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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작품

제목 날 닮은 소녀
작성자 김경은(사직여중 2의 작성일 2003-11-12
작성일 2003-11-12
키다리 아저씨.
저번 2학기 중간고사로 받게된 선물 휴대폰 속에 기록되 있기를 10월 25일날 책읽기를 마감했다 한다.
게으른 나로 인해 이 감상기록은 하는 수 없이 하루하루 연기되었고 드디어 오늘이 되어 내손에서 부터 아름다운 인간의 마음을 흘러보내게 됬다.
이번 독후감은 신중하지 못하다.
보통 독서감상문을 쓸때면 나는 불안한 마음에 책을 옆에다 두고 차근차근 써내려간다. 한번씩 책을 참고해 가면서, 책에 스며든 작가의 성격을 모방해가면서.
근데 오늘은 책이 없다. 내가 학교에서 근무하는 도서실에 이책을 반납한지가 꽤 오래 됬으며, 또 다시 빌린다 해도 이제는 그 책에 대한 흥미는 저멀리 떠나가셨기 때문이다.

키다리 아저씨. 처음에 난 이책 제목만을 듣고 좀 유치한 내용일 거라고 짐작 예측했었다.
하지만 그게 아니더라고.
책 주인공은 나를 무지하게 닮았으며 또 머리로 볶는 생각조차 알트,프린트스크린으로 복사한것처럼 정확히 들이맞았다.
여하튼 책의 소녀,제루샤 애벗(?)은 나와 동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주디라고 불리길 원하는 이 소녀는 시도 때도 없이 키다리 아저씬가 뭔가에게 편지를 마구마구 쓴다.
가끔씩은 그림까지 덧붙여서 맛을 한층 돋우기도 했다.
고아면서도 명랑하고 밝으며 창의성이 돋보이는 이 소녀스런 소녀는 키다리 아저씨로 불리는 한 사내로 부터 구원의 손길을 받게 된다.
꼭 동정에 의해 전해진 손길은 아니고 그 구원자의 자발적 마음에서 우러난 애벗과의 연결의 다리이다.
애벗은 이 키다리 아저씨(사내의 커다란 검정 그림자를 목격한 애벗이 붙인 현명한 구원자의 별명이라 할 수 있겠다.)로 부터 실로 많은 것을 받는다.
키다리 아저씨는 애벗에게 물질적인 선물, 따스한 사랑, 묘한 감정의 교류등 애벗에게 여러가지 경험의 기회를 맛볼수있게 해 주며 마지막 결과에 그는 애벗 뿐 아니라 책읽는 독자에게 크나큰 감동을 선사한다.

책을 다 읽고 어머니와 토론을 했다.
나보다 먼저 책의 속을 뒤져봤던, 일찌기 책을 능가하신 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눴다.
이야기 도중 나는 놀랐다. 내 감각이 둔하단 것을 .
키다리 아저씨가 누구란 것을 어머니께선 먼저 쉽게 짐작하고 계셨던 것을 왜 나는 콧털만큼도.. 하나도 모르고 있었던걸까?
나는 왜 모른걸까?
단지 나와 비슷한 재루샤 애벗에게 심취되어 그녀와 함께 키다리 아저씨의 생김새를 궁금해 하고만 있었던 걸까?

지금와서 다시 생각해봐도 정말 둔하기도 둔하다. 그리고 아직까지 책읽는 방법을 제대로 터득 못한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내가 너무 순수한 바람에, 너무 정당하게 그(책)속에 심취되어 집중해가며 읽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