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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문/기행문

제목 힘들었지만 소중한 추억, 고모 댁에서의 여름!
글쓴이 정지은
“야호!” 
7월 23일부터 7월 26일까지 고모 댁에 놀러 간다는 엄마의 말씀에 오빠는 좋아했지만 난 좀 시큰둥하였다. 작년에도 지리산 천왕봉정상까지 올라갔었는데 정말 힘들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암벽타기’를 한다고 한다. 그래서 별로 기분이 좋진 않았다.
 첫날 23일 밤늦게 오빠와 단 둘이 고속버스를 타고 진해에 계신 고모 댁에 갔다. 터미널엔 고모와 고모부께서 나와 계셨다. 고모댁에 가서 ‘국선도’를 땀나게 배우고 씻고 잠자리에 들었다.
 둘째 날인 24일, 오늘은 암벽이 있는 ‘사천 와룡산’에 가기로 했다. 그런데 고모부께서  오빠한텐 제일 큰 배낭, 나한테는 2번째로 무거운 배낭을 주셨다. 배낭엔 산행에 필요한 모든 것이 가득 들어있었다. 고모와 고모부는 아무것도 없이 빈 몸으로 그냥 가셨다. 나중에 집에 와서 알고 보니 우리에게 극기 훈련을 시키려고 그렇게 하셨다고 말씀하셨다. 트럭 뒤에 있는 트렁크를 타고 쌩쌩 달리자 기분은 상쾌했다. 하지만 산에 올라갈 때 배낭은 무겁고 산길은 험하고, 덥고 정말 힘들었다. 결국 “엉~엉~” 울면서 올라갔다. 정말 산이 떠나 갈 정도로 슬프게 울면서 갔다. 하지만 암벽이 보이니 기분이 나아졌다.
 “ 여기서 연습 하도록 하자!”
고모부께서 말씀하셨다. 하지만 모기, 파리, 벌이 자꾸만 나를 괴롭혔다. 고모, 오빠가 암벽을 먼저 탔다. 오빠는 암벽을 타고 위에 올라가서 노래까지 불렀다.
 “푸른 언덕에, 배낭을 메고♫”
무척 재미있다고 하셨지만 나는 올라가기 싫었다. 잘 되지도 않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렵사리 올라갈 수 있게 되었다. 올라가다 보니 생각이상으로 너무 재미있었다.
 ‘역시 나도 할 수 있어!’
나는 생각했다. 또한 암벽 위에 앉아서 보니까 경치도 좋았다. 두 번째로 올라갈 때는 맨발로 끝까지 올라갔다. 그러고 나니 내려오는 길은 즐거웠다. 개운하고 상쾌하게 씻고 꿈나라로 여행을 갔다.
 셋째 날 25일. 오늘은 어디에 갈까? 아침부터 푹~잤다. 고모부께서 트럭을 타고 산책하러 나가자고 하셨다. 어휴. 여긴 산딸기가 아주 많이 있었다. 이름은 이명산.
 “아얏!”
 계속 풀에 쓸 치고 다리가 아프고 온몸이 힘들고, 어느 순간인지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거의 다와 갈 때 더 이상 못 가는 길이 나왔다. 그래서 3시간 동안 온 길을 돌아가야 했다. 정말 눈물이 죽죽, 폭포처럼 떨어졌다. 우거진 풀숲, 기나긴 다리 등을 지나 무려 5시간이나 산책을 했다. 1년 치 산책을 하루에 다 한 셈이다. 산딸기에 쓸 친 상처는 셀 수 없이 많았다.
 그 다음 날 26일 토요일, 피곤해서 11시 까지 자버렸다. 오늘은 해수욕장에 간다고 하셨다. 기대했다. 그런데 물이 너무 더러웠다. 그래서 다른 해수욕장으로 갔다. 그곳은 계곡 같은 바다였다. 작고 얕고 돌이 많이 있었다. 거기에는 바다 고둥도 있었다. 저녁에 간식으로 먹으려고 잡아서 가져갔다. 맛은 쫄깃했지만 씁쓸한 뒷맛이 별로였다. 저녁식사는 맛있는 자장면이었다.
 마지막 날이다. 원래 어제 가려고 했지만 아쉬워서 하루 더 있기로 했다. 푹 쉬고 버스터미널로 가서 아이스크림을 한 개 물고 버스에 탔다. 드디어 내가 그리워하던 대구로 도착했다. 와서 공중전화로 아빠께 전화를 걸고 아빠를 만났다. 아빠가 정말 반가웠다. 곧이어 엄마도 보았다. 기분은 꿀 수영장에 들어간 듯 달콤하였다.
 고생도 많았지만 추억을 또 하나 만들어간다. 특히 이번 사천 와룡산의 암벽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다음 번 에는 왠지 고모부가 말씀하신 빙벽을 올라가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