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기마당 > 글쓰기마당 > 동화/소설

동화/소설

제목 그리움(단편 소설)
글쓴이 김현진
이런게 그리움이라는 건가? 거리를 걷다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이 삼총사 친구들. 이제는 다시 보지 못하는 건가?
"하아..."
난 한숨을 쉬었다. 같이 걸어가고 있던 절친 수아가 물었다.
"왜 그래? 뭔가 고민이 있어보여"
어...? 어떻게 알았어? 넌 정말 나의 절친이야.
교복이 정말 잘 어울리는 윤수아. 고 2지만 정말 동안페이스다.
"아니야..."
나는 애써 고민을 숨겼다. 알리면 안될 것 같아서.
개그맨 지망생인 내 친구 세이가 갑자기 제안을 했다.
"우리 화장품 가게 가자"
"갑자기 왜"
수아가 갑자기 왜 그러냐고 그랬다. 수아의 얼굴을 읽어보니
'너 틴트가 몇개인줄 알아? 자그마치 7개야, 7개!'
세이는 애써 수아의 표정을 못 본척 한채 말했다.
"하윤아, 어때?"
갑자기 나에게 날라온 질문에 난 당황했다.
"어?"
세이가 의심하는 눈치와 개그를 혼합해서 말했다.
"하윤이, 너~?"
"화장품 가게 가자고 했지? 그래 가자"
난 쿨한 사람이니까.
"하윤아, 너 틴트 있어?"
"아니 전혀"
난 얼굴에 관심이 없다. 처음에 틴트가 뭔지도 몰랐다.
한마디로 화장품 무식자다.
"하윤이 얼굴이 이쁘긴 한데... 너무 칙칙해"
세이가 말했다.
"칭찬이야 뭐야"
수아가 비아냥 거렸다.
"수아야? 넌 나의 계획을 모르는구나"
세이야.. 뭔 계획. 내 얼굴에 뭐하려고.
"오늘은 우리 절친 3총사의 우정이 3년된 날이야!"
맞아... 그랬었지.
"그렇군. 세월이 참 빠르구나"
수아가 갑자기 아련한 척 하늘을 보며 말했다.
"그래서 너의 계획이 뭐야"
내가 세이에게 물어보았다.
"따라와~!"
결국 나와 수아는 세이의 손에 이끌려 화장품 가게에 갔다.
세이가 내가 좋아하는 색깔의 틴트를 골랐다.
"하윤아... 이건 나의 마지막 선물이야"
맞아.. 세이 전학가지?
"고마워, 세이야"
수아가 흥분해서 말했다.
"우리 '이'씨 삼총사가... 이렇게 깨지게 되다니!"
'이'씨 삼총사인 이유는 간단하다.
이세이.
이하윤.
이수아.
그래서 '이'씨 삼총사다.
세이가 갑자기 우울해졌다. 늘 활짝 웃는 친구였는데, 그래서 더 예뻤는데.
수아가 대답했다.
"나 이민가."
세이가 놀라서 틴트를 떨어뜨렸다.
세이는 놀란 마음을 애써 웃으면서 대답하였다.
"수아야? 그런 장난 하는거 아니야. 오늘 만우절 아니다"
"그동안 숨겨서 미안하다. 나 이민간다. 미국으로."
뭐야... 왜 다 내 곁에 있는 친구들은 다 떠나가는거야...?
왜? 내가 뭘 잘못했는데.. 너희들 없으면 난 안 된단 말이야.
늘 내 고민들어주고 이해해주고 모든지 준비물이던 뭐든 다 빌려주던 니네들이...
전학간다니. 그동안 너희들한테 받은 것들 다 주지도 못했어.
"수아야... 한국에 언제 와..?"
난 자그마치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 언제가 될지 몰라. 아마도 우리가 25살때쯤... 다시 올 것 같아"
즐겁게 화장품 가게에 왔는데... 이렇게 슬픈 소식을 또 접하게 될 줄은 몰랐다.
그렇게 틴트를 사고 나왔다.
난 세이와 수아에게 물었다.
