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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글

제목 노무현 대통령님께
글쓴이 정은숙
노무현 대통령님께

안녕하십니까? 저는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학생입니다. 노무현 대통령님깨 몇가지 저의 생각을 말씀드리고자 이렇게 편지글을 올립니다.
지난 여름 저희는 자랑스레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를 외쳤습니다. 23인의 선수들의 활약에 대한민국 국민임을 자랑스럽게 느끼며 학교에서, 가정에서 그리고 거리에서 내 나라인 '대한민국'을 외쳤습니다. 저마다의 마음에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자부심이 깔려 있었고 뿌듯한 마음이 깃들어 있었습니다. 아마 대통령님 또한 그러했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마음은 그렇지 않습니다. 자랑스러움 보다는 부끄러움이 '나'라는 사람이 소속되어 있는 나라에 대한 느낌입니다. '동방예의지국'의 칭호는 사라진지 오래이고 자식이 부모를 죽이고 젊은이들이 노인을 사회에서 소외시키는 나라가 대한민국입니다. 곳곳에서 엽기적 살인 사건이 일어나 눈을 뜨고서도 코가 베이는 나라 역시 대한민국입니다. 행정권은 지나치게 남용되고 입법부는 서로의 멱살을 잡고 싸우며 사법부의 공정성은 바닥을 향해 곤두박질 치고 있습니다. IT 강국이라는 이면에는 어린이 추숙 강국이라는 불명예가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곳도 대한민국입니다. 좁은 나라에서 지역 감정의 골이 점점 깊어져만 가고 있고 잘 사는 사람과 못 사는 사람사이의 골도 그 끝을 모르고 밑으로만 치닿고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뛰어난 경제 성장을 이룬 '한강의 기적'의 이면의 모습이고 '금 모의기 운동'을 통해 IMF를 극복해 냈던 우리의 또 다른 모습이며 지난 '6월의 함성' 뒤에 가리워진 대한민국의 모습니다.
언제부터 이러한 사회적 현상이 생겨났는지 그리고 스스로의 자가 진단도 하지 못하고 이처럼 방치되어 왔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 만큼 대통령님께서 느끼시는 부담감도 크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전 김대중 대통령님께서 한 TV 담화에서 '금고 열쇠를 받아 금고를 열어보니 돈은 없고 각종 빚더미들만 쌓여 있었다'라는 말씀을 하셨던 것이 기억납니다. 노무현 대통령님도 비슷한 입장이 아니실까 생각합니다.
우리는 우리 사회에 깉게 자리잡은 각종 악성 종양을 치료하기 위해 대통령님을 믿고 주치의로 모셨습니다. 모든 병들이 쉽게 치료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병의 치료를 위해 그 환자의 목숨을 담보로 하는 수술이 필요하다는 것 역시 알고 있습니다. 수술전 수술 동의서에 사인을 하듯 우리 국민도 노무현 대통령님께 자신의 한표를 덤짐으로써 수술 동의서에 사인을 했습니다. 이제는 대통령님의 수술 시행만이 남았습니다. 짧은 시간에 끝이 날지 아니면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될지는 알수 없습니다. 하지만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리라는 것을 믿습니다.
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몸안에 침투한 것은 개개인의 잘못입니다. 하지만 그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회복에 대한 환자 자신의 믿음과 의지가 필요하고 주치의의 뛰어난 시술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믿음은 갖추어져 있습니다. 이제는 주위의 각종 수술 도구들을 가지고 대통령님께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 주실 때입니다.
우리는 대통령님을 믿습니다.

                                             2003년 4월 20일
                                                   한 고등학생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