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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글

제목 ◈ 김영우 형에게 ◈
글쓴이 이성곤
영우형!!
난 외동이라서 형도 누나도 없어.
물론 사촌형과 누나들이 있긴 하지만 중학생, 대학생들이라서 자주 만나기는 힘들어.
일년에 손가락으로 셀 정도로 밖에 만나진 못하지만 사촌형은 나를 많이 챙겨주는 고마운 형이야.
그런데 이제 형이 또 하나 생겼어.
바로 '영우 형'이야.

'중앙독서감상문 대회'에서 형이 장려상을 받았다는 글을 올린 지 한참 뒤에 읽었어.
축하한다는 답글을 쓰고 싶었는데 너무 많이 늦어서 미처 축하인사를 하지 못했어.
'나중에 형에게 편지를 쓰면서 축하한다는 인사를 꼭 해야지' 했는데 그게 오늘이네.
형, 많이많이 축하해.
나도 예전에 백일장에 몇 번 나갔었는데 입상을 한 적은 없어.
심사위원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글을 쓰는 능력이 내겐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뒤로는 백일장이나 글짓기 대회에는 나가지 않기로 했어.
나도 형처럼 생동감 넘치는 글을 쓰면 좋겠는데, 난 그게 잘 안돼.
학교 선생님들도 나의 글에 대해 칭찬해 주시고, 글나라에서도 나의 글을 우수작품으로
뽑아주시고 하는 걸로 보아선 내가 글을 못쓴다는 생각은 안 해.
내가 너무 자만하는 건가?

참, 나의 일기인 '걱정거리'에 답글도 달아주고 게다가 해결책까지 제시해 주어서 정말 고마워.
일기 검사하는 날, 선생님께 보여 드렸는데도 아무런 답이 없으시네.
한꺼번에 일기검사를 하시다 보니 선생님께서 주의 깊게 보시지 못했거나 아직 생각 중이신 것 같은데...
다시 한번 '어떻게 하면 좋을지?' 여쭈어 보려다 좀 더 기다리기로 했어.
며칠 전, 내가 아침 자습 시간에 '로마인 이야기'를 읽는 것을 보셨으니까 조만간 답이 올 것도 같아.

이건 형한테만 말하는 건데.
3학년 때 담임선생님은 2학년 때, 우리 반 담임선생님이 아니셨는데도 그 때부터 나를 관찰하셨대.
그래서인지 선생님은 나에게 어떤 문제가 생기면 함께 고민도 하고 해결책도 연구하고 하셨거든.
그땐 선생님이 나에게 얼마나 고마운 분인가를 잘 몰랐었는데...
이번 스승의 날에는 3학년 때 담임선생님께 편지도 쓰고 마음의 선물도 준비하려고 해.

난, 요즘 '로마인 이야기' 제 6권을 읽고 있는 중이야.
글나라 우수작품에 보니 '이슬'이라는 이름의 한 학생(누나인지 동갑인지 동생인지 잘 몰라서)이
'율리우스 카이사르 상·하'를 읽고 독후감을 쓴 것을 보았어.
그런데 그 학생은 로마인 이야기 11권이 나왔다고 했는데 내가 알기로는 10권인데...
어떻게 된 건지?

형.
지금 창원에는 비가 엄청나게 내리고 있어.
형이 사는 곳도 비가 내릴 걸.
어떻게 아느냐고?
어제 뉴스에서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는 말을 들었거든.
인터넷 상에서이지만 형을 만나게 되어 정말 좋아.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편지를 쓸게.
안녕.
                                            
                                                 4월 29일              
                                                이 성 곤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