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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문/기행문

제목 할아버지와 아버지와 함께 추억을 낚은 하루
글쓴이 정영학
휴일이어서 난 오랜만에 늦잠을 늘어지게 자고 싶었다. 하지만 7시쯤에 아버지께서 깨우러 오셨다. 왜냐하면 오늘은 할아버지 생신이어서 아침 일찍 할아버지 댁으로 가야하기 때문이다. 난 어제부터 몸이 쑤시는 것이 컨디션이 많이 좋지 않았다. 오늘이면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더 아파서 아침에 머리도 제대로 감지 못했다. 그래서 아버지께서 머리를 감겨주시고 드라이기로 말려 주셨다. 난 아버지와 함께 케이크도 사고 할아버지 댁으로 향하였다. 할아버지 댁에서 좀 쉬니까 기분이 나아진 듯하였다. 할머니와 어머니께서 열심히 아침 준비를 해주셨다. 다 같이 아침을 먹었는데 상이 푸짐해서 실컷 맛있게 먹었다. 또 할아버지 댁에서 나는 바이올린으로 생일 축하 노래를 연주하고 아버지께서는 트럼펫을 연주하셨다. 그리고 다른 가족들은 손뼉을 치면서 생일축하 노래를 불렀다. 그리고 나서 달콤한 고구마 케이크를 먹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나와 아버지와 할아버지와 함께 낚시를 가는 것이었다. 얼마 전부터 할아버지께서 함께 낚시를 가고 싶어 하셨는데 아버지께서 회사일이 많이 바쁘셔서 시간이 나시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은 마침 시간도 되고 할아버지 생신이어서 할아버지를 기쁘게 해드리기로 하셨다. 바로 3대가 함께 낚시하는 것으로 말이다. 드디어 본격적으로 나와 아버지, 할아버지 이렇게 남자 셋만의 시간이 되었다. 낚시터는 경남에 있는 남지란 곳이다. 그곳은 아버지께서 예전에 베스를 낚았던 곳이었다. 3대를 태운 아버지의 차는 신나게 고속도로를 달렸다. 그리고 낚시터에 도착했다. 정말 베스가 있기는 있었다. 처음에는 마땅한 자리가 없고 루어를 하는 데가 없어서 여기저기 헤매었다. 그러나 아버지께서 베스를 봐 두었다는 곳에 가 보니 한 대여섯 마리는 보였다. 거기서 낚싯대를 세팅하고 미끼와 바늘, 추를 달았다. 처음엔 릴 조절하는 것이 힘들었지만 몇 번 해보니 익숙해졌다. 그렇게 해서 계속 던지고 감고 던지고 감고를 반복했다. 나중에 아버지께서 미꾸라지를 빌려서 해보기도 했는데 나는 미꾸라지가 너무 불쌍했다. 베스가 미꾸라지를 따라오기는 했지만 결국 허탕이었다. 집에 갈 때는 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 그러나 할아버지와 아버지와 나는 추억거리를 낚았다.
배가 고파 ‘너와집’이라는 음식점에 들어가 늦은 점심을 먹었다. 도가니탕과 곰탕, 비빔냉면을 시켜먹었다. 배가 고파 그런지 음식이 더 맛있었다. 곰탕은 담백하고 비빔냉면은 매콤하고 도가니탕의 물렁뼈는 고기 맛 젤리 같았다. 거의 남김없이 다 먹고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커피까지 드셨다. 그리고 누룽지도 먹었다.
배부르게 먹고 집으로 오는 길에 우포늪에 갔다. 생태관에 가자는 것을 내가 직접 우포늪으로 가보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거기서 두루미도 보고 뱀딸기도 보았다. 두루미가 한 마리 날아오르는 모습이 멋졌고, 뱀딸기는 먹음직했지만 독이 있다고 했다. 그 외에도 소금쟁이도 있고 오리도 있었다. 그리고 소달구지도 있었는데 왠지 소가 힘들어 보였다. 우포전망대에도 가보았는데 계단이 155개고 만원경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서 좋았다. 또 직접 내려가 늪 근처의 식물도 보고 늪에 있는 것들을 보았다.
제대로 낚시는 못했지만, 아버지와 할아버지와 셋이서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서 기분이 좋고 즐거웠다. 할아버지께서 오래 오래 사셔서 또 함께 낚시도 다니고 맛있는 것도 함께 먹고 싶다. 아버지와 할아버지와 함께 한 멋진 시간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