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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홍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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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홍글씨』와 姦通罪의 再解釋
'나다니엘 호오든'의 "주홍글씨"는 간통죄(姦通罪)로 가슴에 주홍글씨로 "A"라는 문자를 새긴 채 심문을 받는 헤스터 프린이라는 한 여성과 그녀로 하여금 불륜(不倫)의 아이를 배게 한 장본인인 마을에서 가장 신망이 높은 젊은 성직자 딤즈데일의 이야기이다.
헤스터 프린은 여성으로서의 가혹한 심문(審問)에도 불구하고 끝내 상대방을 자백하지 않고 비난(非難)과 질시를 감수하며 살아가고 그 후 사태의 모든 전말을 파악한 헤스터의 남편 칠링우드는 복수를 계획하지만 양심의 가책에 못이겨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던 목사 딤즈데일은 마침내 모든 이들 앞에서 자신의 죄(罪)를 고백하기로 하고 사람들 앞에 나서서 자신의 죄상(罪狀)을 낱낱이 고백한 다음 숨을 거두고 만다.
헤스터는 이리하여 죄인이라는 질시에서 벗어나서 나머지 생애를 이웃에 대한 봉사를 통해 보내고 마침내 '罪와 罰'의 관문을 통과하여 얻은 평온함 가운데 一生을 마치게 된다.
여기서 우리는 성(聖)과 속(俗)의 대립구조 속에서 현실적 모습이 逆의 위치를 가지며, 죄와 벌의 시행의 역전(逆轉)도 제시됨을 볼 수 있다. 즉, 간통죄라는 속(俗)된 위치와 성직자라는 성(聖)스러움의 위치의 대립 속에서 그 반전(反轉)과 교차를 볼 수 있다.
헤스터의 저고리 앞섶에 수놓여진 주홍글씨 'A'는 간통이란 의미의 Adultery에서 천사라는 의미는 Angel의 위치로 반전됨으로써 청교도 사상이 지배하던 시대적 가치관과 윤리 속에서 '강한 여성상'의 거듭남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은 작가의 의도 外에 우리는 '헤스터'라는 한 여인과 딤즈데일 그리고 칠링우드 등 등장인물들의 삶의 변화에 가장 큰 가교(架橋) 역할을 한 주홍글씨 'A'의 의미를 다시 한 번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 A는 간통을 의미하는 Adultery이며 그 사회에서 악(惡)으로 평가한 간통이란 범죄에 대한 형벌제재(制裁)로써 낙인(烙印)의 기능을 하기도 한다. 비록 시대적 배경을 달리하는 시공(時空)의 차이는 있으나 오늘날에도 여전히 범죄로 규정되어진 '간통'의 犯罪化 여부와 형벌적 기능에서의 측면을 고찰(考察)해 보고자 한다.
우리 형법 제 241조 1항은 "배우자 있는 자가 간통한 때에는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그와 상간(相姦)한 자도 같다."라고 규정하여 간통죄를 처벌하고 있다. 하지만 오늘날 간통죄는 그 위헌성(違憲性)과 폐지에 대한 많은 논란이 있다.
우리 헌법재판소는 이미 <89 헌마 82판례>에서 合憲 판결을 내렸으나, 위헌(違憲)의 반대의견과 폐지여론도 여전히 팽배해 있는 상태이다.
이에 우선 간통죄 규정에 대해 위헌 여부에 관한 쟁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로 '성적자기결정권'의 침해(侵害) 문제를 들 수 있다.
우리 헌법 제 10조가 보장하는 개인의 인격권(人格權)과 행복추구권(幸福追求權)에는 개인의 자기 결정권의 전제가 필요하고 이 자기 결정권에는 성행위(性行爲) 여부 및 그 상대방 결정의 자유인 '성적자기결정권'이 포함되어 있는 바 간통죄는 이러한 개인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국가가 부당하게 침해하는 것으로서 위헌이란 견해이며
둘째로, 사생활 은폐권의 침해라는 문제이다.
사생활의 비밀에 속하는 행위에 대해 개인이 타인에 의한 탐지(探知)와 공개를 불원(不願)하는 때에 이를 국가 공권력이 강제적으로 공개할 때 개인은 명예심의 상처와 수치감으로 인해 행복추구권도 침해당하는 바 이는 명백히 헌법제17조와 37조1항의 침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사생활의 영역에 속하는 행위라도 필요한 경우 제한할 수는 있는 것이지만 이때에도 법익(法益)의 비교형량(比較衡量)과 과잉금지의 원칙이 준수되어야 하는 바 성질서(性質序) 또는 성도덕(性道德)이라는 가치의 보호만을 앞세워 감행된다면 과잉처벌의 폐단이 생길 우려가 있는 것이다.
셋째로, 간통죄의 역기능(逆機能) 문제이다.
