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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들의 TV 시청과 독서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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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환 / 강남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
창조의 능력을 기르고, 사고하는 힘을 길러야할 청소년 시절을 기술과학과 사회과학의 발달과 함께 빠르게 발전한 전파매체나 인터넷에 많은 시간을 빼앗기기 때문에 인쇄매체에 의한 독서시간은 거의 갖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텔레비전이나 비디오 또는 라디오와 같은 전파매체를 통하여 정보를 얻는 것보다는 인쇄매체인 책을 읽어 정보의 내용을 이해하는 과정이 더 사고력을 길러준다는 사실을 논리적으로 설명하여 청소년들이 성장과정에서 인쇄매체를 통하여 깊은 사고의 능력을 기르도록 해야 한다.
책을 읽어 정보를 얻는 것이 전파매체를 통하여 정보를 얻는 것보다 더 사고력을 기를 수 있다는 실증을 미카엘 엔데의 작품 {꼬마친구 짐 크노프}의 내용 일부분을 시청각적으로 전달하는 텔레비전에서 보고 들었을 때와, 청각적인 면에서 전달되는 라디오를 통해 그 내용을 이해했을 때, 그리고 책을 읽고 내용을 이해했을 때를 예로 들면서 서로 비교해 보도록 하자.
-- 전략 --
어느 맑게 갠 날이었다. 햇빛섬 나라의 해안에 우편선이 도착했다. 그리고 우체부가 옆구
리에 커다란 소포뭉치를 끼고 껑충 뛰어내렸다.
"이곳에 어금니 부인이라는 이름을 가진 분이 살고 있습니까?"
우체부가 근엄한 얼굴을 하고 그렇게 물었다. 다른 때는 볼 수 없었던 표정이다.
루카스는 엠마를 처다 보았다. 두 사람의 신하는 서로 얼굴을 쳐다보았다. 휴일도 아니고
그리고 12시 15분 전도 아닌데 임금님까지도 창문에서 얼굴을 내밀었다.
"여보게, 우체부"
"당신은 벌써 몇 년 동안이나 우리나라에 우편물을 배달하고 있지 않은가? 나도, 나의 신
하들도 모두 알고 있을 텐데. 그런데 어째서 갑자기 어금니 부인인가 뭔가 하는 사람이 살
고 있느냐고 묻는 건가?"
"그렇다면 임금님께서 직접 읽어보십시오!"
그렇게 말하고 우체부는 재빨리 뛰어올라가서 임금님께 창 너머로 소포를 건네주었다.
-- 후략 --
이러한 내용을 텔레비전으로 시청한다면, 우편을 배달하는 배에서 우체부가 소포를 들고 내리면서 그곳에 있는 두 사람 루카스와 엠마에게 소포의 주인을 찾는 주소를 물어 보니까, 루카스와 엠마 두 사람은 어떻게 할 줄 모르고 있는데, 임금이 그것도 모르느냐고 꾸지람을 하자 우체부가 화를 내면서 임금에게 소포를 주고 가버리는 이 내용을 텔레비전으로 시청하는 경우는 이러한 내용을 쉽게 보고 듣는 것으로만 지나치게 된다. 단 몇 초 동안에 머릿속에서 무엇인가를 생각할 틈도 없이 지나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텔레비전이 아닌 라디오로 듣는다고 생각해 보자. 이제는 귀로 소리만 듣고 모든 내용이나 사건을 머릿속에서 그 내용을 이해해야 한다. 효과 소리에 의해 우체부가 소포를 배달하러 왔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고, 주소를 묻는 말을 듣고 전과는 다른 주소이기 때문에 우체부가 물었는데도 사람들은 우체부의 행동을 좋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 우체부는 소포를 임금님께 주고 가버리는 것, 주고받는 이야기와 효과를 통해서 네 사람이 이야기하고 있으며 또 소포의 주소가 이상하다는 것을 텔레비전에서는 아무 이상 없이 화면을 보면서 지나가 버렸지만, 이야기하는 내용을 듣고 네 사람의 행동을 머릿속에서 생각할 것이다.
그러므로 텔레비전을 통해 작품을 감상할 때는 모든 내용을 단순히 보는 것으로만 만족을 느껴 생각할 여유가 없다. 그러나 라디오를 통해 작품을 이해한다면 소리만 듣고 모든 내용을 이해해야 하므로 라디오를 들을 때에는 텔레비전을 시청할 때보다 더 많은 것을 머릿속에서 생각해야 할 것이다. 즉, 뇌에 더 많은 자극을 주면서 생각하게 하는 힘을 길러 준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텔레비전도 라디오도 아닌 글을 읽어 이러한 내용을 이해한다고 생각해 보자. 이제는 보는 것도 듣는 것도 아닌 글자를 통해 모든 것을 머리로 생각하면서 그 내용을 이해해야 한다. 우체부 신하 루카스와 엠마, 그리고 임금님 네 사람이 이야기하는 것을 통해 네 사람의 신분과 성격, 또 행동, 관계를 생각해야 하며, 그리고 소포와 소포에 쓰여져 있는 주소에 대해서까지 머릿속에서 생각하게 된다.
그러므로 텔레비전만을 시청하는 것보다는 라디오를 듣는 것이 무엇인가를 머릿속에서 생각하게 하는 능력을 더 길러 주게 되며, 라디오를 듣는 것보다는 책을 읽는 것이 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기 때문에 독서는 독자들에게 사고력을 길러 준다.
독서가 사고력을 기르고 생각하는 힘을 길러 준다는 것은 어떤 전파매체보다도 효율적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너무 많은 시간을 전파매체에 빼앗겨서는 안 된다. 특히 텔레비전을 통해 쉽게 판단하고 단순하게 생각하는 습관을 길러서는 안 된다. 사물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논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인쇄매체를 대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갖도록 적극적인 독서지도가 있어야 한다. 학창시절에 책 읽는 습관을 형성하여 삶의 지혜를 독서에서 찾아 건전한 생활을 영위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독서를 통한 사고력을 계발한다는 것은 책 한두 권을 읽는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또 한두 달 읽어서 사고력이 향상되는 것도 아니다. 꾸준히 계속해서 책을 읽을 때 사고력이 향상되는 것이다. 사고력을 계발하여 자기발전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독서를 생활화해야 한다.
출판문화(2000.3) 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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