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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문/기행문

제목 펄떡이는 수산물들의 광장 소래포구
글쓴이 정영학
주말을 이용해서 우리 가족은 인천으로 놀러갔다. 인천에는 ‘소래포구’라는 어항이 있는데, 황해안에 위치해 있는 곳이다. 그곳에는 살아서 헤엄치고 있는 도미, 광어, 우럭, 민어, 홍어, 농어 등 여러 물고기와 갑오징어, 낙지, 꼴뚜기, 꽃게, 대게, 새우, 심지어 바다새우까지 다양한 바다생물들이 있었다. 바다가재의 집게가 내 주먹만 하고 껍질은 엄청 단단한 게 갑옷 같았다. 게다가 그 커다란 바다가재가 갑자기 꼬리를 들었다 놨다 움직이는데 순간 깜짝 놀랐다. 무게가 2kg이었는데 지금껏 이렇게 큰 바다가재를 본적이 없었다. 꽃게에는 가득 알이 차 있었고 광어는 펄떡펄떡 뛰고 있었다. 커다란 수족관에는 낙지는 꾸물꾸물 움직이고 있었고 도미는 어슬렁거리면서 입을 뻐끔대고 있었다. 다들 크기가 엄청 컸다.
우선 우리 가족은 반찬거리로 쓰기 위해 젓갈을 사러 갔다. 시식도 푸짐하게 할 수 있는 소래포구의 젓갈 가게였다. 소래포구에서는 마트에서 샀을 때보다 2~3배는 더 많이 줬다. 그만큼 소래포구에서는 수많은 싱싱한 해산물들처럼 넉넉하게 젓갈을 주었다. ‘역시 큰 시장이라 인심이 후하군.’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내가 좋아하는 명란젓, 동생이 좋아하는 낙지젓, 온가족 입맛을 돋우는 꼴뚜기 젓갈을 샀다.
젓갈을 푸짐하게 사고 나니 배에서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요동쳤다. 우선 아쉬운 대로 포장마차에서 가래떡 구운 것과 번데기를 조금 사서먹었다. 나와 엄마는 가래떡을 나무젓가락에 끼워져 있는 것을 입에 하나씩 물었고, 아빠와 동생은 번데기를 종이컵에 담긴 것을 찍어서먹었다. 배가 너무 고파서 게눈 감추듯이 뚝딱 먹어치웠다. 하지만 가래떡 하나로는 간에 기별도 안 갔다. 저녁을 먹기 위해 식당에 갔는데 식당 바닥에 생뚱맞게 흰 박스가 있었고 흰 박스 위 천장에는 무언가 거뭇한 게 잔뜩 있었다. 자세히 위를 보니 우와! 제비 새끼들이 있었다. 그 가게 주인이 알려줘서 알게 된 것이지만 집을 짓고 알을 낳을 때부터 죽 제비집을 그대로 놔두었다고 했다. 새끼는 4마리나 있었고 어미는 먹일 구하러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식당 주인아주머니 말씀으론 저녁에는 어미제비도 온다고 했다. 흰 박스 위에 있던 것은 제비의 배설물이었다. 처음에 밟을 뻔 했었는데, 다행이었다.
그렇게 귀여운 제비들을 보고 저녁을 먹었다. 그런데 메인 요리인 회가 나오기도 전에 나온 밑반찬부터 진수성찬이었다. 해삼, 멍게, 빙어, 밴댕이, 전어, 꽁치, 장어, 조개 등 입맛을 돋우기에 매우 훌륭한 음식들이 있었다. 거기다가 메인 메뉴인 광어회와 우럭 회는 정말 환상의 맛이었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동안에도 입안에는 군침이 한가득 돈다. 상위의 산해진미 못지않은 음식들과 회를 먹고 나서 마지막으로 매운탕을 나왔다. 얼큰하고 눈물이 나도록 매웠지만 기분은 끝내주었다. 안에 우럭이랑 매운탕 국물이랑 나물, 버섯과 밥을 비벼서 입안에 한 숟갈 떠 넣으면, 그야말로 행복한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갈 때쯤에 소래포구는 하나 둘 불을 켜고 있었다. 그 야경도 매우 아름다웠다. 소래포구에는 정말 싱싱하고 맛있는 해산물들이 잔뜩 있었다. 지금도 펄떡거리는 생선들과 갓 잡아 올린 해산물들이 눈앞에서 아른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