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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어린시절 사진 한 장
글쓴이 최수빈
  
  서여중 3학년  

  사진첩을 정리하다가 우연히 어릴 때 내 추억이 담긴 사진 한 장을 찾았다. 유치원에 다니던 시절, UN묘지에 가서 짝궁과 함께 나란히 무릎을 꿇고 고사리 같은 한 손에는 예쁜 국화 몇 송이를 쥐고,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한 심각한 표정으로 찍은 사진이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찍었길래 표정이 그렇게 심각했는지.... 아마도 선생님이 이야기해주시는 그 옛날 순국선열의 이야기를 들어서가 아니었을지.... 어릴적 추억을 꺼내보는 내 입에는 웃음꽃이 번진다.
  6월은 보훈의 달이고, 6일은 현충일.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바친 애국 선열과 국군 장병들의 넋을 위로하고, 충절을 추모하기 위하여 정한 기념일이다.
어린 시절 지내온 현충일과 이번에 맞게 되는 현충일은 약간의 차이가 있을 것이다. 지금 나는 내 스스로도 우리 나라를 위해 순국선열 하신 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 정도는 가질 수 있는 나이가 되어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조금은 더 진지하게, 그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드릴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하지만 막상 현충일이 다가온다니 반성이 될 뿐이다. 어린 시절,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국군아저씨들을 위해 진심으로 묵념하던 순수한 마음을 잃어버린 채, 언제부터인가 해마다 이맘때쯤 현충일이 오면, 실컷 늦잠이나 자는 공휴일 정도로만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우리 나라의 국권회복을 위해 기꺼이 희생하진 순국선열과, 우리 나라의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희생한 전몰호국용사의 용기와 희생은, 지금 우리가 이렇게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바탕이 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재물과 지위를 갖고 편안히 살기를 원하지만, 이런 욕심을 억누르고 우리 나라와,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내놓았던 순국선열들. 이와 같은 겨레를 위해 싸운다는 것은 누구보다도 큰 애국심과 충성심이 없이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아주 사소한 것으로도 나의 이익을 따지는 내가 너무 부끄러워진다. 나는 내가 우리 나라를 위해 무언가를 할만큼 거창하지는 않아도, 선열처럼 나보다도 먼저 나라와 민족을 생각하는 나이기를 바란다.  
  내가 유치원을 다니던 시절 다녀온 국립묘지는 바로 이런 분들이 고이 잠들어 계신다. 정말로, 이 분들이 아니었다면, 한국동란에서의 혼란을 극복하지 못한 우리 나라와 지금 나의 모습이 어떨지를 생각해 본다면 정말 이분들이 누구보다도 위대한 분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분들께 현충일을 맞는 우리는 어떤 자세로 이분들의 명복을 빌어야 할까?
  첫째로, 6월 6일 아침 10시가 되면 온 국민이 묵념을 해야 하는 싸이렌 소리가울려 퍼진다. 단 몇 분이라도우리는 진지하게 그분들을 생각하며 묵념을 해야 한다. 혹시라도 이 날을 평범한 공휴일이라고 생각하고 놀러가서 음주가무를 하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다시 말하면, 현충일은 놀기 위한 공휴일이 아닌, 정말로 이분들이 남긴 훌륭한 업적을 찾아 기리고, 그들을 생각해야 한다.
  또한, 경건한 마음으로 정성들여 조기를 게양해야 한다. 순국선열에 대한 감사하는 마음을 나타낼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 바로 조기게양 일 것이다. 조기는 국기의 깃봉에서 깃면의 세로길이 만큼 내려서 게양하는 것을 말하며, 날씨가 심하게 좋지 않아서 심한 비바람 등으로 국기가 훼손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달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세 번째, 현충일이 단지 선열의 넋을 기리고 그 유가족을 위로하기 위한 것이기보다는, 우리 나라 국민 각자, 나라를 위한 마음을 더 굳게 하고, 서로의 화합을 위한 시간이 되어야 한다.
  오는 6월 6일 현충일은 경건한 마음으로 순국선열의 명복을 진심으로 빌어야 한다. 또한 나라사랑의 마음을 갖고 남을 위해 나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 나로 더욱 성장해 있기를 바란다. 어린 시적 조그만  손에 하이얀 국화 몇송이 쥐고 깊은 생각에 잠겨있던 그때의 진지함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