"세이야 너 전학 언제 간다고 했지? 수아 넌 언제 가는데?"
세이가 대답했다.
"나? 내일"
세이야 너 내일 간다고 안 했잖아... 왜 그래..?
"세이야.. 진짜?"
"어... 나 부산으로 이사간다"
와.. 여기 서울인데, 되게 멀다.
갑자기 수아가 급하게 말했다.
"나! 비행기 타러가야해!"
세이가 택시를 불렀다, 참 목청은 크지, 우리 세이가.
택시를 같이 타고 갔다. 수아의 마지막 모습을 보고 싶다.
공항에는 수아의 가족들이 있었다.
"안녕하세요"
나와 세이는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
난 수아가 이민을 가게 될 것 같았다. 이번 해에.
수아가 나한테 이민을 갈거라고 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그때를 대비해서 사둔 반지 3개가 있었다.
그중 한개를 수아에게 주었다.
"수아야, 이 반지 우리 우정의 증표야. 이 반지를 보면서 날 생각해"
"그래... 고마워 하윤아"
그리고 한 개는 세이에게 주었다.
"세이야.. 부산가도 연락해?"
"어. 당연하지!"
나와 세이, 수아는 손을 모았다.
"우리의 우정 영원하리라!"
그렇게 화이팅을 외쳤다.
수아가 우리에게 "안녕"이라고 인사를 남기고 캐리어를 끌고 비행기를 타러 갔다.
난 그때의 니 모습, 잊지 못한다.
그렇게 딱 내가 26살이 되었을 해다.
수아와 세이와 21살때부터 연락이 끊겼다. 핸드폰 번호가 바뀌었나..?
어쨌든 난 임명고시를 보고 선생님이 되었다.
그렇게 보람차게 내가 학생들을 가르칠 학교에 갔다.
새로온 선생님 명단에서 나를 찾았다.
나 찾았다! 어 그런데... 이 이름은?
이세이! 분명히 이세이라고 적혀있었어!
몇학년 몇반 선생님이야.. 5-3반 선생님?
난 5-2반 선생님인데!
난 흥분이 되었다. 일단 빨리 5학년 연구실로 들어갔다.
맞았다. 내가 그토록 찾던 이세이.
"세이야!"
난 문을 열고 세이를 불렀다.
"누구... 하윤이?"
"맞아!"
그렇게 나와 세이는 기쁨의 상봉을 했다.
다른 선생님들이 한 마디씩 하셨다.
"이산 가족 상봉하는 것 같네요"
"잘 아는 사이인가봐요"
" '이'씨로 성도 같은데 자매인가?"
"안 닮았잖아. 친구 같아"
나와 세이는 선생님들에게 우린 오래된 절친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우리 둘은 같이 나란히 교무실에 앉았다.
종이 울린다. 내가 늦게 왔나?
그렇게 반으로 들어갔다. 이 학생들이 내가 가르칠 학생들이구나..
1교시는 자기 소개 시간을 가졌다.
어... 지나가는 여자. 수아 뒷 모습 같다. 되게 많이 닮았는데.
난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잠시만 쉬고 있어요"
그렇게 난 그 여자를 쫓아갔다.
"이수아!"
그 여자는 뒤를 돌아보았다.
이수아 맞다.
"누구...세요?"
너 나 기억못해? 왜 그래?
난 내가 그때 주었던 반지를 들이밀었다.
"기억 안나?"
"...!"
기억이 났다는 눈치였다.
"이...하윤?"
"맞아. 수아야."
그렇게 우린 다시 만났다.
마침 종이 울렸다. 세이가 교실에서 나왔다.
"이...수아?"
세이가 가느랗게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맞아, 세이야"
세이는 기억하고 난 기억안해? 칫..
그렇게 우리 셋은 다시 만났다.
많이 그리웠다. 그들이.
그 때 난 그리움이라는 감정이 정확하게 뭔지 알게 되었다.
나에게 그리움이라는 것을 알게 해준 그녀들.
그리고 그리움의 눈물을 흘리게 해준 그녀들.
너희들 많이 그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