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언적 삼단 논법은 가언적 명제를 바탕으로 한 삼단 논법을 말한다. 이에는 두 가지 경우가 있다. 하나는 대전제만이 가언적 명제이고 소전제와 결론은 정언 명제인 경우로서 반가언적 삼단논법이라 한다. 다른 하나는 대전제와 소전제가 다 가언적 명제인 경우로서 전가언적 삼단 논법이라 한다.
먼저 반가언적 삼단 논법의 예를 보자.
(1)
가. 봄이 오면 제비가 날아 온다. [대전제]
나. 봄이 왔다. [소전제]
다. 그러므로 제비가 날아 온다. [결론]
위에서 보듯이 대전제의 전건에 가언적 명제가 나타나고 그밖의 명제는 정언인 것이 반가언적 삼단 논법이다.
위와 같은 반가언적 삼단 논법으로 펼친 글의 보기는 다음과 같은 모습이 될 것이다.
[보기]
봄이 오면 강남갔던 제비가 어김 없이 날아 온다. 그것도 전 해에 살던 집을 찾아서 온다고 하는 기특한 일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어떤이가 과연 자기 집에 있었던 제비가 다시 돌아오는가를 확인하려고 강남으로 떠나기 전에 발에 표지를 해 놓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이듬해 제비가 돌아왔을 때에 보니 그 표지를 달고 돌아왔다는 것이다. 이처럼 동일한 제비가 전에 살던 집을 반드시 찾아 돌아 오는 지는 확실히 알 수가 없으나 봄이 되면 제비 떼가 이 땅을 찾아 오는 것만은 틀림이 없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새 봄이 온다. 그러니 제비를 볼 날도 며칠 안 남았다. 세월은 이렇게 해마다 다시 바뀌고 있는 것이 자연의 섭리이다. 제비를 다시 맞는 이 새 봄에는 무슨 일부터 먼저 할지 달력을 펼쳐 보며 궁리를 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런 삼단 논법은 우리 일상생활이나 글에서 흔히 볼 수가 있다. 반가언적 삼단 논법에는 소전제가 대전제의 전건이나 후건을 긍정으로 받아 들이느냐 아니면 부정으로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몇 갈래로 나뉜다.
전건 긍정의 반 가언적 삼단 논법 : 대전제의 전건을 소전제에서 긍정으로 받아 들이면 긍정적 결론이 나타난다.
(2)
가. 사람이 돈이 많으면 걱정이 많다.
나. 그는 돈이 많다.
다. 그러므로 그는 걱정이 많다.
위에서처럼 대전제의 전건을 소전제에서 긍정으로 받아들이면 대전제의 후건이 긍정이 된 채로 결론에 나타나서 긍정적 결론을 얻게 된다. 한편으로, 대전제의 전건을 소전제에서 부정으로 받아들이면 오류가 된다.
(3)
가. 교통사고가 나면 지각한다.
나. 교통사고가 안 났다.
다. 그러므로 지각하지 않는다. [오류]
이 때에는 대전제의 후건이 부정형으로 바뀌어 결론에 나타나게 되는데 이런 경우에 오류가 되는 것은 지각하는 원인이 교통 사고 이외에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후건 긍정의 경우 : 대전제의 후건을 소전제에서 긍정으로 받아들임.
(4)
가. 전쟁을 하면 인명이 상한다
나. 인명이 상하였다
다. 그러므로 전쟁을 한 것이다 [오류]
이 때에는 대전제의 후건을 소전제에서 긍정하여 그 전건을 결론에 나타나게 하였다. 이런 경우에 오류가 되는 것은 인명이 상한 것만이 전쟁의 원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소전제에서 대전제의 후건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는 다음과 같이 삼단 논법이 성립된다.
(5)
가. 교육이 보급되면 문맹이 타파된다.
나. 문맹이 타파되지 않았다.
다. 그러므로 교육이 보급되지 않았다.
위에서처럼 소전제에서 대전제를 부정하게 되면 결론이 부정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이는 후건이 부정되면 그 전건도 부정된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다. 이렇게 소전제가 대전제의 후건을 부정하여 곧 그것을 깨뜨려서 부정적 결론을 낸 것을 파괴적 가언 판단이라 하기도 한다. 이런 가언 삼단 논법으로 글을 쓰는 경우는 다음과 같이 될 것이다.
[보기]
교육의 효과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그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문맹 곧 까막눈을 줄이는 일이다. 우리의 경우만 해도 유치원에서부터 까막눈이 "하얀눈"으로 바뀌는 실정이다. 특히 우리 한글과 같이 문맥 퇴치의 특효약은 가르치기 시작하여 한달도 채 안되어 글자를 읽고 쓰고 할 수가 있다. 그래서 세계의 문맹 퇴치상을 한글을 만든 이의 이름을 따서 "세종대왕상"이라 하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물론 한자처럼 몇년을 두고 배워도 편지 한 줄 쓰기 어려운 글자도 있다. 그러나 어느 경우나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교육이 보급되면 문맹이 타파되는 것은 틀림이 없다. 그런데 미개한 나라에는 아직도 문맹의 비율이 높다. 문화에 관한한 제앞을 못보는 장님이 많은 것이다. 이렇게 문맹이 남아 있음은 한 마디로 교육이 널리 보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위 글의 마지막 부분에서 (5)의 반가언적 삼단 논법이 쓰이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
HOME > 
1. 반가언적 삼단 논법