간통죄의 경우 이론상으로 <혈통의 순수성(純粹性) 보전, 가족제도의 보호, 성적 윤리 도덕의 보호>에 기여하지만 유부남의 미혼녀와의 정사(情事)시에는 혈통의 순수성을 보호법익 이라 할 수 없게 되고 친고죄(親告罪)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혼을 전제로 하는 고소권의 발동은 기존(旣存)의 가정을 파탄으로 이끌며 또한 간통피해자의 성품 및 행위자의 경제력 유무(有無)에 따라 처벌 여부가 결정되는 형평성(衡平性) 문제가 있으며 자녀의 경우의 아무런 귀책사유(歸責事由) 없는 피해자가 되며 부부의 재결합의 기회를 말살해 버리고 과다한소송비용등의 지출(支出)로 가정의 자산이 잠식되며 또한 실제로 '암수(暗數)'범죄가 대부분인 현실에 있어 형사 정책적 기능이 제대로 행해지지 않는 등 여러 가지 부정적 기능이 있는 바 성질서(性秩序)유지와 범죄예방적기능을 다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이다.
넷째, 과잉금지원칙(過剩禁止原則) 위반의 문제이다.
현행 간통죄(姦通罪) 규정의 징역형 일원주의(一元主義)는 이혼. 위자료청구 등 다른 법적 제재의 존재의 간과라는 문제와 보다 형이 더 무거운 음행매개죄(淫行媒介罪)에 있어서의 벌금형 선택, 간통죄 고소 취소권의 위자료 요구의 무기화라는 남용 등에 비추어 그 실효성 면과 비례성(比例性)면에서 헌법 37조 2항의 과잉금지원칙(過剩禁止原則)에 반하는 것이다.
다섯째 평등권 침해의 문제이다.
우리 형법의 간통죄가 법률상 쌍벌주의(雙罰主義)를 취하고 있다지만 경제적 약자인 여자의 경우 고소(告訴)가 실질적으로 어려운 현실과 피해자의 인내심이나 복수심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며 보다 많은 위자료를 받아내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惡用)됨에 따라 재력(財力) 없는 자의 경우만 처벌받게 되어 이는 헌법 11조 제 1항의 평등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다.
물론 이에 대한 합헌설의 입장인 부부(夫婦)간의 성적성실의무의 문제. 윤리함양과 도덕적 가치보호의 문제는 사회질서(社會秩序)와 공동체의 가치보호에 매우 중요한 것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형법은 형벌이라는 그 제재의 강력성에 비추어 최후수단성(最後手段性)에 입각하여 적용되어야 함이 원칙이다. 즉 다른 法的制裁수단으로는 법익의 보호가 불가능(不可能)할時 최후수단으로서 작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간통죄의 경우는 민법이나 가족법 아래에서 충분히 규율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형법의 적용을 고집한다는 것은 형법의 보충성의 원칙의 취지와도 어긋나는 것이다. 외국의 경우처럼 유책(有責)한 배우자에게 민법상의 책임을 가하여 상대방에게 자녀양육권과 부양청구권을 부여하며 위자료에 관해 규정짓는 방법이 더욱 타당할 것이다. 따라서 現在 형법 제 241조의 간통죄 규정은 헌법에 합치되는 정당한 국가 형벌권의 행사로 인정되고는 있지만 재론(再論)의 여지가 충분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헌법 37조 2항에 따라 질서유지, 공공복리를 위해 그 제한이 불가피한 경우 그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한도에서 법률로써 제한 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보호법익의 실익이 애매하며 그 영역에 있어서도 지극히 사적인 이러한 간통의 경우에까지 국가 형벌권의 발동이 필요한가 라는 질문을 하게된다. 또한 간통행위를 방치(放置)함으로써 초래되는 공적불이익(公的不利益)과 규제에 의해 초래되는 사적(私的)불이익과의 비교형량에 있어서도 그 순기능(順機能)적 역할을 다하는 것인가의 문제가 의심스럽고 사회상황(社會狀況)과 국민의 의식(意識)변화에 따른 그 규범력의 약화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주홍글씨의 경우 헤스터 가정의 파괴와 그 구성원들의 삶에 있어 한 사회 내지 한 국가가 범죄로 규정한 행위의 효과는 그 개인이나 가족의 생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쳤다. 한 사회의 질서유지와 공동체 생활의 가치보호는 형벌권 발동의 중요한 이유임에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헌법 최고의 가치이자 목표인 인간의 존엄과 가치 실현이라는 측면에서 보더라도 국가 형벌권의 행사의 범위 문제는 보충성(補充性)의 원칙에 입각해서 필요 최소한에 한(限)하여야 할 것이라고 본다. 또한 현실적 상황을 고려하여 위헌무효(違憲無效)로 하기에는 규범의 공백(空白)이 가져올 역기능이 적지 않다 하더라도 보다 부수적인 입법조치를 촉구하여 개선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간통녀(姦通女)라는 낙인(烙印)의 주홍글씨A자(字)와 오늘날의 전과자로써의 간통범은 범죄의 특별예방적(特別豫防的) 기능이 강조되는 오늘날의 현실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그 차이(差異)가 전무(全無)하다는 것은 다시금 검토되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계명대 법학과 2年 양진호>너른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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