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기마당 > 글쓰기마당 > 기록문/기행문

기록문/기행문

제목 조개와 다슬기와 놀던일 -진주 수곡 할머니 집을 다녀와서-
글쓴이 정현선 (4학년)
우리 할머니 집은 진주의 수곡에 있다. 우리 가족끼리는 올여름 네번째 피서지(에버랜드,해운대 해수욕장, 고성 계곡)로 할머니 집을 정했다. 열한시 반쯤에 부산에서 출발, 열두시 이십분 쯤에 휴게소, 한시 이십분 쯤에 점심 그리고 세시에 진주에 도착했다. 그 때는 내눈이 반쯤 감긴 상태여서 움직이기가 싫었다. 하지만 곧 내릴터인데. 잠을 쫒으며 할머니집에 왔다. 할머니 집에 들어갈 때는 담장을 넘지 않는다면 닭장을 꼭 지나쳐야 한다. 옛날에는 빡빡이, 뻑뻑이, 뽁뽁이 이렇게 닭 3마리였는데 빡빡이는 자꾸 나와서 잡아 먹었고 뻑뻑이는 날라가버렸다. 그래서 이제 뽁뽁이만 남았다. 닭장에서는 심하게 냄새가 났는데 그 냄새가 나를 잠에서 깨웠다.
할머니 집은 집보다 배경이 달라져 있었다. 빈 토끼장의 문은 열려있고 의자와 고물 자전거 바퀴에는 거미줄이 쳐저 있었다. 무엇보다 눈에 들어오는 것은 식목일때 심은 할미꽃 대신있는 어린 대나무 줄기처럼 줄기가 굵은 봉숭아. 그 봉숭아는 풀이라기 보다는 나무에 가까웠다. 파리들이 날아다녀서 귀찮았다. 그리고 침묵을 깬 아빠의 결정타 한마디
"계곡에 놀러가자!"
우리는 빨리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아빠는 고동잡는 물안경을 찾았다.
엄마는 따라오지 않으셨다. 나와 동생, 그리고 아빠가 언덕을 올라 계곡으로 가고 있었다. 나는 '뱀이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계곡물은 조금 따뜻했다. 우리가 간 위쪽에는 비가 와서 고동이 없었다. 조금 밑쪽의 풀이 있는 쪽에 가보니 고동이 많이 있었다. 내 생각과 달리 고동(다슬기)은 바위밑이 아니라 바위 옆에 붙어 있었다. 그런데 아빠는 바위를 뒤짚으니까 나온다고 하셨다. 이상하군. 아빠는 조개도 6마리 정도 잡으셨다. 조개를 어떻게 잡는지 물어보자 물가 모래속에서 잡는 모습을 보여 주셨다.
내가 조개 1마리 고동(다슬기) 5마리를 잡았을때 엄마가 오셨는데 패션이 어색한 촌 아줌마였다.몸빼 바지에 헐렁한 위의옷.
내가 물고기를 잡으려다가  고동(다슬기)2마리를 잃어버렸을 때 아빠의 목소리가 들렸다.
"다솜아 물고기다"
그새 아빠의 손에는 노란색과 검은색의 줄무니가 있는 10cm가 조금 넘는 물고기 한마리가 잡혀 있었다. 그리고는 다솜이의 고둥잡는 물안경에 물을 넣고 고기도 넣어 주셨다. 엄마는 어떻게 잡았나며 대단하다고 호들갑을 떠셨다.
"보다가 놓아줘라."
우리는 잡은지 5분만에 놓아주었다. 바로 내 다리 사이로 지나갔는데 느낌이 이상했다. 그리고 쉬고 있을때 아까와 똑같은 물고기가 아빠의 손에 들려 있었다. 아까것 보다는 4cm정도 작았지만
"아빠 이거 이름이 뭐예요?"
"노래무지"
그것도 보다가 놓아 주었다.
이번에는 고동 9마리 째를 잡고 있을때.
"어? 현교야!"
저쪽을 보니 친척 현교가 오고 있었다. 현교는 나보다 한 살 적다. 그리고 현교의 동생 은지도 오고 있었다. 곧 큰 아빠도 오셨다. 
우리는 먼저 누가 남고 누가 집으로 갈지 정했다. 왠일인지 현교가 간다고 했다. 그리고 나를 제외한 나머지 우리 가족은 다 할머니 집으로 돌아갔다. 그래서 나, 은지, 큰 아빠만 냇가에 덩그러니...
우리는 다시 밑쪽으로 가서 고동을 잡았다. 하지만 아까 우리가 잡아서 인지 나는 고동을 5마리 밖에 잡지 못했다. 큰 아빠는 고둥은 많이 있었는데 조개는 1마리 밖에 없었다. 나는 조개를 잡고 싶었는데 1마리도 못 잡았다. 그리고 은지는 고동 1마리를 잡았다가 놓여서 은지가 불쌍했다.
그런데 덤덤 페스티발! 큰아빠는 커다란 물고기가 들려 있었다. 그까지 간다고 무릎이 좀 긁히기는 했지만 내 물안경에 물고기를 담을수 있었다, 첫번째 노래무지보다 2cm정도 컸다. 그 물고기의 작은 눈은 이마에 1cm 정도 띄어져 있었으며 온 몸은 까만색이고 아가미 쪽에 붙어있는 지느러미는 부채 모양 이었다.
큰아빠는 그 물고기 이름이 뭔지는 모른다고 했다.
'아빠께 물어봐야겠군'
할머니 집으로 가서 맨 먼저 한 일은 물고기 이름을 물어보는 것이었다.
"망태. 하지만 표준말은 몰라."
물고기는 고동 2마리 소라게 5마리와 넣어 놓았다. 물고기의 먹이가 무엇인지 보기 위해 이끼, 파리도 넣어 보았지만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그날 우리는 부루마블(말을 가지고 판에서 돌아다니며 땅을 사거나 돈을 물어주는 게임)을 하고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비가왔다.
"할머니~이"
"와?"
"물고기는요?"
"고앵이가 물갔삤다."
불쌍한 물고기 도둑 고양이 나빠!
"왜 그래?"
"물고기 고양이가 물어갔대."
'비 그치면 또 잡았음 좋겠다.'
  비가 그친 계곡은 물이 많이 불어나 있을 것이다, 그때는 물고기도 많을텐데. 아직도 물고기 밥이 뭔지 알지 못했다. 언제일지는 몰라도 물고기의 밥이 무엇인지 밝혀내고 말리라.
올여름 다른 피서지도 좋았지만 시골 냇가는 물고기나 고둥(다슬기)을 잡을수 있어서 더 머릿속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