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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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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이야기'는 1946년 [해방 문학 선집]에 발표된 작품으로 전 5절로 구성되어 있으며 해방 직후 과도기의 사회상을 냉소하는 태도로 독특한 풍자적 세계를 구축한 농민 소설이며 전지적 작가 시점의 소설이다.
평면적 구성이 아닌 입체적(역전적) 구성의 작품으로 광복 직후의 현실에서 동학 직후의 부패한 사회상과 일제 강점기에 일인들에 의해서 교묘하게 농토를 수탈 당하는 농촌의 모습을 역전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일인들이 토지와 그 밖의 모든 재산을 두고 쫒겨나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한생원은 우쭐해졌다. 조선이 독립하게 되었다는 것도, 전쟁이 끝나서 공출도 없어지고 손자놈 용길이가 징용에 뽑혀나갈 염려가 없어진 것보다도 일본인에게 팔았던 땅을 다시 찾게 된다고 항상 큰 소리를 쳐오면서 지금까지 버텨왔기 때문이다.
한생원에게는 부친의 부지런으로 근근이 모은 열세 마지기와 일곱 마지기의 두 자리 논이 있었다. 그 피땀 어린 논 열세 마지기를 병신년, 한생원이 21살 되던 해, 고을 원에게 빼앗겨버렸다. 한생원의 아버지 한태수가 동학에 가담하였다는 누명을 씌어서 옥에 가두고 논 열세 마지기와 바꾸게 했던 것이다. 그 후부터 한생원에게 나라라는 것은 고통이지 하나도 고마운 것이 없었다.
한생원 때의 젊은 한석문은 부친이 죽고 칠팔 명이나 되는 권솔을 일곱 마지기의 논으로는 태부족하여 남의 논까지 소작하였으나 힘들기는 마찬가지였다. 허황하고 헤픈 값을 하느라고 술과 노름에 빠지게 되고 결국 빚까지 늘어나는 처지에 빠지게 되어 경술 합방 바로 이듬해에 시세보다 거의 두 베까지 쳐준다는 일인 길천이의 꼬임에 빠져서 금같은 농토를 팔아버린다. 그 후부터 광복이 되어 일인들이 물러갈 때까지 언젠가 일인들이 물러가면 땅을 다시 찾으리라는 기대감, 아니 확신처럼 믿으면서 살아왔던 것이다. 이런 한생원에게 광복의 기쁨은 오직 땅을 도로 찾으리라는 기대감만이 가장 큰 것이었다.
그러나 평생을 기다렸던 광복이 되었건만 그의 희망은 송두리째 무너지고만 것이었다. 산림으로 개간되어 낙엽송으로 꽉 들어찬 멧갓도 길천 농장 산림 관리인인 강태식이가 길천이의 위임장을 받아서 이미 다른 사람의 것이 되었고, 농토도 국가가 몽땅 맡아서 관리를 하면서 조선 사람에게 시세에 따라서 다시 판다는 것이었다.
이 사실을 알고 한생원은 허탈에 빠져서 자신은 다시 나라 없는 백성이다라고 하며 독립되던 날 만세 안 부르기를 잘했다고 혼자말을 한다.
작가 채만식은 이 작품을 통해서 새정부의 농업 정책의 잘못을 비판하고 일제에 아부하고 치부를 일삼던 친일파들이 광복이 되고 새로운 정부가 들어 섰어도 개과천선 하기보다는 자신들의 기득권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더욱 시승을 부리는데 가난한 농민들은 동학란 작후 엉뚱한 모함을 씌어 농토를 빼앗아 가던 구한말 시대나, 일제 강점하에서 교묘한 수단으로 일인들에게 농토를 수탈 당하던 시대나, 독립을 맞아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현실에서나 조금도 다를 것이 없다는 인식을 한생원을 통해서 풍자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청도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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