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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소설

제목 독서실 힐링 캠프-12
글쓴이 이담비
그로부터 며칠 후, 민혁이는 독서실을 다시 나갔다.
"아휴, 민혁이. 어떡해. 학교에서도 보나마나 공부 안하고 있을텐데."
"우리가 걱정할 바는 아닌 거 같아. 알아서 하겠지. 아직 공부에 관심이 없는 거야~"
"휴.. 안타깝다. 여기 근처에 pc 방이 하필 또 생겨갖고 거기서 놀고 있을텐데. pc 방 단속 일일이 다 하기도 어렵고."
"그래도, 해 보자고. 단속 까잇 거~."
그리하여, 나와 여민이와 소망이는 혹시라도 민혁이가 있을까 하는 마음에, 피시방 단속에 들어갔다.
타타타타탁, 투타타타탁. 퍽퍽. 아이고.
pc방에서는 예상대로 엄청난 소음이 있었다.
"아, 미친. 또 놓쳤어. 이런 미친."
타타타타타타타타타탁, 타타타타타타타타타탁. 자판 두드리는 소리와, 마우스 움직이는 소리가 한데 어우려져 괴상한 소리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아이, 진짜. 여기 왜 와요!" 예상대로였다.
"그래, 민혁아. 공부 안 하고 뭐하는 거니?"
"저 인강 듣는데요. 왜요."
나는 미심쩍은 마음에 민혁이가 보고 있는 인터넷 화면을 곰곰히 살펴봤다. ebsi 수학 강의를 열심히 귀기울여 듣던 민혁이였다.
"게임하는 걸 단번에 끊을 수는 없고, 이제 차차 끊어가야죠. 뭐."
"그래. 좋아. 집중은 잘 되니?"
"나름요. 게임보다 더 어렵고 복잡한 수학."
"게임보다 재밌지?"
"뭐.. 몰라요. 아직은. 재미가 있어야지, 원."
"그래, 하다보면 재미있을거야! 이제 우리는 애들 출첵하러 가 볼게. 감시 안한다고 공부 안하면 안된다~."
"아. 네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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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혁이가 그걸 이해한다고? 말도 안 돼! 나도 모르는데." 도형이였다.
"이름이 도형인 너는 도형을 잘 하고, 민혁이는 셈을 잘하나 봐~."
"그런가요? 흐흐."
"그렇겠구나."
"민혁이한테 미적분 배울래요!"
"오, 그래. 지금 민혁이는 게임을 좋아해서 피시방에서 잠시 머리 식혀가면서 공부 하고 있더라고. 있다가 30분후에 민혁이 공부 끝날테니까, 그 때 둘이 잠시 만나는 거 어때?"
"좋아요. 민혁이가... 우와..."
"의외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민혁이 수학은 나보다 잘하더라. 진짜. 그 어려운 걸 어떻게 이해하는지. 나는 수학만 많이 못했거든. 크크." 소망이였다.
"크크크크. 수학... 어렵죠. 흐.."
이윽고, 민혁이가 독서실로 들어왔다.
"민혁아!"
"왜요."
"오늘 도형이가 너한테 수학 배우고 싶다네. 둘이서 잘 해봐."
"아,네. 도형이 너 여기로 와."
"네."
"네가 뭔데 나한테 존댓말을 써? 동갑한테."
"네."
"존댓말 그만 써라."
"네."
"내가 그리 무섭냐? 이 자식."
"아니요."
"어색하다. 존댓말 한 번만 더 쓰면 맞을 줄 알아라."
"응."
"그렇지."
"네."
"야, 맞자. 좀."
퍽퍽퍽.
민혁이는 입으로 때리는 소리를 냈다.
"네."
"야, 김도형. 그만해라."
"네."
"존댓말 그만쓰고, 뭐가 궁금한데?"
"미적분...."
"사나이가 자신감이 왤케 없니. 나랑 맞장뜨자. 수학 개념 하나 내 놓고, 틀리면 딱밤 맞기다. 나 막장인데."
"행렬에서 성립하는 법칙이 뭐야?"
"결합법칙이랑 배분법칙이요."
"존댓말 쓰지 말랬잖아."
"결합법칙.. 배분법칙.."
"오, 맞았다. 똑똑한데? 하긴 이거는 기본중의 기본이고."
"네."
"그래, 너 이제부터 나한테 존댓말 쓰기만 해 봐라. 수학문제 어려운 거 낸다."
"응."
"그렇지, 암. 이제 공부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