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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문/기행문

제목 알면 알수록 빠져들게 되는 한의학 속으로~
글쓴이 정은비
요즘, 중학교 생활이 막바지로 치닫고 고등학교 진학을 고민해야 할 시기가 다가와서 그런지 자꾸만 내 미래에 대해 걱정거리가 많아지고 있다. 나는 커서 한의사가 되고 싶다. 그냥 일반 한의사가 아니라 세계 보건 기구 WHO에 소속되어 어려운 환경 속에서 힘들게 살고 있는 세계 사람들을 도와주면서 한의학을 세계화 하는 데 힘쓰는 국제 한의사가 되고 싶다. 하지만 자꾸만 믿음이 불확실해지고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맞는 건지, 정말 되고 싶은 건지 그런 의문이 들고 있는 참이었다. 그래서 이번 주말에 산청 한의학 박물관에 다녀왔다.
산청 한의학 박물관은 전통의학실이라는 1전시실과 약초전시실이라는 2전시실로 되어있었다. 전통의학실은 우수한 우리의학인 한의학의 역사와 발전과정들을 두루 소개하고 있었다. 말로만 들었던 동의보감이 전시되어 있었고 침술과 같은 다양한 한의학 전통요법들도 함께 소개되어 있었다. 한방체험실도 있었는데 그 곳에서는 나의 몸을 직접 진단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건강나이, 내 키에 맞는 몸무게 그 뿐만이 아니라 체지방도 측정하고 혈액이 잘 순환 되고 있는지도 알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 가족들 중에서 내가 제일 건강하다고 나와서 나름 기분도 좋았다. 가족들은 건강형이라고 보통만큼 나왔지만 나는 슈퍼맨형이라고 나와서 나 스스로도 깜짝 놀랐다. 내 건강이 이 정도로 건장하다고는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기분 좋게 1 전시실을 나와 허준에 관한 3D 영상물을 보고 나서 2 전시실로 힘차게 향했다. 2 전시실인 약초전시실은 말 그대로 한의학에 쓰이는 여러 종류의 약초들을 전시 해 놓은 곳이었다. 약초의 용도, 체질별 유익한 약초, 인체 부위별 유익한 약초, 약초의 옛날이야기 등 약초에 대한 모든 것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다.
이제마의 사상의학에 따라 몇 가지 간단한 질문을 통해 체질을 알아보기도 했다. 네 가지 모두 내 체질인 것 같았는데 그 중에서도 나에게는 소음인이 제일 가깝게 나왔고 아빠는 태양인, 엄마와 동생은 나처럼 모두 소음인으로 나왔다. 특히, 아빠 성격과 태양인의 성격이 너무나도 딱 들어맞아서 우리 가족 모두 호들갑을 떨기도 했다.
박물관 견학을 모두 다 마치고 밖으로 나와보니 날씨가 제법 쌀쌀해져 있었다. 하지만 이대로 그냥 갈 수 없어 야외 전시물들도 모두 구경했다. 그런데 그냥 단순한 전시물인 줄로만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하나 둘씩 보다보니 뭔가 나타내려는 게 있는 것 같았다. 그것은 바로 우리 몸 속의 여러 기관들이었다. 야외 전시물 위쪽에 심장을 나타내는 조형물 그리고 차례대로 간, 위, 갈비뼈, 심지어 대장도 꼬불꼬불하고 알록달록한 색들로 칠해진 조형물로 표현하고 있었다. 너무 신기해서 손가락으로는 항상 브이를 하고 동생과 여기서도 찰칵, 저기서도 찰칵~! 온종일 찰칵, 찰칵 소리만 들은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로 쉴새없이 엄마는 카메라 플래쉬를 눌러 대셨다.
그렇게 이번 산청 한의학 박물관 나들이는 아쉬운 마음을 안고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서양 의학은 어떤 한 부분이 아프면 그 부분을 절개하고 수술을 하며 치료를 하지만 한의학은 서양 의학과는 달리 아픈 곳이 있으면 그 부분을 중심으로 몸의 전체 조화와 균형을 추구하며 근본적으로 질병을 다스리는 아주 신비하고도 과학적인 의학이라는 걸 깨달았고 정말 한의사가 되어 이렇게 우수한 우리나라 의학을 전세계에 알리고 싶다는 생각이 절실하게 들었다. 이제는 내가 왜 한의사가 되어야 하고, 왜 한의사가 되고 싶은지에 대한 생각이 확고해진 것 같다.
앞으로는 흔들리지 않고 계속 앞만 보고 달릴 것이다. 한의학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한의학을 세계화 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미래의 내 모습을 생각하면서 쭉 직진만 할 것이다. 다음에는 한의학을 공부하고 있는 대학생이 되어 다시 한 번 더 오고 싶다. 조금만 더 욕심을 내자면 한의학에 관심을 보이는 외국인들을 데리고 세 번째로 또 오고 싶은 바람도 있다.
정은비! 국제 한의사가 되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달리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