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마당 > 어린이 독서와 글쓰기

어린이 독서와 글쓰기

제목 이야기의 중간 부분을 바꿔 쓴 예


<'저승빛' 고쳐 쓰기> 가산초등학교 4학년 정윤주



* 제시된 앞부분의 이야기

옛날 어느 곳에 벼슬하다 물러난 대감이 살았다. 그런데 이 대감은 욕심 사납기가 놀부 뺨 칠만했다. 자기 곳간에 볏섬이 넘쳐나도 남의 것을 탐내는 사람이었다. 대감이 사는 마을에 가난한 농사꾼이 한 명 살았다. 한 해는 흉년이 들어 집에 곡식이 아주 씨가 말랐다. 봄이 되어 씨를 뿌려야겠는데 씨뿌린 곡식이 없어 할 수 없이 대감 집을 찾아갔다. "대감님, 밭에 뿌릴 씨앗이 없어서 그러니 수수 한 말을 꾸어 주십시오. 가을에 거두면 이자를 쳐서 갚아 드리겠습니다." 그랬더니 웬일로 대감이 선선히 수수 한 말을 꾸어주며 수수 한 말을 빌렸다는 증서를 한 장 써서 도장을 찍으라고 하였다. 농사꾼은 증서는 무슨 증서인가 싶었지만 형편이 말이 아니라 도장을 찍어주었다.


그 해 가을, 꾸어 쓴 수수 한 말에 이자 한 말을 쳐서 두 말을 대감에게 가지고 갔더니 대감이 펄쩍 뛰면서 하는 말이 "그때 자네가 꾼 것은 수수 한 말이 아니라 황소 한 마리이니 황소를 갚게나. 내 말을 못 믿겠으면 자네가 도장을 찍은 증서를 보여줌세." 하면서 증서를 꺼내 놓는데, 가만히 보니 '수수 한 말'이라고 써야 할 곳에 '수소 한 마리'라고 써 놓은 것이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라더니, 두 눈 멀쩡히 뜨고 황소 한 마리를 뺴앗기고 나니 살고 싶은 마음이 없어 이불을 둘러쓰고 끙끙 앓고 있었다.



* 내가 꾸민 가운데 부분의 이야기

그때 아들이 들어와 "아버지 제게 좋은 생각이 있습니다."하고 무언가를 속삭였다. "아!그러면 되겠구나."하고 뛰쳐나와 대감의 집으로 갔다. 대감의 집에 도착하자 집안으로 들어가 이렇게 말했다. "대감마님, 대감마님 어제 제 꿈속에 저승사자가 나타나 대감마님께 전하라고 하더군요. 대감마님의 조상이 저승에서 쌀 삼백석을 빌린 적이 있는데 내일까지 갚지 않으면 큰 벌을 내릴 것이랍니다." 하자 대감은 깜짝 놀랐어. "아니! 당치도 않은 소리! 무슨 쌀 삼백석!" 그러자 총각이 "제 말을 못 믿겠으면 저승에 한 번 가봅시다."



* 제시된 뒷부분의 이야기

"자, 어서 저승에 가 봅시다. 어서 목을 매시지요." 대감이 그만 기겁을 하고 손을 내저으며 물러 앉았다. "아닐세, 아니야. 내 그 말을 믿겠네." "그러면 저승빚을 갚으시는 거지요?" "그러지, 오백냥이라고 했나?" "예. 딱 황소 한 마리 값이니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저께 가져가신 황소만 돌려주십시오." "그러지. 암, 그러고말고." 그래서 빼앗긴 황소를 도로 찾았다는 이야기야.


[부산광역시동부교육청 전자신문/http://www.yc.ms.kr/~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