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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작품

제목 미술관
작성자 김현진 작성일 2021-03-21
작성일 2021-03-21

예전에는 미술관 관람에 그렇게까지 큰 흥미가 없었다. 그림 그리는 건 좋아했었으나 미술에 큰 재능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물론 지금 돌아보면 조금 아쉽긴 하다. 한국화 쪽으로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또 새로운 꿈이 생겼으니 그 꿈을 또 놓치지 않게 노력하고 있다.

 

요즘 글을 쓰다가 글감이 떠오르지 않아서 미술관을 찾았다. 작품을 보다가 갑자기 떠오를 수도 있는 거니까. 평소 내 글이 감정을 토해내는 에세이들이 많았다면 요즘은 사물을 또 다른 시선에서 담는 것을 좋아한다. 날이 좋아서인지 그 앞 잔디에서 피크닉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얼굴에는 미소들이 가득했다.

 

 

들어가면 앞에는 팜플렛이 비치되어 있다. 나는 다 관람한 후에 가지고 나왔다. 미리 읽어보면 작품의 이해도는 높아지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먼저 주관적인 해석을 하는 것을 선호해서였다.

 

 

입구를 잘못 찾아서 거꾸로 관람하게 되었다. 큐레이터로 보이는 분이 오셔서 겨울부터 보시게 될텐데 괜찮냐고 물으시기에 괜찮다고 말했다. 사실 순서는 상관없다. 나는 정방향으로도 보고 반대편으로도 보는 편이다.

 

 

아까 언급했듯이 나는 한국화에 관심이 있었던지라 작품들을 상당히 주의를 기울이며 관찰하였다. 검은색과 하얀색은 어떻게 사용하고 표현하냐에 따라서 느낌이 확연히 달라지는 것 같다. 겨울을 대표하는 특징인 눈이 표현되지 않았는데도 겨울이라는 게 확 와닿았다.

 

 

전시 끝 쪽에 화가분이 작성하셨던 글들이 같이 전시되어 있다. 이 글을 읽고 작품을 둘러보면 더 새롭다. 그저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일상 글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사람의 일상 글을 통해서 우리는 그의 생활 습관을 알게 되고 성격까지 짐작할 수 있게 된다.

 

 

가을을 주제로 전시해둔, 넓적한 공간에 몇 작품 없으나 꽉 찬 느낌이 들었다. 어두운 색들이 주는 안정감과 묵직한 느낌 때문이겠지.

 

 

작품을 천천히 살펴보며 글을 읽으면 참 여러 생각들이 든다. 개인적으로 나는 그 사람이 만든 예술작품에는 그 사람의 세계가 보인다고 생각한다. 이 그림들만으로는 단언할 수 없겠지만 화가분의 세상을 살짝 마주하게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한 번쯤은 유년기를 떠올릴 것이다. 그 시절들이 괴로웠던, 행복했던 어떤 감정으로 남아있던 말이다. 노력하여 떠올릴 때도 있고, 불현듯 스쳐 지나갈 때도 종종 있다. 시간이 지나면 기억도 바래지고 향기만 남게 되던데 그 향이 맡아지는 작품들이 많았다.

 


색을 꽉 채우지 않아도 풍부해 보이는 계절. 나는 그래서 가을을 사랑한다.

 


곧 찾아올 계절, 여름. 옷차림이 가벼워지고, 사람들은 차가운 곳만을 찾게 될 그 계절. 가을 다음으로 관람한 계절이다. 추웠던 겨울이 끝나고, 봄이 왔고, 또 여름이 올 것이다. 내 기억들은 신기하게도 여름쯤에 안 좋은 인상을 남긴 일들이 꽤 있으나 그만큼 아련하게 자리 잡는다.

 

봄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참 많다. 새로운 시작을 마주하는 계절이자 새 생명 들이 고개를 들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기다. 봄 특유의 따스함 또한 매력적이나 너무 향기로워서 숨이 꽉 막힐 때가 있다. 모순이지만.

 

 

봄을 떠올리면 활짝 만개하는 꽃을 떠올리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래서 꽃을 표현한 작품들이 많을 것 같다고 생각했으나 그건 내 판단의 오류였다. 초록색으로 채우지 않아도 숲과 산의 울창함이 보이는 작품들이 많았다.

 

대나무를 표현한 작품도 있었는데 난 이 작품이 의외였다. 나에게 대나무란 여름이었다. 울창하고 상쾌한 존재였으니까. 어쩌면 내 고정관념이었을지도 모른다.

새로운 방향의 사고를 열어주는 전시들. 내가 거주하고 있는 지역에서는 한정적이라 코로나가 잠잠해진다면 다른 지역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를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