 문제점을 지닌다. 먼저, 쓰기 행위를 둘러싸고 있는 구체적인 사회문화적 상황이나 맥락을 간과한 채 쓰기 행위를 필자의 개인적인 인지 행위로만 파악했다는 점에서 많은 비판을 받는다.(이재승, 원진숙) 실제로 인지주의 쓰기 교육관에 입각해 교육을 받는 학생들은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지식이나 경험만으로 글을 구성하게 되므로, 소재나 쓸거리의 부족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친구들이 가지고 있는 경험이나 지식을 함께 공유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고립된 환경에서 텍스트를 생산하게 되므로 내용이 풍부하고 표현이 좋은 글을 구성하는 데 한계를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이태기, 2000). 다음으로 지적되는 문제는 결과물인 글 자체에 소홀하다는 점이다(원진숙).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필자 개인의 인지전략은 물론, 글을 구성하는 객관적인 요소와 가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지적 쓰기 이론은 지나치게 개인의 '인지적' 측면을 강조하여 글의 완성도나 질이 저하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