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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문/기행문

제목 광양제철소를 다녀 와서...
글쓴이 김신화
처음 가보는 수학여행이라 설레는 마음으로 밤에 한 숨도 자지 못하였다. 친구들도 들뜬 마음에 버스에 오르자마자 시끌벅적하였다. 여자아이들은 벌써부터 과자와 음료수를 꺼내서 먹기도 하였다. 부산을 지나 남원으로 향할 때 답답하였던 내 마음이 탁 트이는 것 같았다. 시원하게 뚤린 고속도로를 한 시간 반 남짓 달린 후 휴게소에 잠시 들런 뒤 광양제철소를 향해 달렸다.
  광양제철소 대문을 들어서는 순간 그 웅장함에 심장이 멎는 듯 했다. 안내소에
서 도우미 언니가 우리와 함께 차를 타고 광양제철소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광양제철소의 창립연도는 1985년이고 이 공장을 만드는 비용이 14조 5천억 원
이 들었다는 것이다 그만큼 세계에서 가장 큰 제철소이다. 더욱 놀란 것은 이 공
장을 한 달 동안 운영하는 비용이 5억 1천만 원이나 든다는 것이다. 정말 어마어
마한 액수이다. 하지만 더욱 재미난 일은 우리가 강판이나 철을 만드는 공장의 일
부분을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이다.
  공장 입구에 들어가자마자 뜨거운 공장 속의 열기가 나를 맞이해 주는 것 같았
다. 정말 공장은 시끄러웠다.
  '이 안에서 매일 일하는 사람은 얼마나 괴로울까? '
  엄청나게 길다란 철이 벌겋게 달아올라서 육중한 로울러를 지나면서 점점 얇아
지는 과정을 보았다. 약간 무섭기도 하였다. 하지만 벌겋게 달아오른 두꺼운 철판
움직이면서 점차 얇아지고 폭우같이 쏟아지는 물에 의해 점점 식어 얇은 철판으
로 변해 가는 것은 장관이었다. 그런데 제철 과정에 사용되는 그 많은 물은 어디
서 흘러오는지 궁금하였다. 그래서 도우미 언니께 물어보았더니 그 물은 섬진강에
서 온다고 한다. 그리고 그물은 한 번만 쓰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사용한 물의
93%는 다시 거름으로도 주고, 재활용하는 등 유용하게 쓰인다고 한다. 정말 다행
이었다. 최근의  TV나 신문에서 물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고 연일 보도되고 물을  
아껴쓰자는 캠페인도 벌여야 할 참인데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그리고 내가
본 공장에서 생산되는 철이 전체 철 생산량의 45%를 차지한다고 한다. 엄청난 비
중이다. 한편, 안타까운 점은 제철에 필요한 원료를 호주, 브라질, 인도에서 수입
해 온다는 점이다.
  우리는 다시 차를 타고 공장을 둘러보았다. 거대한 배들이 있는 부두를 보았다.
저 배들은 고철이나 원료를 수입할 때 쓰이는 배이다. 약 20만톤 정도라고 한다
나는 갑자기 영화에 나오는, "타이타닉" 호가 생각나 저 부두에 있는 배들과 비교
해 보앗다. 아마 저 부두의 배들이 훨씬 더 크리가 생각되었다. 공장을 지나가는
길에 원통형의 싣고 가는 기차가 보였다. 안내하는 언니의 말로는 기차에는 약
1500oC의 뜨겁게 달궈진 쇳물이 들어있다는 것이다. 엄청나게 뜨거운 온도이다.
  또, 특이한 점 하나를 발견하였다. 원래 불을 붙일 때는 나무 장작을 쓰는데 이
공장에서는 숯을 쓰고 있는 것이다. 그것을 쓰는 이유는 숯이 열 효율성이 높아서
라고 한다.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내 가슴을 놀라게 했던 그 공장의 웅장함을 뒤로 한채, 입구에서는 짧은 시간이
었지만 친절하고 상냥하게 안내해 주던 언니가 내리자 아쉬움이 앞섰다.
  나는 지금까지 메모를 하며 들은 것을 정리해 보았다.
  철을 만드는데 중요한 것이 석회석, 코크스, 철광석이 있다. 이 3가지 원료를
100m이상인 용광로에 녹여 강철덩어리를 만들어 찍는다. 문득 5학년 자연시간에
배운 논이나 밭에 석회석을 뿌려 산성화된 땅을 중성으로 만든다는 것이 생각났
다. 제철을 하는데 필요한 3가지 원료 중 하나가 석회석이라니... 놀라웠다! 그리
고 제철소를 바닷가에 짓는 이유도 외국에서 필요한 원료를 배로써 수입할 수 있
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평소에는 철에 대하여 관심도 가지지 않았던 내가 자동차,
배, 집, 생활용품 등 철과 너무나 밀접하게 지낸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어서 기뻤
다.
  떠나가는 버스에 몸을 싣고 이 번 수학여행의 첫 관람지인 광양제철소가 준 철
에 대한 고마움과 새롭게 알게된 것에 대한 기쁨과 우리 나라 철강 산업의 훌륭
함에 아무도 몰래 내 가슴이 뿌듯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