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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시

제목 바다해초의 꿈~
글쓴이 김정옥

엉킨세월들일랑 실타래처럼 풀어내세요.

방석을 깔고 엉금엉금 물살속을 헤집고 올라온 돌고동들 바람에 밀리때면 새가슴이 파래져요.

헛헛한 세월 악착같이 살려해요. 해초바람에 절인날들도 있었죠.

헹구다 만 머리 젖은 돌에서 말리면서 피어난 해초들의 생명력을 보세요.

군상처럼 옹기종기모인 살갑게 맞닿은 살들에 이리저리 밀리다 한곳에 붙어 담쟁이처럼 정착했어요. 별별 애교를 부리며 햇살이 해초밑을 드나드는 사이 어느새 건기가 찾아왔어요.

고동소리처럼 고요히 얼켜 잠든 바다가 짭쪼름한 소금에 절궈지며 지른내를 풍기네요.

일상적 습관도 바다에선 치열함이 되는 무게들 다 견뎌보아요.

시작하지 않았음 힘든것도 몰랐죠.

엉키고 설키면서 살아내다 보면 희망이 가슴안에서 씨방처럼 부풀지 몰라요.

살다보면 간혹 소금처럼 갈라진 손가락 틈새로 진물이 들어도 끄덕없어요.

씨방속 희망들이 뿌려져 싹 틔울때까지 해초들은 아우성거리는 젖은 바다표면에서도 꼼짝않고 포기할 수 없어 멀미가 났어요. 절망을 온몸으로 견뎌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