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기마당 > 글쓰기마당 > 글나라북클럽

글나라북클럽

제목 [북클럽1기] 돈키호테 1
글쓴이 장재형



돈키호테1

중학교 시절 친구에게 빌려서 밤새 읽었던 미겔 데 세르반테스돈키호테마흔이 넘은 지금 다시 읽어보고 싶은 책 중 하나이다돈키호테는 라만차의 시골 구석에 사는 귀족으로기사도 이야기에 관한 책을 너무 많이 읽어 정신이 이상해진다결국 과도한 독서로 자신이 읽은 이야기가를 현실로 받아들여스스로 자신을 기사도 책에 등장하는 편력기사들 중의 한 명이라고 믿게 된다그리하여 스스로 기사가 되겠다는 신념을 실행하기 위해 낡아 빠진 갑옷과 투구를 갖추고 자신을 돈키호테라는 이름을 붙인 뒤근처에 사는 농부 산초 판사를 그의 종자로 하여 로시난테라는 앙상한 말을 타고 모험을 떠난다또한 시골 처녀를 둘시네아 공주라고 상상하여 그녀의 사랑을 얻기 위해 낸 최대의 희극이자 비극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이다

  

돈키호테는 지구상에서 성서 다음으로 많은 언어로 번역되었고아직까지도 출간된 지 400년이나 지난 오늘날까지 고전 중의 고전’, ‘꼭 읽어야할 작품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돈키호테는 재미가 있다돈키호테와 산초는 수많은 고난을 무릅쓰고 모험을 감행한다돈키호테는 자유와 정의를 지키는 기사이다절대로 불의를 간과하지 않고약자를 괴롭히는 악인들과 싸운다풍차를 거대한 악당이라고 여겨 싸움을 벌이는 이야기베네딕트 교회 수도사와 비스카야인들을 공주를 납치해 가는 악당이라고 생각하여 칼싸움을 벌인 이야기돈키호테의 광기로 주막을 성으로 여기고 숙박비를 지불하지 않고 떠나다가 붙잡힌 산초가 담요 키질을 당한 이야기양 떼들을 군대라고 착각하여 공격한 이야기 등을 읽으면서 혼자 깔깔대고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가 돈키호테와 같다고 말할 때그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우선 소설 속의 돈키호테는 현실을 모르고 이상에 집착하여 세상을 부조리를 개혁하고자 한다앞뒤 분간하지 못한 채 저돌적이고 맹목적인 약간 정신 나간 사람이라는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그렇지만 돈키호테의 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무모한 모험은 단순한 광기에 빠진 사람의 이야기만은 아니다세르반테스는 돈키호테라는 인물을 통해 우리의 삶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돈키호테의 삶을 보면서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라는 찰리 채플린의 명언이 떠올랐다돈키호테는 이상적인 가치를 맹목적으로 추구한다는 점에서 우리의 삶의 희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끊임없는 좌절과 실패하는 모습 속에서 우리의 삶의 비극적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이상과 현실 속에서 방황하는 돈키호테의 실존적 모습이 바로 우리의 모습인지도 모르겠다

악을 소탕하기 위한 자칭 기사인 돈키호테의 이야기 꼭 읽어야 할 필독서이다. 2권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