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곤(교사)

무엇을 읽어야 할까?

많은 학생들의 질문 중에 책을 좀 읽고 싶은데 무엇을 읽어야 되느냐고 말합니다. 우리는 보통 자신의 무지함을 보충하기 위하여 독서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무지함을 채우기 위해서 독서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독서란 부족함을 채우는 것'이란 뜻과 일면 모순을 나타내는 것 같기도 하나 틀림없는 독서의 불문율입니다. 굳이 이를 조금 설명하자면 자신의 무지함과 부족함은 성격상 많은 차이가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무지함은 아무런 대책이 없는 것임에 반해 부족함은 어느 정도의 방향감각을 지닌 것이라는 점에서 분명한 차이를 나타냅니다. 이러한 의미의 참뜻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을 때 진정한 의미의 독서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따라서 독서는 부족함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서가 아닌 오히려 부족함을 느끼기 위한 독서가 되어야 하며 이로써 독서 그 자체가 하나의 즐거움이 되어야합니다. 그러면 무엇을 읽을 것인가 하는 질문은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됩니다. 그냥 읽고 싶은 강한 동기가 형성되어 읽는 것이 독서입니다. 우리 주변에서 독서가 무엇인지 잘 모르는 이들이 위대한 사상집, 고전, 위인전, 내노라 하는 역사책 또는 문학책 등을 선정해 놓고 이것을 읽어야 한다고 하며 반강제적으로 요구를 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이것은 난센스이자 하나의 언어 폭력이다. 어떻게 읽을 거리가 하필 그것뿐이란 말입니까? 그것은 "독서라고 하는 것은 마치 문자의 바다에서 헤엄을 치는 것과 같다"라고 하는 의미를 미쳐 깨닫지 못하고 하는 말인 것입니다.  생각해보십시오. 고래, 갈치, 거북이, 소라, 전복, 오징어 모두 바다 속에 사는 동물입니다. 이들이 반드시 태평양에서 또는 인도양에서만 살아야한다고 하면 이 얼마나 우스운 일입니까! 그들은 생겨날 때 이미 각기 다른 특성과 환경을 지니며 이에 따라 그들의 활동무대가 자연스럽게 결정되는 것입니다.  사람 역시 각자의 사정에 따라 각기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며 이에 따라 각기 그 기호에 따른 독서를 스스로 하는 것이지 다른 사람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이 아니며 또 그렇게 되지도 않는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책을 가까이하고, 책을 읽는 습관을 기르는 것입니다.

독서를 한다는 것이 중요하게 느껴지는 만큼 독서를 실천하려고 하였는지 자문해보기 바랍니다. 말로는 중요하다고 하면서 다른 일에 더 정신을 판다면 독서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잘 모르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다른 일에 더 정신을 팔고 있다면 독서를 억지로 할 필요가 없으며 독서를 한다고 해도 독서를 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우리 다같이 독서하는 습관을 기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