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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교사 독서치료

제목 4. 서사(敍事)적 원리


문학의 서사구조(敍事. narrative)는 독자들에게 다른 각도에서 자기의 상황을 살펴보도록 유도함으로써 인식을 전환시킨다. "서사”란 이야기를 기술하는 행위와 내용, 그리고 그러한 행위에 의해 쓰여진 작품(text)을 통칭하는 개념이다. 책이 치료하는 힘을 갖는 까닭은 책 자체에 마술적인 힘이 있는 것이 아니라 "책"이 서사, 즉 이야기를 담고 있는 매체이기 때문이다. 서사론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은 서사적인 존재이다. 즉 인간은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주체로서 존재하며 이야기 듣기를 좋아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좋아한다. 그러므로 이야기가 없는 진공상태에서의 삶을 상상할 수 없다.

인간이 서사적으로 존재 할 때 각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그런데 사람은 꼭 같은 사건을 꼭 같은 장소에서 경험해도 각자가 다른 스토리를 주관적으로 구성해 간다. 이러한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능력 때문에 우리의 삶은 통일성과 일관성을 지니게 된다. 즉 어제 경험한 사건과 오늘 경험한 사건, 그리고 미래의 사건의 하나의 맥을 가지고 엮어져 통일된 이야기를 구성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심리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대개 현실과 유리되거나 비현실적인 이야기(narrative)를 만들어간다고 볼 수 있다. 정신분열증 환자의 이야기는 일관성이 결여되어 있어 이야기들이 파편이 되어있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이야기를 담고 있는 매체로서의 책은 서사적 존재인 인간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미친다. 독자(내담자)는 문학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어떻게 자신의 이야기를 생산적이고 긍정적으로 구성해 가는지를 관찰함으로써 자신의 이야기를 다시 쓸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 (이영식).

이러한 원리로 독자는 책 속에서 암시받은 관계의 가능성으로 책 속의 이야기와 자신의 이야기를 구성하게 되며, 이 과정에서 지금까지의 관점을 수정하여 자신의 삶을 이야기 구조로 분석하고 해석하게 된다. 즉 아주 단단하여 고칠 수 없었던 것 같았던 인식의 구조 밖으로 나와 자신의 문제와 관련된 과거와 현재의 스토리를 검토하고 추적하게 된다. 그 결과로 독자는 문제의 근원을 관계적으로 파악하여 사람에 대한 관용과 이해의 시각을 바꾸게 되고 전에는 인식하지 못했던 자신의 태도를 인지할 수 있다. 자신의 인생에 대한 스토리를 바꾸거나 다시 짤 수 있는 능력 역시 문학에서 제시된 문제해결 방식을 따라감으로써 습득할 수 있다. 문학작품은 다양한 문제에 직면한 다양한 성격의 인물들이 있어 심리 정서적 문제를 지닌 내담자들의 훌륭한 모델이 된다. 문학은 이러한 모델을 통해서 독자에게 문제해결 요령을 아주 효과적으로 제시한다. 독자들은 소설속의 전략을 그들의 실생활에 적용한다. 그리하여 전에는 해결하기가 어려워 보였던 문제에 일종의 자신감과 통제감을 얻게 되는 것이다.(J. Gold, : 이종인, 2003)


이영식/독서치료 홈페이지/http://www.bibliotherapy.pe.kr/course2.html
J. Gold 비블리오테라피. 이종인 역(2003). 서울: 북키앙 [발췌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