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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치 아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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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치 아다다의 운명이 굴절하는 모습은 세 가지 사건 속에 명료하게 나타난다. 동이를 깨는 사건, 시집에서 쫓겨고는 것, 수롱에게 죽임을 당하는 것이 그것이다. 아다다가 동이를 깨는 것은, 이 소설의 도입 부분에 나타난 순간적인 사건이지만 이것은 아다다의 운명을 예시하고 이 소설의 플롯에 논리성을 부여하는 복선구실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녀의 운명 위에 착색되어 있는 역설적 의미를 요약적으로 제시하기도 한다.
시집에서 쫓겨온 아다다는 일을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성미이자 친정에 얹혀 지내는 것이 미안하기도 하여 시키지도 않은 잎을 하다가 곧잘 이런 실수를 한다. 도움이 되고자 한 행동이 오히려 손해만 끼치게 되는 것이다. 이 사건은 아다다의 비극적 운명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동시에 된장범벅이 되어 깨어진 동이의 파편과 함께 땅바닥에 나뒹굴어져 있는 아다다의 모습에서 그녀의 파탄을 예감하게 된다.
두 번째 사건은 과거 시점으로돌아가 그녀가 출가하게 된 경위와 다시 쫓겨나게 된 전말에 대한 작가의 논평 속에 나타나 있다. 지참금을 조건으로 시집을 갈 수 있었던 아다다는 그것을 밑천으로 그 집 식구들을 도와 열심히 일한 덕분에 시댁을 윤택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윤택해진 시댁 식구들(특히 남편)은 그녀를 박대하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남편이 새색시를 얻어 옴으로써 그녀는 축출당하고 말았다. 그녀의 노고와 정성이 축출이라는 불행으로 보상된 것이다.
세 번째 사건은 이작품의 핵심을 이루는 것으로 수롱의 돈을 버림으로써 그에게 죽임을 당한다는 내용이다. 이 사건에는 아다다의 능동적인 의지가 작용하고 있다. 앞서두 사건에도 그녀의 의지가 개재해 있지만 그 경우는 의지라기보다는 시도라는 뜻이 강한 것이었다. 아다다의 의지와 수롱의 의지가 대립되는 데서 강렬한 비극성이 빚어지고 있다. 아다다가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서 가장강하게 작용하는 것은 아다다의 원초적 욕구다. 그 욕구는 인간으로서의 존재 가치를 획득하겠다는 의지의 문제다.
아다다는 우리의 삶에 있어서 진정한 가치가 있는 것은 무엇인가? 돈과 행복은 대립적인 것인가, 아닌가? 라는 좀체로 해결하기 힘든 고통스러운 의문을 우리에게 던져 주는 인물이기도 하다.
<홍태식/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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