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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글

제목 밤에
글쓴이 유예지
친구야! 넌 비 한차례 지나간 밤이 어떤 색인지 아니?
난 밤은 까맣고 파란 빛을 가지고 있는 줄 알았어. 하지만 밤은 그 색이 아니더라구. 밤은 불이 나고 마악 꺼졌을 때, 빨간 보라색이 섞여 있는 하늘을 가지고, 가로등이 켜지고, 저 멀리 버스와 전철 소리를 가지고 있더구나.
하늘은 안개가 껴서 뿌였어. 그래도 나는 신기하기만 했단다. 난 밤이 까만 줄 알았거든.모두가 잠을 자고, 그 잠이 깨어 일어나면 사라지고 아침이 오는, 소리 없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존잰 줄 알았었어.
그래. 난 알게 되었단다. 날씨가 해뜨고 구름끼고 비오는 것처럼, 밤도 색깔과 모습을 가졌다는 걸 말이야. 엄마가 그러시더라.
밤은 까만색이 아니라고, 도시의 밤은 까맣지 않다고. 그러면 시골의 밤은 어떤 색일까. 문득 시골이 떠오르더구나. 우주같이 깊은 색을 가지고 있던 시골의 밤. 별들이 무수히 나타나는 시골의 밤을 말이야.
친구야! 넌 아침일찍 일어나 창문을 내다본적 있니? 푸르스름한 색을 띠고 있다가. 하늘거리는 색을 가지고 있다가 하얘 밝아지는 창문, 난 언젠간 새벽을 보고 싶어. 새벽의 색깔과 모습, 그래서 아침 일찍 약수터 가시거나 산에 오르는 분보다도 많은 걸 알고 싶어. 우리가 비록 찾지 못했던 걸 난 찾아 볼거야.
숨겨져 없는 것같았던 밤과 새벽,알고 보니 그들은 우리에게 잠이란 걸 주는 고마운 시간이었어. 하지만 우리는 이제까지 그걸 많이 느끼지 못했어.
밤에, 아주 아주 아름다운 밤에 그걸 한 번 느껴봐. 까맣지만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밤을.....
                                             밤을 사랑하는 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